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은 조선 건국 보름 전에 고려의 국새를 명나라에 반납한 후 새 국새를 받지 못해 국새가 없었다는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둔 해적과 산적 그리고 개국세력들의 바다 위 통쾌한 대격전을 그린 액션 어드벤처이다. 이에 제작진은 조선 건국과 국새의 부재라는 역사적 사실에 “국새가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왜 그런 상황이 생겼을까?”하는 물음과 상상력을 더해, 국내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한 번도 다뤄지지 않은 ‘해적’을 등장시켜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영화의 백미는 단연 개성 넘치는 캐릭터 열전이다. 각기 다른 이유로 국새를 찾아 바다에 모이는 12명은 해적, 산적, 개국세력이라는 세 그룹으로 나뉜다. 먼저, 바다의 주인이라 자부하는 해적단은 고래잡이나 하기 위해 해적이 된 것은 아니지만 국새를 찾아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바다를 지킨다. 아름다운 미모와 강인한 카리스마는 물론 화려한 검술 실력까지 겸비해 조선 바다를 제압한 해적단 여두목 여월(손예진)이 주축이 되며 그녀의 오른팔이자 해적단 미모의 검은 진주 흑묘(설리)가 남심을 사로잡는 해적단 캐릭터를 완성한다. 또한 여월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보필하는 갑판장 용갑(신정근)과 해적단의 젊은 파수꾼 참복(이이경)이 조력자로 활약해 영화의 스토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동시에 캐릭터 사극으로서의 매력을 돋보이게 한다.
땅의 주인 산적단은 바다라곤 생전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지만 국새를 찾으면 하루아침에 엄청난 금은보화를 손에 쥘 수 있다는 야망을 품고 바다로 향한다. “바다가 넓다 한들 내 배포만 하겠느냐”며 큰 소리 치는 고려 무사 출신 전설의 산적단 두목 장사정(김남길)을 앞세워 뱃멀미가 싫어 산적으로 이직한 전직 해적 철봉(유해진)이 중심을 잡으며 산적단의 유쾌한 캐릭터 라인을 구축한다. 여기에 시종일관 철봉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는 무대포 반달곰 산만이(조달환)와 무늬만 불자(佛子)인 정체불명의 육식파 땡중(박철민), 그리고 고려군인 시절부터 장사정과 함께한 산적단의 2인자 투덜이 춘섭(김원해)이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웃음을 선사한다.
국새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캐릭터들의 면면은 오락성을 뒷받침해 주는 가장 든든한 포인트다. 특히 김남길, 유해진, 박철민, 김원해, 조달환이 만들어내는 산적단 일당의 에피소드는 시종일관 웃음을 자아낸다. 제대로 된 도적질 한 번 성공 못하고 관군에 쫓겨 다니기 일쑤고, 산 속에 숨어서 토끼나 구워 먹던 산적 시절부터, 고래는커녕 바다 구경도 못해본 주제에 의기양양하게 바다로 떠나는 이들의 모습까지. 빵 터지는 대사와 포복절도 몸개그로 점철된 산적단 에피소드들은 각 캐릭터의 살아 숨쉬는 개성이 발현되어 재미를 준다. 뿐만 아니라 실존인물 3인방 이성계, 정도전, 한상질은 조선 시대를 그린 사극 드라마나 영화에서 그려지던 기존 이미지와는 180도 다르게, 가장 코믹한 인물로 설정되어 반전의 묘미를 선사한다.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은 지난 8월6일 개봉해 10월 8일 현재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 기준 최종 누적 관객수 862만6636명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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