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몰도바 침공설 솔솔?…젤렌스키 "러, 몰도바 파괴 계획 적발"
美백악관 "독자 확인 못했지만 매우 우려…러 행동 범위 내 있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7일 (현지시간) 키이우에서 마이아 산두 몰도바 대통령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뉴스1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마이아 산두 몰도바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러시아가 몰도바의 유럽연합(EU) 회원 가입 시도를 방해하고 외국 세력을 동원해 친서방 정부를 무너뜨리려 한다고 비판했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산두 대통령은 이날 취재진에게 러시아가 반정부 시위대로 위장한 공작원을 도와 친서방 정부 무력 전복을 음모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이는 지난주 EU 정상회의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보당국의 몰도바 파(destruction) 계획을 적발했다"고 발언한 내용과 맥을 같이 한다. 산두 대통령은 "러시아 계획은 민간인 복장으로 위장한 군인들이 폭력을 행사하고 국가 기관을 공격해 인질을 잡는 것"이라며 "이른바 '반정부 시위'라는 미명 하에 (러시아)공작원들은 헌법 질서 전복과 합법적인 권력을 불법으로 대체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자국에 폭력을 일으키려는 러시아 시도는 실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루마니아·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몰도바는 인구 260만명의 소국으로 지난해 여름 우크라이나와 함께 EU 회원 가입 후보자격을 얻었다. 다만 지난 1년간 올리가르히(신흥재벌) 일란 쇼르 야당 쇼르당 대표가 조직한 무수한 반정부 시위에 시달리며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다. 산두 대통령에 따르면 러시아와 쇼르 대표가 주도하는 반정부 시위에는 러시아, 벨라루스,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출신 외국인들이 동원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몰도바 의회는 '국가 안보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검찰과 정보·안보서비스(SIS)에게 제공'하도록 하는 법안의 빠른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몰도바는 2020년 친서방 성향의 산두 대통령이 친러시아계 이고리 도돈 당시 대통령을 꺾고 집권하면서 친서방 노선을 구축했다. 지난해 8월 나탈리아 가브릴리타 총리가 이끄는 친서방 내각이 출범했다. 러시아의 몰도바 침공설은 지난해 2월 개전 이래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몰도바 사이에 위치한 트란스니스트리아는 1991년 사실상 분리 독립한 이래 30년간 러시아 지원을 받으며 생존하고 있으며 러시아군이 주둔하고 있다.
몰도바 당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트란스니스트리아를 거쳐 자국으로 가는 육로 확보를 목표로 한다고 보고 있다. 미국 국가정보국(DNI) 역시 지난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남부에 이어 트란스니스트리아까지 점령 확대를 시도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러시아의 몰도바 침공설 관련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독자적인 확인은 못 했지만 "매우 우려스럽다"며 "확실히 러시아의 행동 범위 밖에 있진 않다"고 말했다. 한편 몰도바는 개전 이래 자국 영토에 우크라이나의 방공시스템에 의해 격추된 러시아 미사일 파편들이 낙하하면서 여러 차례 안보 위협이 불거졌다. 이 밖에도 러시아의 주요 에너지 시설을 공습으로 우크라이나가 전력 공급을 차단하면서 에너지난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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