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고향 보문산(457m)
(대전광역시 중구)
보문산은 대전광역시 남쪽 울타리를 이루고 있는 대전의 진산 이다. 대전 시민들에게 마치 고향의 뒷동산처럼 포근하게 느껴지는 보문산의 이름 유래는 보물이 묻혀있다 해서 보물산으로 부르다가 보문산으로 이름이 바뀌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며 또 나무꾼이 죽어 가는 물고기를 살려줘서 얻은 은혜를 갚은 보물주머니에서 유래되었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보문산성 장대루서 바라본 시루봉
1965년 10월 13일 도시자연공원으로 지정되어 보문산성, 마애여래좌상, 보문사지등 문화유적이 있고 동물원, 사정공원, 전망대, 어린이 놀이시설, 야외음악당, 청년광장, 뿌리공원등 제반시설이 들어섰다. 특히 물맛이 일품인 석천 약수터를 비롯한 약수터가 많으며 숲이 울창해 보문산 녹음은 대전팔경으로 지정되어 있다.
가을 풍광
보문산의 모산은 금남정맥(금강의 남쪽 산줄기)에 솟아있는 인대산(충남 금산군 진산면에 위치) 남쪽봉우리(622.7m) 이다. 남봉에서 금남정맥을 벗어나 동쪽으로 가지를 치는 보문지맥 산줄기가 약 3Km를 뻗은 열두봉재에서 방향을 바꿔 북으로 나아가 약 1Km를 달려 월봉산(543m)을 빚어놓는다. 월봉산에서 고도가 낮아지며 계속 북진하는 능선은 약 9Km 거리에서 금성산(438.6m)을 들어올린다.
보문지맥 능선인 테미봉 벚꽃풍광
금성산을 지난 보문지맥 산줄기는 산세가 더욱 낮아져 약 3.5Km인 마전~진산 17번 도로가 나있는 고개로 가라앉았다가 점점 고도가 높아져 약 2Km 거리에다 대전과 충남의 경계인 만인산(537m)을 일으킨다. 만인산서 산줄기는 두 갈래 북쪽 방향으로 나누인다.
장수바위에 새겨진 마애여래불
오른쪽으로 달리는 능선은 식장산과 계족산으로 뻗어가고 왼쪽으로 달리는 보문지맥 산줄기가 도리산, 오도산 등을 빚어놓고 난 다음 보문산을 솟구친다. 보문산을 빚어놓은 산줄기는 산세가 현저히 낮아져 약 6Km를 더 뻗어나가 대전 유등천에다 여맥을 가라앉힌다.(인대산부터 보문산까지 약 35Km) 그래서 보문산에서 산에서 산으로 이어지는 오직 하나 뿐인 능선을 타고 금남정맥의 산 인대산을 갈 수 있고 인대산선 금남정맥 능선을 타고 백두대간의 산 영취산을 갈 수 있다. 영취산선 백두대간 큰 산줄기를 따라 백두산으로 갈 수있으니 보문산과 백두산은 서로 분리될 수 없는 한 뿌리의 산이다.
정상 아래 높은 곳에 위치한 고촉사
나는 보문산을 1961년 3월부터 2018년 4월 4일까지 1836회 올랐다. 처음 보문산을 오른 것은 초등학교 2학년 때쯤으로 기억한다. 청운의 뜻을 갖은 10대 어린 시절 수없이 보문산성에 올라 무술 연마를 하며 호연지기를 길렀다.
시루봉 일출
그래서 보문산의 산길에는 나의 발자취가 묻어나지 않은 곳이 없다. 그 당시 정상인 시루봉에는 무덤이 자리 잡고 있었는데 정상 이름이 시루봉인지도 몰랐고 사방으로 보이는 산들의 이름을 알 수가 없었다.
식장산서 바라본 보문산
지금은 계룡산, 속리산, 덕유산의 3개의 국립공원과 대둔산, 운장산, 서대산, 구병산, 천태산의 100명산을 비롯하여 사방으로 보이는 모든 산들의 이름을 알게 됐다. 또 몇 년 전부터 매일 새벽 4시30분이면 날씨에 관계없이 어김없이 보문산에 오르며 몸과 마음을 단련하고 있다.
시루봉서 보문산성을 가는 길(평탄하고 자상한 느낌을 주는 아주 좋은 길이다)
보문산 등산으로 하루를 시작하면 하루 종일 몸의 상태가 최상이라 즐거운 하루가 된다. 나에게 보문산은 어머니의 품속 같은 포근하고 넉넉한 산이고 사랑하는 아내와 같은 따사로운 산이기도 하다.
보문지맥 능선 길(테미고개에서 망향탑 봉 오르는 아주 좋은 길)
보문산 등산코스는 10군데가 넘는다. 대부분의 코스가 준족의 산객이라면 정상까지 1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는데 오늘은 1시간 이상 걸리는 긴 코스로 등산을 한다.
망향탑으로 향하는 체육공원 길(산책하기에 제격인 행복숲길이다)
옥계초등학교 부근 빌라에서 차도를 따라 잠시 나아가다가 뚜렷이 나있는 왼쪽 산길로 7분쯤 올라가 옥계초등학교 뒷산에 이른다. 나무사이로 식장산이 우뚝 솟아 당당하고 가오택지개발 지구가 내려다보인다. 산길은 내리막이 돼 조금 내려서니 삼거리가 나타난다. 왼쪽 길로 올라가니 대전천변의 옥계동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능선마루다.
걷기가 평안한 참 좋은 길
참호 터가 있고 옥계동 동네가 잘 내려다보인다. 산길은 평탄하고 유순하여 어머니의 품속 같은 느낌이다. 삼각점이 박혀 있는 능선(175m)을 지나 전망이 트이는 무명봉에 닿으니 옥계초등학교 뒷산을 비롯하여 진행했던 능선길이 한눈에 들어오고 충남 1봉 서대산이 멋지게 조망된다.
보문산 가을 풍광
무명봉에서 약간의 내림능선으로 내려선다. 능선 길은 널찍하고 깨끗하여 호젓한 산행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능선 왼쪽으로 잘 조성된 무덤들이 눈길을 끈다. 이곳이 아마 이사동 뒷산쯤 될 것이다. 10분가량 가볍게 내려가서 안부 네거리 재에 이른다. 돌무더기와 형형색색의 천등, 성황당 흔적이 남아있다.
명품산길
이제 능선 길은 좁아지고 오르막으로 바뀐다. 조금 가파른 길로 7분쯤 오르니 나무에 흰 비닐이 묶여있는 갈림길이 나오고 2분을 더 올라가 오늘 등산 코스의 3번째 봉우리에 닿는다. 나무에 막혀 조망은 없고 소나무로 만든 쉼터 의자가 있다. 봉우리를 뒤로하고 급경사 길로 2분쯤 내려서니 고압 송전탑이 나타난다. 정면으로 훤히 보이는 식장산이 보기 좋다. 다시 오름 능선이 되어 6분쯤 올라가서 불도유치원 뒷산에서 올라오는 범골 능선 길과 합류한다.
망향탑 봉우리
쉼터의자 옆 나무에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 라고 쓴 표지판이 달려있다. 이제부턴 수없이 다닌 정다운 산길이다. 쉼터의자에서 완만한 길로 3분정도 오른 다음 7분쯤 평평히 나아간다. 이어서 조금 가팔라진 길로 5분 정도 오르고 1분을 평평히 나아가니 능선 길은 다시 경사가 급해진다.
보문지맥 분기점 봉우리
가팔라진 능선 길을 6분쯤 올라가 보문지맥 능선 분기점 봉우리에 올라선다. 이곳은 만인산 가는 길이고 전망이 좋다. 또 쉼터 의자와 함께 소나무가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 쉬어가기에 제격이다. 시루봉 0.8Km란 푯말도 서있다.
시루봉서 바라본 계룡산과 금수산, 갑하산
이제 완만해진 능선 길을 오르고 내려서며 11분쯤 나아가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는 보문산 정상 시루봉을 밟는다. 오늘 시루봉의 전망은 빼어난 조망이 열려 가슴이 벅차오른다. 동쪽으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속리산 천황봉부터 관음봉을 경유하여 서북능선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비 오는날 시루봉을 오른 대전생활체육회 등산회원들
식장산 뒤로는 영동의 주행봉과 상주의 백화산도 조망된다. 서로는 충청의 영산 계룡산부터 운장산으로 이어진 금남정맥 산줄기는 그야말로 선경의 파노라마 였다.
천비산과 안평산 뒤로 금남정맥의 산 대둔산이 펼쳐진다.
남쪽 조망은 금남정맥의 맹주 운장산이 뚜렷하고 운장산 좌우로 구봉산과 연석산이 선명하다. 특히 덕유산 향적봉부터 장수 덕유산까지 장쾌하게 펼쳐진 능선이 내 마음을 사로잡는다.
보문산공원을 건설한 대전시장 육군대령 배무남 공적비
북으로는 수평선을 그은 금병산 뒤로 공주의 무성산 산줄기가 하늘금을 이룬다. 가까이 전망되는 금적산, 고리산, 진악산, 인대산, 천비산, 안평산, 갑하산등 대전 언저리의 크고 작은 산들은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동쪽부터 남쪽을 지나 서쪽까지 끝을 모르고 뻗어나간 광활한 산줄기가 고운 모습을 아낌없이 펼쳐 보여준다. 이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나는 세속으로 돌아가지 않고 이곳에 영원히 머무르고 싶었다.
보문산성 장대루
시루봉을 뒤로하고 보문산성으로 나아간다. 급경사 327나무 계단을 타고 내려선 다음 유순하고 포근한 느낌을 주는 산길로 종종걸음으로 진행하여 시루봉서 13분 만에 보문산성 장대루에 올라선다.
장대루서 대전시가지를 내려다본다(뒤는 계족산)
보문산 최고의 전망대인 장대루는 가슴이 후련하게 씻길 만큼 시원한 조망을 자랑하는 곳이다. 계룡산 덕유산 속리산 백화산등이 시루봉서 바라보았을 때보다 뚜렷한 모습을 볼 수 있어 가슴 뭉클한 감동을 받는다.
장대루서 바라본 대전 1봉 식장산
충남 1봉 서대산은 우람하고 서대산 왼쪽으로 대성산-천태산 산줄기가 보기 좋다. 대전시가지로 눈을 돌리니 어린 시절 살았던 문창동 동네를 비롯한 대전시가지가 전부 훤히 내려다보인다.
충남 1봉 서대산이 우람하고 서대산 왼쪽으로 장령산과 대성산, 천태산이 조망된다
둔산의 산줄기는 90퍼센트 이상 사라져 남선공원만 남아 있고 구봉산 산줄기, 도솔산 산줄기, 금수산 산줄기, 갑하산 산줄기, 보문산 산줄기, 금병산 산줄기, 식장산 산줄기, 계족산 산줄기도 도시개발로 인해 많이 사라졌음을 실감한다.
계룡산이 뚜렷하다(계룡산 앞은 울타리 역할을 하는 금수산과 갑하산)
하산은 보운대로 뻗은 능선을 탄다. 보문산성서 0.3Km 거리인 시루봉 샛길이 왼쪽으로 보이는 곳에 이르러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본격적으로 산을 내려가기 시작한다.
바위 능선(보문산성에서 보운대로 향하는 능선)
경사가 조금 급한 길로 보문산 최고의 물맛을 보이는 명수정 약수터로 내려선다. 시원한 약수로 목을 축이고 하산을 이어간다. 추억이 깃들은 병풍바위를 경유하여 복전암 능선으로 올라가서 산을 내려간다.
장대루 전망(식장산과 계족산 줄기 뒤로 고리산이 멋지게 조망된다)
조금 후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신비스런 느낌을 주는 아들바위로 내려선다. 산에 박힌 모습이 아니라 길을 가다가 멈춘 형상을 하는 아들 바위는 숲이 무성한 여름 날 골짜기 길로 산을 오르다가 찾아보려고 해도 악인의 눈에는 보이지 않아 찾아갈 수 없다. 아들을 낳지 못하는 부녀자가 돌을 던져 바위를 넘기면 아들을 낳는다는 전설이 있다.
아들바위
보문산 신령님께 축원하고 아들바위를 뒤로한다. 이제 더 이상 볼거리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아주 평온하고 기분 좋게 나아간다. 금방 골짜기 길에 이르러 샛길로 진입하여 아들바위능선에 이른다. 이제 아들바위 능선을 타고 산을 내려간다.
전망장소인 보운대
부사동 산동네로 하산할 수 있는 안부를 지나 능선 타기를 계속한다. 바로 일제 강점기 때 세워진 대정 15년(1924년) 사방공사 시설지라 쓰인 콘크리트 기둥이 나타난다. 1920년대 이곳은 나무가 별로 없었던 모양이다. 곧이어 산줄기가 마치는 부사샘물에 이르러 행복했던 산행이 마감됐다.
첫댓글 고향의 뒷동산을 마주대하니 학창시절 자주올랐던 때가 생각나네요. 어머니의 품속같은 따사롭고 정다운 산 ! 그립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포용하는 어머니와 같은 보문산을 홍보 많이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