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제가 노력한 것보다 안 되는 일이 있고 제가 노력한 만큼 결실을 거두는 일도 있습니다.
또 신기하게도 제가 노력한 것보다 더 잘되는 일도 있습니다.
무거운 손수레를 끌고 언덕길을 올라가는데
뒤에서 누가 밀어주듯 갑자기 가벼워지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지금 예수님과 제자들은 갈릴래아 호수 곧 티베리아스 호수 건너편에 있습니다.
그곳은 마을과 멀리 떨어진 외딴곳이고 배고픈 사람들이 오천여 명이나 모여있습니다.
그것도 여자와 어린아이는 제외한 숫자입니다.
그대로 사람들을 돌려보냈다가는 가는 중에 기진하는 사람들이 속출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저 사람들을 다 먹일 만한 빵을 우리가 어디서 사올 수 있겠느냐?”라는 예수님의 질문에
셈이 빠른 필립보는 재빨리 총액을 계산해 냅니다.
한편 안드레아는 보리빵 다섯 개와 작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고 있는 소년을 예수님께 데려옵니다. 이들의 작은 노력에 예수님의 능력이 더해지자 오천여 명과 여자들,
아이들까지 충분히 먹고도 남은 부스러기가 열두 광주리나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마음속에 작정하고 계셨던 일’에 동참했기에 일어난 기적입니다.
저에게도 이와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저는 스물아홉 살, 대학교 4학년 학부생 신분으로
결혼했는데 제자들의 계산처럼 현실적으로는 가능하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아직 직업도, 집을 장만할 재정적인 능력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결혼이 하느님께서 친히 세우신 제도이고 아담과 하와의 주례도 친히 서주신 대목을
성경에서 읽으면서 일단 시작하면 하느님께서 도와주시리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결혼계획서를 만들고 필요한 비용까지 산정한 다음, 날마다 기도를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하여 지금의 아내를 맞이해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방향으로 살기로 선택한다면
하느님의 도움의 손길을 체험할 수 있음을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