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개미, 작은 나의 벗 / 박동규

[난향]

산새 지저귀는 산언덕에 앉았노라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나의 작은 벗이

 

있으니 그는 개미였다. 산에 가 개미를 만나면 나의 생각은 어김없이 어

 

린시절로 돌아간다.

솔바람 쉬쉬거리는 산언덕, 그 자연의 신운(神韻)에 귀 기울이고 있노라

 

면 “무슨 생각에 그리도 골몰하시오” 하고 나의 발등에 기어올라 맨발인

 

나의 발등을 사정없이 깨물어 대는 것이다.

그래 개미는 잠자리, 매미와 함께 내 유년기(幼年期)의 잊을 수 없는 벗이

 

었다.

나는 지금 그 앙징스러운 벗에 대하여 말하려 하거니와 먼저 그들의 집단

 

주의(集團主義)에 대하여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사회주의(社會主義)를 의

 

봉사회(蟻蜂社會)라 하였던가, 철저한 공동사회, 공동생산, 공동분배이

 

다. 그 사회의 상징인 여왕개미, 여왕벌에 대하여 충성을 다한다. 적군과

 

의 전쟁에서 용감하게 싸우며 죽을지언정 물러섬이 없다.

어린 시절 나는 그들의 전쟁을 수없이 자주 보았다. 까만 놈, 좀 붉은 놈

 

이 맞붙어 싸워대는 것이었다.

무엇 때문에 싸우는 것일까, 종족싸움인가, 영역다툼인가, 사령관(司令

 

官)도 있을까, 나는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곤 했었다.

사람은 투구를 쓰고 갑옷을 입지만 그들은 맨몸으로 싸운다. 그들은 창,

 

칼, 활 등을 쓰지 않는다. 철저히 일대일의 싸움이다. 우군(友軍)이 몰리

 

면 합세(合勢)할 경우도 있긴 하지만….

그들의 전우애(戰友愛)는 철저하다. 전사한 동료의 시체를 버려두는 일이

 

없다. 반드시 본영(本營)으로 끌고 간다. 그것을 보면서 나는 개미의 의리

 

는 대단한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 조그만 머리통 안에 어찌 그런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지니고 있단 말

 

인가.

개미의 무기는 날카로운 입집게이다. 그 입으로 물면 적의 잘룩한 목이

 

뎅겅 잘라지는 것이었다.

개미들은 잘룩한 허리에 머리, 가슴, 배 세 부분으로 이루어졌고 여섯 개

 

의 발을 가졌다. 모두 해부학적 생명 유지와 종족 보존의 역할이 있을 것

 

이나 머리통의 탄탄한 갑질(甲質) 부분은 전쟁을 위한 무장(武裝)일시 분

 

명하다. 누가 먼저 적의 목덜미를 무느냐에 승패가 달려 있다.

개미는 기상학자(氣象學者)이다. 장마철이 다가오기 수일 전에 모두 높은

 

지대로의 이동을 끝낸다. 개미가 위로 위로 가는 행렬이 끝나면 바로 장

 

마가 찾아온다. 장마철을 어찌 미리 알아내는 것일까. 머리에 달린 두 개

 

의 더듬이를 끊임없이 전후좌우로 움직인다. 신비로운 감각이 기상(氣象)

 

을 읽어내는 것이리라.

개미는 부지런하다. 잠시도 머물러 쉬는 일이 없다. 그 가늘한 여섯 개의

 

발은 끊임없이 움직인다. 늘 어느 곳인가를 향해서 부지런히 움직인다.

 

개미와 베짱이의 우화도 있거니와 개미는 항상 일, 일을 한다.

새 봄이 오면 미물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나 활동을 시작한다. 어린 시절

 

맨먼저 무엇을 보았느냐에 따라 그 한해의 생활을 점치는 것이었는데 개

 

미를 보면 부지런한 해가 된다는 것이었다. 개미를 맨처음 본 것을 나는

 

늘 자랑으로 삼았었다.

개미는 또한 위대한 건축가이다. 조그만 몸으로 어떻게 그리도 깊고 그윽

 

한 집을 짓는 것일까. 평지에서는 흙을 쌓아 올려 지붕을 만들기도 한다.

 

남쪽 지방의 어느 개미는 사람의 키보다도 높은 건물을 짓기도 한다는 것

 

이다. 사진을 보면서 개미들이 지은 빌딩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침실, 산

 

란실, 육아실, 식량 창고, 비가 올 때 수해로부터 피신할 다락방 등 다용

 

도의 집을 짓는 개미는 훌륭한 건축가일시 분명하다.

개미는 어떻게 교신(交信)하는 것일까. 자세히 살펴보면, 서로 만나면 잠

 

시 머물러 더듬이를 이리저리 흔들어 댄다. 그건 필시 개미가 수화(手話)

 

로써 교감(交感)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어떤 연구가는 지구 표면을 통털어 사람 40명이 사는 면적 안에 개미들

 

400만 마리가 산다고 한다. 개미보다도 몇십억년 뒤에 나타난 인간이 그

 

영악한 재주로써 오만하기 그지없는 행패를 부리지만 지구의 참 주인은

 

인간이 아니라 개미라 함이 마땅할 것이다. 지구의 모든 곳을 개미가 점

 

령하고 있으니 말이다.

사람의 발바닥에 밟히어 수없이 많은 개미들이 죽어 가면서도 끄떡없는

 

번식력으로 버티어 지구의 모든 것을 점령하고 있는 이는 개미이기 때문

 

이다.

‘개미여 분발하라.’

나는 개미에게 힘찬 박수를 보낸다.◑

[흔자이호]

좋은글 잘읽고 감니다 항상 글올려주심에 감사를 드림니다

[나미]

개미여 분발하라, 나미여 분발하라!

[난향]

..........ㅎㅎㅎ

[연봉]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