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계란을 사야할 일이 있었다.
사실 요새는 집에 들러 끼니를 해결하기 어려웠어서
(단가가 싼) 대용량 식재료를 사놓는것을 무척 꺼리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려 30구짜리 계란 한 판을 샀다.
이유는 15구와 30구의 가격이 같았기 때문이다.
30구는 계란 한판이라는 단위의 기준일 정도로 과거에는 인기있는 소비단위였지만,
요새는 그 인기가 급하락하고 있는것 같다.
2,3년쯤 전에 장을 볼때부터 느꼈다.
그때부터도 15구와 30구는 양으로는 2배 차이이지만,
가격은 기껏해야 천원, 천오백원정도 (1.2~1.3배정도) 밖에 차이가 없었다.
그랬던것이 급기야 가격차가 '0'에 수렴하게 된것이다.
(15구는 정가판매이고, 30구는 세일이었긴 했지만)
그래도 소비자들은 30구를 외면하고 15구를 선택하는것이다.
비합리적인 선택으로 느껴질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같은값주고 적은 계란을 선택하는 것도 이해는 됐다.
왜 때문이냐하면 계란30구는 냉장고안의 공간을 상당히 차지하고,
결국 오래도록 먹지 않은 식재료를 치우고 처리하는 것도 비용과 노고가 들기 때문이다.
그래도 계란은 은근 숨쉬듯이 자주 쓰는 식재료라,
(계란말이 한번만 말아도 5,6란 뚝딱이다)
나는 항상 꾸역꾸역 30구를 사와서 열심히 해먹었는데,
한달 내 한 가정에서 30구를 소비하기 어려울 정도로
요새는 가정의 가구원수가 줄어들고 집에서 뭘 잘 안해먹는 트렌드인가 보다 싶었다.
바야흐로 집밥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