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츠와나 초베 국립공원 보트 사파리
쵸베 국립공원Chobe National Park은 보츠와나에서 두 번째로 큰 국립공원으로 아프리카에서 가장 많은 동물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초베 강은 아프리카 남부에서 가장 큰 잠베지 강의 지류이며 빅토리아 폭포에서 70m 떨어진 상류에서 합류한다. 비가 많이 올 때 잠베지 강이 범람하면 잠베지 강보다 작은 초베 강은 역류하여 물이 거꾸로 흘러들기도 한다. 초베 강은 보츠와나, 잠비아, 짐바브웨, 나미비아 이렇게 4개국과 접해 있다. 보트 선장은 영어로 설명하며 손으로 각각의 나라를 가리킨다. 오늘은 국립공원 안에 있는 초베 강에서 보트 사파리로 아프리카의 동물들을 보는 일정이다. 강에는 크고 작은 여러 종류의 배들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여행객들의 보트 사파리를 위해 곳곳에 떠다니고 있다. 우리 일행 18명을 태운 보트도 드넓은 초베 강을 유유히 유람한다. 탄자니아 옹고롱고로 분화구와 세렝게티 국립공원에서는 사파리 특수 차량을 타고 동물들을 봤는데, 오늘 보츠와나에서는 사파리 보트로 동물들을 보는 것이다. 모두 아프리카의 천진한 자연 속에서 야생 동물을 만나는 아름다운 여정이다. 초베 강의 강폭은 상당히 넓다. 강변에는 울창한 나무와 숲들로 야생동물들이 살기에 적합한 환경이다. 이 지역은 부시맨이 살던 곳이기도 하다. 영화에서 보았던 전설 같은 먼 나라에 와서 기막힌 비경을 보고 있다는 것은 내가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대목으로 큰 감격이다. 넉넉한 초베 강의 물과 함께 야생 동물들의 천국이다. 넓은 강물 위 중앙에는 풀들이 울창한 섬도 있다. 잠베지 강의 퇴적물이 쌓여서 만든 갈대 종류의 식물들 서식처다. 그 주변 물 위에는 하얀 색 고운 꽃도 피어 있다. 모양이 연꽃처럼 곱다. 아프리카 수련이다. 우리 보트 선장이 그 수련 꽃 한송이를 건져서 목걸이를 만들어주어 목에 걸어보고 머리에도 얹어 보았다. 줄기가 통통하고 매우 질겨서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보트 선장의 여행객에 대한 세심한 마음씨가 고마웠다.
초베 강 위를 유람하던 배들이 진행하다가 강변으로 가서 정박하면 분명 그곳에는 동물이 있다. 그럴 때면 뒤 따라 가던 배들도 그곳으로 빨리 이동하여 정박한다. 어떤 동물이 있는 걸까하는 긴장과 함께 아프리카를 탐험하는 대원이 된 듯 신기한 체험의 순간이다. 커다란 이구아나를 시작으로 나무 밑에 앉아 있는 악어, 아기를 업고 이동하는 귀여운 원숭이, 물속에 잠긴 악어, 여러 마리의 코끼리 떼가 강변으로 걸어나와 물을 먹는 모습, 아기 코끼리와 함께 떼지어가는 모습, 풀숲에서 먹이를 찾아 먹는 하마, 물속에서 헤엄치며 놀고 있는 하마, 평화로이 풀을 뜯는 임팔라 무리, 흙에 구멍을 내고 사는 물새 등 많은 동물들을 목격했다. 하마는 사나워서 배를 뒤집기도 한다는데 그런 위기도 맞았다. 강물 위 섬으로 뜬 식물 군락지에서 하마 여섯 마리가 물속에 잠겨 등만 보이고 있었다. 배를 가까이 대고 보고 있는데 하마 한 마리가 큰 입을 벌리고 배 있는 쪽으로 다가와 떠나라고 위협하는 자세다. 선장은 급히 배를 몰아 그곳을 떠났다. 하마는 물속으로 이동하여서 어느 위치에서 발견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무섭다고 뻘리 보트를 몰고 가자고 소리를 쳤다. 하마는 생각보다 훨씬 크고 무서운 동물이라는 것을 알았다. 우거진 숲 사이로 건물도 더러 보이고 보츠와나 국기가 높이 휘날린다. 방갈로를 나란히 지어 놓은 곳도 있다. 여행객을 위한 시설을 초베 강 곳곳에 잘 조성해 놓았다.
초베 국립공원에는 동물의 수도 많고 종류도 다양하다. 아프리카 빅 파이브 동물인 사자, 코끼리, 표범, 버팔로, 코뿔소도 살고 있다. 조류도 450여 종류가 살고 있다. 새들이 강물 위를 날아다니기도 하고, 하마 주위에 맴돌며 하며 먹이를 구하기도 한다. 흙에 구멍을 내고 사는 작은 새 한마리가 강물 위 섬처럼 뜬 갈대 숲 허물어진 물가에 동그란 구멍을 파놓고 집을 지키는 듯 걸터앉아 있는 모습을 보았다. 날카로운 이빨의 타이거피시를 비롯한 메기 등 어류도 다양하다. 이곳은 특히 코끼리가 12만 마리가 모여 사는 코끼리 천국이며 동물의 왕국 촬영지이기도 하다. 우리도 코끼리를 숲속에서, 물가에서, 들판에서 많이 보았다. 아기 코끼리가 어미를 따라 다니는 모습은 정말 귀여웠다. 건기와 우기 가리지 않고 많은 종류의 동물이 모여 있다. 티브이에서나 보았던 아프리카의 많은 야생 동물들을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본 것이다. 대부분 동물들은 보트나 사람이 눈앞에 다가가도 아무렇지도 않게 평화로운 자태로 활동한다. 동물원에서 보던 동물과는 전혀 다른, 야생의 본능에 충실한 당당하고 늠름하고, 자의에 의해 먹이를 찾아 먹는 모습을 보며 참으로 행복한 곳에 태어났구나, 라는 감탄을 연발했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행복한 환경에서 태어나고, 행복한 환경에서 산다는 것은 큰 축복이다. 그런 잣대로 볼 때 아프리카의 동물들은 가장 행복한 환경에서 태어났고, 가장 행복한 환경에서 살고 있으니 신의 큰 축복을 받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