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거창연극제(4) : <코아, 사라진 것들>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묵숨을 좌우하는 절대적인 것은 아닐지라도 사라졌을 때 심각한 불편을 가져오는 것은 때론 생명 그 자체보다도 중요한 것은 아닐까? 우리는 생명의 가치를 그 자체의 존재만으로 중요시하지만, 생명은 의미있는 삶과 연관되어있을 때만이 소중한 것은 아닐까? 그런 의미로 생명보다 명예를 더 중요시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인지 모른다.
연극 <코아, 사라진 것들>은 평소 위세당당하던 소령신분의 군인의 코가 사라지면서 생겨나는 갖가지 소동을 전개시킨다. 코의 상실이 가져온 가장 큰 당혹감은 더 이상 자신의 매력을 여성들에게 어필할 수 없어진 상황이었다. 타인의 시선을 통해 존재의 이유를 찾고 있던 사내에게 그것은 죽음보다 더한 굴욕이었던 것이다. 코를 다시 찾기 위한 분투는 그다지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한다. 코가 없어도 살 수 있고, 코가 반드시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무시하는 것이다. 결국 상실의 고통은 당사자 이외에는 무관심의 영역에 불과했다.
기나긴 고통의 반복과 치열한 회복을 위한 노력 끝에 소령은 다시 코를 찾게 된다. 하지만 그토록 원했던 코가 다시 생기자 그는 의외의 선택을 감행한다. 코를 잘라버린 것이다.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결코 본질적이지 않은 것에 미친 듯이 날뛰던 자신의 광신적 행위에 대한 사후적 절망감이었을까? 아니면 그토록 원했던 것이 손안에 들어왔을 때 (적절한 시기가 지나서) 닥쳐온 공허감의 폭발이었을까? 어떤 생각이었든 그의 결정에는 공감할 수 없다. 그는 여전히 삶에 대한 허세가 지배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긴 상실의 고통 끝에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진실은 <Life is Live>뿐이다. 현재 내게 주어진 상황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적의 방식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것에 대해 어떤 평가를 받든 개의치 않고 말이다. 분명 인간은 외부의 시선에 의해 끊임없이 유동하지만, 결국 삶은 자신만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누구에 의해서도 침범받지 않는 인간의 절대적 자유의 세계이다.
첫댓글 -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진실은 <Life is Live>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