남자와 여자가 다른 점이야 한두 가지가 아니다.
굳이 그 종류를 나열할 것까지 없겠지만, 차이가 나도 너무 많이 나는 부분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손주를 보는 시각차이 같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건만, 다른 사람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나보다.
"아버지! 누나 보기 미안해요. 손주 녀석들 차이를 두는 것 같아요."
아들 녀석에게도 그런 모습으로 보였기에 하는 말이겠지?
솔직한 말이지만, 친손주와 외손주는 차이를 느끼지만 표시를 내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나 다른 이들이 볼 때엔 차별을 두는 것처럼 느끼는 것 같다.
아내에게 물었다.
"당신은 두 녀석이 똑같이 느껴져? 내가 차별을 두는 것 같이 보여?"
아내는 두 녀석이 차이를 느끼지 않지만, 더 자주 가까이 보는 녀석에게 정이 더 갈 뿐이라는 것이다.
그래! 내 생각도 그런데, 무엇이 다르다는 말인가?
매 주 오는 손주, 매 주 48시간을 같이 놀고 잠자는 친손주가 어찌 한 달 한 번 올까말까 한 외손주와 같을까?
내가 차이를 보이는 것은 별 것 아니다.
나는 친손주의 밥그릇에 음식이 남으면 어릴 적 생각해서 다 먹는다.
먹다 입에서 떨어뜨려 지저분하게 보여도 알뜰히 먹어치운다.
빈곤하던 시절, 우리가 밥그릇에 밥알이라도 붙여 남기면 아버지께 혼쭐이 나야 했다.
오랜 세월이 지났어도 그것이 버릇되어 식당을 가도 남김없이 다 긁어먹는다.
그런데 외손주 먹다 남은 음식은 먹지 않는다.
솔직히 께름칙해서 먹기 싫다.
아내는 친손주고 외손주고 남긴 음식은 절대 먹지 않는다.
더러워 먹지 않느냐 물으면, 음식이 없어 애들 남긴 음식을 먹느냐다.
그것이 차이라면 차이일 것이다.
또, 내가 손주를 차별하는 것이 들통난 건 오래 전이다.
요즘이야 손주들이 변을 가리지만, 어릴 적에 3개 월 차이로 태어난 녀석들 기저귀 갈아주는 것에서 노출된 것이다.
친손주는 손에 묻어도 괜찮아도 외손주 기저귀를 갈 때 찡그린 내 표정을 딸내미가 본 것이 계기가 됐다.
차별을 두려고 한 게 아니라 무의식 중에 벌어진 일을 어쩌면 좋단 말인가!
차별둔다고 섭섭해 하는 딸내미를 보고 변명 아닌 변명을 했다.
"야! 내 제사 지내주는 녀석이 더 좋은 건 인정해야 하잖니!"
"외손주가 벌초는 해 주겠니?"
차라리 말이나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을....!!
그 후, 딸내미는 보란 듯이 엄마에게만 용돈을 건네지 내게는 주지 않는다.
"야! 내 용돈은?"
"두 분이 나눠 쓰세요!"
아내의 수중에 들어간 돈이 주머니가 구멍이 뚫리면 나올까?
한 번 들어간 돈이 내게 오리란 것은 기대를 하지 말아야 한다.
차라리 악마에게 행복을 빌어달래는 게 더 나을 것이다.
생각도 않고 불쑥 던진 말이 이렇게 참담한 현실로 나타날 줄 누가 알았을까!
그렇다고 그깟 용돈 때문에 내 가슴으로 우러난 행위를 인위적으로 바꾸고 싶진 않다.
아직 이 나이에 자식들에게 손 안 벌리고 벌어서 쓰니 두렵진 않다.
공무원보다 더 버는데 그깟 용돈은 껌값이라고 자위를 하건만, 은근히 부아가 나는 건 숨길 수 없다.
엄마에게 들어간 돈이 아빠를 주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딸내미가 노리는 차별에 대한 암묵적인 보복일 것이다.
얼마냐고 물어도 아내는 절대 액수를 밝히지 않는다.
나도 보복을 할 수밖에 없다.
대충 짐작으로 그 돈이 떨어질 때까지 시장을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엇을 사오라 해도 그냥 집으로 들어가 잊었다고 말한다.
아쉬우면 시장을 나가겠지!
이번 추석도 엄마의 생일이 나흘 뒤라 그 행위가 반복됐다.
추석 날이 당직이라 미리 다녀간다며 온 딸내미는 밥상머리에서 봉투를 건낸다.
차라리 내가 없을 때 준다면 속이나 뒤집히지 않지!
밥맛 뚝 떨어지게 두툼한 봉투가 건너간다.
숟가락을 던지고 나가고 싶어도 명절 전에 분위기 깨뜨리고 싶진 않다.
꾹 참으며 속으로 말한다.
"니가 아무리 용을 써도 친손주가 더 낫지, 아무렴! 외손주보다 친손주가 낫고말고!"
결혼 초, 장모 몰래 용돈을 주던 사위 녀석도 이젠 딸과 같은 마음인지 꿀먹은 벙어리다.
그러니 더 괘씸하기만 하다.
그런다고 내 자존심에 잘못했다 빌어 용돈 구걸은 절대 하지 않는다.
'손주사랑'이란 사과를 한다고 해서 다시 우러나는 게 아니다.
그깟 필연적인 작은 차이를 가지고 친손주와 외손주의 차별을 운운하는 녀석들이 잘못 아닌가?
지난 번엔 아들과 며느리 회사에 직원숙소를 얻어줘 중개수수료를 받아야 했다.
법인(法人)이 아니라면 받지 않았겠지만, 영수증 처리를 해야 하기에 받아야 했다.
나는 그 돈을 내게 보내지 말고 손주의 통장으로 입금시키라고 했다.
먼 훗날, 녀석이 대학을 가거나 어른이 되어 필요할 때 쓰라고!
나이를 먹으면 어린애가 된다는 말이 맞나 보다.
그깟 안 주는 용돈 몇 푼에 화를 내다니!
주머닛돈이 쌈짓돈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을!
결코, 내 돈이 될 수 없는 아내의 돈이겠지만......!!
첫댓글 실로 오랜만에 카페 출근 하고. 삶의 방에 방문하니 친숙한 닉이 있어 반가움에 열어 봅니다.
내게는 외손주만 있어서... ㅎㅎ
은숙방장님 반갑습니다!!!
빠른 시일내에 온전히 완쾌하시기를 !!!
몸의 소리 들어가며
조심조심 생활하셔요^*^
오 누구십니까 반갑습니다.
뵙겠습니다.
다 나으셨어요
곁에 계시면 으스러지도록 안고 싶은 우리 누님
정말 반갑습니다.
다음 산행에 만나기를 학수고대하겠습니다.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나도. 친손주 외손주. 사랑의 비율을
6:4쯤 생각합니다.
사위가 파격적으로. 잘해주면
5:5. 갈런지. 몰라도 전통적으로
부계사회는 당연한. 정신이라고
봅니다.
방장님 그렇죠 남자들이라시라면 모두 저와 같으리라 봅니다.
내 유전자를 고스란히 받아 이어줄 녀석이 낫지 1/4 가진 녀석이 더 좋을까요
뻔한 이야기를 억지로 같다고 주장하는 것은 모순 중 모순입니다.
날씨가 사납습니다.
건강하세요
손주 사랑 던 내고 하세요
누구나 다들 그 핏줄에 대한 애착
울집엔 바짓가랭이만 두개 이지만서두
딸이 없어서 외손주 사랑은 모르겠고요
손주 토탈 3명인데 개중에 손주는 큰아들 한 명
손주라서 더 사랑스럽다는 건 아직
고저 울큰아들이 작은 아들 보담 조매 더 맴이 쓰인다는 겁니더
첫사랑이라서일 거라고 생각 헙니더
다른 사람들은 막내가 더 사랑스럽다고 하드만예
그래도 무관심 같으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큰아들이
장남의 책임감 같은걸 은연 중 느끼는 것 같습니더
큰며놀도 마찬가지고예
ㅎㅎ
외손녀만 둘이라서 아직 그맘을 잘 모릅니다만
저라면
늘 자주보는 아가에게 외손주든 친손주든
맘이 먼저 갈꺼 갔습니다만....
제 집사람이 그렇습니다.
자주 보니 정이 더 간다고요.
친손주 외손주 똑 같답니다.
그런데 남자들은 틀려요.
동물들도 자기 유전자 남기려고 목숨 걸고 싸우듯 남자들은 겉으로는 같다고 하나 속으로는 친손주 좋아하는 게 본능입니다.
모르겠어요.
자기 아들과 싸워 등 돌렸다면 모를까.
지금 대학 2학년 외손자가 2살때 내 무릅에서 오줌을 누길래 다누도록 꼼짝 않고 가만 있었지요
사위가 마침 그 광경을 보더니 안절부절 하면서도 감동 먹은 표정이든군요
오줌을 누다 그치면 병이 된다는 옛말 때문에 그러셨군요.
손주를 사랑하시는 할아버지 누구나 그러하시겠지요.
외손주에게 그 말씀 해 드리면 좋은 회사 취직해 첫월급 통째로 드리려고 할 겁니다.
우리 '외할아버지' 최고라고요!^^
요즘은 소변 보다 그치는 훈련을 받는답니다요.
정력이 세어진답니다.
진짜인지 몰라도 흘리는 이야기로 들으시기 바랍니다.
잘 벌어 쓰시면서 무슨 용돈타령입니까 원.
아들자랑 딸자랑 손주자랑이 그렇게도
하고 싶습니까.ㅋㅋ
아들딸 자랑은 하지 않습니다.
손주 자랑은 며칠이고 하고 싶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