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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525호 | |
포덕 158년 | |
10월 다섯째주 화요시일 | |
발행처:천도교 동천교구 / 발행인:강병로 / 편집인: 배영진/ 주소:부산남구못골번영로105(대연동) /전화(051)628-1300 FAX : 624-0519 |
시 일 식 순
집례 : 기암 신원기 교무부장
▶ 청 수 봉 전
▶ 개 식 심 고
▶ 주 문 3 회 병 송
▶ 경 전 봉 독 ------- 동경대전 ‘전팔절’ 외(98~104쪽) ---- 김현우 학생동덕(2)
▶ 천 덕 송 합 창 ---------------------제12장 안분가(천덕송 28쪽, 1~2절)
▶ 설 교 -------------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 ------ 중암 김대석 교화부장
▶ 천 덕 송 합 창 -------- 송가, 강성택의 순도 (천덕송 82쪽, 1~2절)
▶ 폐 식 심 고
* 음악준비 : 김창훈 학생동덕(3)
시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
중암 김대석 교화부장
모시고 안녕하십니까?
올해도 어김없이 10월의 마지막 날이 왔습니다. 계절이 순환하는 자연의 이치를 실감하게 됩니다. 어제 한 배우가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나고 살아남은 우리는 10월의 마지막 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는 찰나에 있다’는 어제 저녁 한 언론인의 멘트는 다른 어떤 사상가의 언어보다 깊은 울림을 줍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어느 시인은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라고 읊었습니다. 어떤 이에게는 집이 구원의 처소지만, 어떤 이에게는 구속의 사슬이 된다는 것을 상대적 관점에서 나타내고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도 그렇습니다. 상황과 처지에 따라 전혀 다르게 작용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마음은 오묘하고도 깊은 데가 있습니다. 오늘은 이 ‘마음’이라는 것에 대해 몇 마디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무엇입니까?”라고 묻는다면 여러분은 무엇이라고 대답하시겠습니까? 결론부터 미리 말씀드린다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사람의 마음입니다. 이것은 수운 대신사님의 말씀입니다.
지금으로부터 157년 전인 1860년 수운 대신사님은 무극대도(無極大道)로서의 진리를 깨우치고 동학(東學)이라 이름하였습니다. ‘모든 존재는 한울님을 모신 존재다’라는 시천주(侍天主) 사상이 그 핵심이었습니다. 존재의 차별을 근원적으로 철폐하는 선언이었습니다. 대신사님은 이듬해인 1861년 이러한 동학의 내용을 세상을 향해 펼칩니다. 그러나 고루한 세계관에 사로잡혀 있던 지배층과 유생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탄압할 뿐이었습니다. 이에 대신사님은 그해 11월 잠시 전라도 남원으로 가시게 됩니다. 그리고 남원으로 가는 도중 무주(茂朱) 지방에서 있었던 일화 한 토막이 전해져 내려옵니다. 수운 대신사님은 10여일 만에 무주에 이르러 마을의 큰 서재(書齋)에 유숙하게 되었는데 그곳 사람들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뭐냐’라는 것으로 갑론을박하고 있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질병이다’, ‘흉년이다’, ‘전쟁이다’로 격론을 벌이고 있었던 것입니다. 역병이 들어 마을 사람들이 속수무책으로 죽어나가고 흉년이 들어 아사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당시 상황, 전쟁이 초래하는 지옥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충분히 일리있는 견해들이었습니다. 격론을 벌이던 마을 사람들은 마지막으로 수운 대신사님에게 ‘선생님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대신사님은 ‘나는 무죄지지(無罪之地)가 가장 무섭소.’라고 대답하였습니다. 무죄지지, 곧 무죄의 땅은 곧 ‘사람의 마음’을 가리킵니다. 사람이 마음으로는 어떠한 생각을 하고 나쁜 짓을 하여도 다른 사람이 그것을 볼 수 없고 알 수도 없어 죄를 줄 수 없기 때문에 무죄의 땅입니다. 그리고 모든 죄(罪)가 마음에서 생기는 것이므로 수운 최제우는 사람의 마음이 세상에서 가장 무섭다고 한 것입니다. 한 달 전 미국 라스베이거스 호텔의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55명이 현장에서 즉사하고 500여명이 부상당한 끔찍한 사건이었습니다. 그런데 범인이 호텔 32층에서 지상의 콘서트장을 향해서 총을 난사하기까지 그 누구도 그 사람이 그렇게 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마음을 감추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사람의 마음은 무서운 것입니다.
요즘 세계적으로 핫한 책 <호모 데우스>(신이 된 인간) 저자 유발 하라리는 20세기까지 인류가 극복하지 못한 3가지가 ‘기아’와 ‘질병’, ‘전쟁’이었다고 말합니다. 흉년과 절대 빈곤에 따른 기아(아사), 콜레라나 흑사병같은 질병(전염병), 유사 이래 쉬지 않고 일어났던 전쟁과 그에 따른 지옥같은 상황은 굳이 열거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역사적 사실들입니다. 기아, 질병, 전쟁에 관한 한 지금까지 인간은 근원적인 공포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이 세 가지는 어느 정도 통제 관리되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인류는 금세기에 들어 역사상 처음으로 너무 많이 먹어서 죽는 사람이 못 먹어서 죽는 사람보다 많고, 늙어서 죽는 사람이 전염병에 걸려서 죽는 사람보다 더 많고, 자살하는 사람이 군인이나 테러범, 범죄자의 손에 죽는 사람보다 더 많다는 것을 각종 통계가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류는 기아나 질병(전염병)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끊임없는 전쟁으로 고통받던 시대에서 벗어나 이제는 그런 것들을 어느 정도 관리하고 통제하는 시대에 들어선 것입니다. 그러면서 유발 하라리는 심각한 전염병이 미래의 인류를 위험에 빠트릴 단 하나의 경우는, 인간이 인위적으로 그것을 사용할 때(병을 창조할 때)라고 합니다. 전쟁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유발 하라리가 156년 전 수운대신사의 말씀을 참고한 것일까요? 보이지 않는 ‘인간의 마음'이 가장 무섭고 그것의 바람직하지 못한 표출이 문제인 것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마음’이라는 것은 종교적, 철학적, 심리학적, 신경생리학적 관점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지닐 수 있습니다. 온갖 희노애락의 감정이 드러나고 작용하는 공간으로서의 마음은 하늘의 이치와 현실속의 감정들을 담고 있는 그릇, 혹은 육체나 물질의 상대개념으로서의 우리 몸의 정신적 실체, 혹은 뇌의 작용에 따른 부수현상, 혹은 무의식의 저장창고, 심지어는 초월적인 영역과 통할 수 있는 신묘함이 깃들어 있는 공간 등 실로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마음을 어느 한 가지로만 정의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는 마음을 통해 이웃과 관계를 맺고 삶을 영위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마음이야말로 세상에 가장 무서운 것이 될 수도, 반대의 것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1860년 수운 대신사님이 깨달은 도[진리]는 시천주(侍天主)에 바탕한 오심즉여심(吾心卽汝心) 곧 ‘한울님 마음이 곧 사람마음’이라는 것이 핵심 내용이었습니다. 모든 사람이 한울님 마음을 지니고 있다는 주장은 지금이야 뭇 지성인들을 비롯하여 뭔가를 아는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명제가 되었지만 그 당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사람을 차별하고 존재를 차별하는 것이 그 당시의 세계관이었습니다. 그것을 깨트리고 나온 것이 바로 수운대신사님의 ‘오심즉여심’의 선언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모든 사람이 다 한울님 마음을 지니고 있는데 세상에 사악한 일이 벌어지는 것은 왜 그러는 것일까요? 인내천(人乃天)이라고 하는데 왜 나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생기는 것일까요? 수운대신사 당시에도 그것을 물었던 제자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동경대전> 「논학문」에 다음과 같은 대화가 나옵니다.
묻기를, “한울님 마음이 곧 사람의 마음이라면 어찌하여 선악이 있습니까?”」
대답하기를, “…군자의 덕은 기운이 바르고 마음이 정해져 있으므로 천지와 더불어 그 덕에 합하고 소인의 덕은 기운이 바르지 못하고 마음이 옮기므로 천지와 더불어 그 명에 어기나니….”(<동경대전> 「논학문」)
수운대신사님께서는 「논학문」에서 기운이 바르고 마음이 천지의 덕에 합하여 고요하게 정해져 있으면 한울님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이며, 기운이 바르지 못하고 마음이 흐트러져 어지럽게 되면 나쁜 마음이 생긴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기운을 바르게 하고 천지의 덕에 합하여 마음을 고요하게 하는 것이 한울님 마음으로 가는 길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기운을 바르게 하고 마음을 고요하게 할 수 있을까요? 한 마디로 수심정기(守心正氣)입니다. 한울님 마음을 지키고 기운을 바르게 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 천도교에서는 주문 수련과 성·경·신(誠敬信)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문수련을 통해 우주의 기운, 곧 ‘대생명’으로서의 한울님 기운과 하나 될 수 있는 길이 열린다고 합니다. 한울님 기운과 하나가 되어 한울님 마음을 회복하고 한울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오심즉여심의 온전한 뜻이요, 인내천의 의미라고 하겠습니다. 물론 천도교 주문을 통해서만 이루어진다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각종 이웃종교의 수행법이나 명상을 통해서도 한울님 마음을 회복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만 천도교 수행법이야말로 시대정신에 가장 맞고 가장 확실하고 효과가 빠르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하겠습니다.
마음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수운대신사님이나 해월신사님, 의암성사님 공히 강조하십니다. 천도교경전을 보면 온통 마음에 관한 얘기뿐입니다. 천도교는 마음의 종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마음을 강조합니다. 그런데 스승님들이 말씀하고 있는 마음은 한울님 마음입니다. 한울님 마음의 회복입니다. 그 한울님 마음을 통해 우리는 사물과 대상의 사슬로부터 벗어나 진정한 자유에 이를 수 있습니다.
‘마음이 세상에서 가장 무섭다’라는 것은 ‘마음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말과 통할 것입니다. 마음은 가장 무서운 것일 수도 있지만 또한 가장 아름다움으로 가는 길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삶은 마음 없이는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그 마음을 통해 자유에 이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한울님 마음의 회복을 통해 진정한 자유의 길과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사계명(四誡命)
1. 번복지심(飜覆之心) 두게 되면 이는 역시 역리자(逆理者)요,
2. 물욕교폐(物慾交蔽) 되게 되면 이는 역시 비루자(鄙陋者)요,
3. 헛말로 유인(誘引)하면 이는 역시 혹세자(惑世者)요,
4. 안으로 불량(不良)하고 겉으로 꾸며내면 이는 역시 기천자(欺天者)라.
임사실천 십개조(臨事實踐 十個條)
1. 윤리를 밝히라. 2. 신의를 지키라. 3. 업무에 부지런 하라. 4. 일에 임하여 지극히 공정하라. 5. 빈궁한 사람을 서로 생각하라. | 6. 남녀를 엄하게 분별하라. 7. 예법을 중히 여기라. 8. 연원을 바르게 하라. 9. 진리를 익히고 연구하라. 10. 어지럽고 복잡한 것을 금하라. |
☞ 제10회 한국정신문화유적지 탐방 실시(11/11~12) : 본교 특색 프로그램인 한국정신문화유적지 탐방이 11월 11일(토)과 12일(일) 이틀에 걸쳐 실시될 예정이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하는 한국정신문화유적지 탐방은 본교 ‘한국정신문화탐구부’와 ‘역사인’(역사동아리) 중심으로 40여명의 학생들이 참가하며, 충북 청주의 의암 손병희 성사 생가와 보은의 동학농민혁명 유적지를 탐방할 예정이다. 참가를 희망하는 학생들은 종학실로 신청바랍니다.
☞ 덕암 성강현 종학실장 통일토크콘서트 참가 (10/31) : 덕암 성강현 종학실장은 10월 31일(화) 저녁 7시에 경남 거제에서 열리는 통일토크콘서트(거제청소년문화센터 4층)에 주 발표자로 참여하여 이 시대 통일의 이야기에 대해 토론을 할 예정이다. 참고로 이 토크콘서트에는 청암대 성주현 교수(성강현 실장 친형)도 참가할 예정이다.
■ 다음 화요시일 안내 ■
집 례 | 경전봉독 | 천덕송 합창 | 설 교 | |
봉독자 | 내용 | |||
석암 유석운 경리부장 | 성치호 학생동덕(1) | 동경대전 ‘영소' 외(105~114쪽) | 제13장 기념송(천덕송 30쪽, 1~2절) | 덕암 성강현 종학실장 |
송가, 새세상의 노래(천덕송 83쪽, 1~2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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