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스주의 강좌 (23) / 최태인 / 맑스주의 철학자
* 이 글은 필자의 원고, <철학문집 제1권> 제3장 4절 내용. 맑스주의 변증법의 주요한 범주인 <연관과 모순>에 관한 글입니다.
***글 순서***
1. 맑스주의 변증법의 기본원리상 연관과 모순의 논리적 실질. 2. 맑스주의 변증법의 기본원리상 연관에 의한 모순의 함의규정. 3. 맑스주의 변증법의 연관형식 중 모순은 한 종류의 특수한 연관.
제23강. 엥겔스의 『자연변증법』 테제에 대한 해석과 발전(2)
1. 맑스주의 변증법의 기본원리상 연관과 모순의 논리적 실질.
우리는 앞서 연관의 함의, 연관의 일반적 특징, 연관과 운동의 관계, 연관과 내인외인의 관계까지 각각 살펴보았다. 이러한 인식의 기초 위에서 연관과 모순의 관계를 해명하는 작업은 상당히 중요한 문제이다. 다시 말해, 유물변증법이론상에서 기초성?전체성?포괄성?광역성의 범주인 연관으로부터 시작하여 운동과 내인 및 외인을 거쳐서 모순의 문제까지 검토하게 되었다.
정통맑스주의 변증법이론상에서 연관이 모순법칙을 규정한다는 철학적 테제는 엥겔스의 변증법사상에서 논리적 근거를 확보할 수 있다. 엥겔스는『자연변증법』에서 “모든 양극적 대립물들은 상호대립하는 양극단의 상호작용에 의해서 전적으로 제약되어 있다. 이 양극단의 분리와 대립은 그들간의 상호관계와 상호결합이 존재하는 한에서만 발생할 수 있다. 반면, 그들간의 상호결합은 분리를, 상호관계는 대립을 전제로 한다.”* * Engels『Dialektik der Natur』MEW Bd. 20, p. 357.
정통맑스주의 변증법이론상에서 모순철학은 많이 연구되었고, 연관철학도 어느 정도로 해명되었다. 그러나 연관과 모순의 관계 문제는 소련?동독 공식맑스주의『철학교과서』에서는 심도 있게 제기하지 못했던 것 같다.
헤겔은『논리학』《본질론》에서 연관의 문제를 중요하게 서술하고 있다. 하지만, 헤겔에게 연관은 매개범주로 출현하고 있어서 연관을 기초성?전체성?근본성의 철학범주로 제출하지 못했으며, 사물발전 내지 개념발전의 계기로 연관을 발전범주 이하 층차 논리적 종속개념으로 설정하였다. 헤겔의 이러한 설정은 소련?동독에서 출간된 공식맑스주의『철학교과서』에도 영향을 끼쳐서 사물과 사물간, 사물내부간의 연관과 발전의 계기로 제시되었다. 특히, 변증법의 쌍범주들간의 관계인 본질과 현상, 내용과 형식, 우연과 필연, 기능과 현실, 보편과 특수, 양과 질, 대립과 통일의 관계를 연관으로 규정한 것이 주요특징을 이루었다.
정통맑스주의 변증법이론상 특히, 지난 소련?동독?중국 공식맑스주의『철학교과서』에서 규정하고 있는 연관은 기본범주들 간의 관계에 비추어 통상적인 이해수준에서 보면, 연관은 근본상 “대립하고 있는 양측면의 연관”으로 대립물통일과 투쟁의 연관이며, 모순쌍방간 상호대립?상호통일의 연관을 의미한다. 반면, 모순은 본질상 대립하고 있는 양측면간 “근본성의 연관”으로 모순쌍방간 상호대립?상호통일의 관계로 맺어진 “본질적 연관”을 뜻한다. 환언하면, 연관은 대립하고 있는 양측면의 연관이고, 모순은 대립하고 있는 양측면의 본질적 연관을 뜻한다. 그러면, 사물연관의 구성요소들 가운데 성질상 관계의 다종다양한 연관 중에서 상호대립?상호통일의 관계를 본질적 연관으로 구성하는 모순의 문제부터 시작하겠다.
2. 정통맑스주의 변증법의 기본원리상 연관에 의한 모순의 함의규정.
철학 일반의 이론상에서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모순(矛盾, Widerspruch)이라는 용어만큼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는 철학술어는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순은 사람들의 사고 속에 내재되어 있는 의미는 대개 어떤 사물이나 사건 혹은 사태에 대하여 네거티브적인 의미로, 불합리한 뜻으로, 비합리적인 경우에 사용되고 있음을 자주 볼 수 있다. 물론, 이런 경우는 사람들이 일상적인 의미에서 사용하는 용어이기 때문에 유물변증법이론상 중요한 철학범주로서 모순과는 엄격히 구별하여 인식해야한다.
헤겔부터 시작하여 정통맑스주의 고전대가들까지 모순은 철학범주로서 또 철학개념으로서 정확하게 과학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헤겔은 모순의 개념을 자신의『논리학』중《본질론》에서 “대립의 두 계기는 오직 하나의 동일성 속에 있는 상이한 것”*으로 “자기와의 동등성에로 반성한 피정립적 존재”와 “자기와의 부동성에로 반성한 피정립적 존재”*가 서로 각기 자기와 다른 계기를 포함하는 한에서 있어서만 전체를 나타내고 “이들은 각기 자기 자신이면서 동시에 자기 타자이기도 한 까닭에 결국 이들은 저마다의 피규정성을 타자 속에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자기 자신 속에 지니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이들 두 측면이 오직 구별을 이루는 두 측면이 되므로 그 중의 한쪽은 다른 쪽에 의해서 규정을 받는,”* 즉 “자기의 것과 다른 쪽의 규정을 자체 내에 포함할 뿐, 결코 어떤 외타적인 것과의 관계를 지녀서는 안 될뿐더러 또한 못지않게 이것은 직접적으로 자기 자신으로 있으면서 바로 자기의 부정적인 규정을 자기로부터 배제하는 것”*이다. * 헤겔『논리학』제2권〈본질론〉, 임석진 譯, 도서출판 지학사, 1989, p. 75. * 같은 책, p. 76. * 같은 책, pp. 87~88. * 같은 책, p. 88. * 같은 책, 같은 쪽.
이와 같이, 헤겔은 매우 추상으로 제출하고 있지만, 모순의 개념을 간단히 표현한다면, 양 대립물의 하나는 모두 자기 중에 다른 하나를 포함하며, 한 측면이 없으면 다른 한 측면도 전제가 불가능하고 대립물 가운데 서로 상이한 것은 임의의 한 개별사물이 아니라 서로 반대되는 개별사물의 자기전제와 자기배제로 규정된 관계로 이해된다.
헤겔에게 대립(對立)과 모순(矛盾)은 형식상 동일한 함의를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용상?층차상 상당한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헤겔은《본질론》에서 대립을 반성적 규정성의 구별태가 완결되는 것으로 동일성과 차별성의 통일적인 두 계기를 동일성 속에 차별성을 포함하는 것으로서 대립적 두 계기로 이해하고 있으며, 사물과 사물간 혹은 사물내부간 외재적 규정성의 외연량의 대립적 계기를 표현하고 있는데 이 술어의 중심점을 갖는다. 반면, 모순은 사물자체의 본질적인 상호대립된 내용을 표현하고 있다.
헤겔은『논리학』《본질론》중 모순에 대하여 “대립을 헤치고 나오는 모순은 이미 동일성 속에 포함된 것”*으로 서술한 것을 보면, 모순은 대립보다 더 심층적인 범주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헤겔은 모순을 “온갖 운동과 활력의 근원”, “모든 것은 자체 내에 모순을 잉태하는 한에서만 스스로 운동하며 동시에 충동과 활동성을 지니기도 하는 것이다.”* 바로, 여기에 헤겔의 이 테제는 모순이 사물자체에 내재된 것으로 정초되어 맑스?엥겔스?레닌을 비롯하여 소련?동독?중국 공식맑스주의『철학교과서』에서도 불변의 정설로 받아들여져 왔다. * 같은 책, p. 102. * 같은 책, p. 103.
맑스는『자본론』제1권 제2판 [후기]에서 모순을 “현존사물에 대한 긍정적인 이해 가운데, 동시에 현존사물에 대한 부정적인 이해를 포함하는 것”*으로,『철학의 빈곤』중《정치경제학의 형이상학》장에 “두개의 상호모순되는 방면의 공존, 투쟁 및 융합이 새로운 범주를 형성하고 이것이 곧 변증법적 운동의 실질”*로 규정하였다. 엥겔스는『자연변증법』에서 모순을 “양극적 대립물은 서로 대립하는 양극단의 상호작용에 의해 전적으로 제약되어 있는 것”* 즉, 한극은 이미 다른 한 극 중에 존재를 배태하는 것으로 이해하였으며, 레닌은『철학노트』에서 “통일물이 분열하여 양분되고 그것의 모순되는 부분에 관한 인식이(…) 변증법의 실질”*로 모순의 본질적 성격을 규정하고, 또 “자연계의(사회적 정신적인 것을 포함하여) 모든 현상과 과정은 모순적이고 상호 배척하는 대립적 경향들을 승인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마오쩌뚱은『모순론』에서 모순을 통상적 수준으로 말하여 대립과 통일은 서로 다른 성질의 대립적인 것이 통일되어 있는 것으로 “모든 사물의 내부에는 이러한 모순성이 있기 때문에 그 사물이 운동하고 발전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 Marx『Das Kapital』MEW Bd. 23, p. 28 * 맑스『철학의 빈곤』강민철 外 共譯, 도서출판 아침, 1988, p. 111. * Engels『Dialektik der Natur』MEW Bd. 20, p. 357. * Lenin『Philosophische Hefte』LW Bd. 38, p. 338. * 같은 책, p. 339. *『毛澤東選集』第1卷, p. 301.
이와 같이, 헤겔과 정통맑스주의 고전대가들은 모순을 다양한 측면에서 다양한 내용으로 다양하게 정의하고 있으나 간단히 종합하면, 모순은 사물과 사물간 혹은 사물내부간 성질상 대비 상호대립?상호통일의 관계를 반영하는 철학범주이다.
모순의 함의관계를 일반적인 의의에서 보면, 모순은 성질상 대비 상호대립?상호통일의 관계에 있는 모순쌍방간의 통일과 투쟁의 형식을 나타내는 “하나의 연관”에 불과하다. 모순은 형형색색, 다종다양한 “보편적 연관 중 한 종류의 특수한 구체적 연관”이다. 이것은 연관이 모순을 구성하는 절대적인 전제조건이며, 성질상 대비 상호대립?상호통일의 관계를 동시에 내포하는 형태이다.
보편적 연관관의 입장에서 모순함의와 연관과 모순의 관계를 정확하게 정립하는 일은 중요하다. 이것들의 논리적 관계를 분명하게 구별하고 인식하는 일은 유물변증법의 총 체계를 새롭게 재인식하는데 결정적인 분수령을 이루기 때문이다.
3. 정통맑스주의 변증법의 연관형식 중 모순은 한 종류의 특수한 연관.
정통맑스주의『연관학설변증법』에서 객관세계의 보편적 연관 중 사물내부의 관계는 다양?다종?다면?다극의 제요소?제성분?제측면?제경향으로 구성된 연관의 총체이다. 모순관계는 보편적 연관 중 성질상 대비 상호대립?상호통일의 관계에 놓여있는 양극성의 요소나 관계로 구성된다. 때문에 모순은 “다양한 연관 가운데 특수한 연관”, “구체적 규정성의 연관”이다. 이것은 모순관계를 구성하는 절대적인 전제조건이다. 그래야 연관은 모순관계로 규정된다. 그렇지 않으면, 단지 사물의 연관형식을 표현할 뿐이다.
1989~1991년 세계사적 대전환(좌절) 전까지 소련?동독에서 연구되었던 공식맑스주의『철학교과서』에서 모순범주는 연관범주와 미분화된 연구 상태였기 때문에 모순은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영역으로 규정하였다. 예컨대, 도시와 농촌간의 모순, 자본가계급과 노동자계급간의 모순, 제국주의와 식민지민족 간의 모순, 체제내부의 모순, 국가와 국가 간의 외부모순 등등 외연량의 모순이 광범위해서 구체적 규정성의 실질적인 전제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따라서 대부분의 이론연구자들은 내부연관을 내부모순으로, 외부연관을 외부모순으로 환원시켰다. 이러한 이론적 사유의 경향성은 유물변증법에 대한 연구가 전무한 토양 속에서 개별과학자들의 사고형식 중에도 발견된다. 이 경우는 구체적 규정성의 실질적인 연관인 내부모순을 다종다양한 내부연관과 등치시키고, 모순쌍방간의 연관을 보편적 연관의 관점으로 환원시켜 연관과 모순의 관계를 등치시키는 오류를 범한다.
1980년대 한국사회변혁운동권의 논리구조 속에도 제국주의세력 대 제3세계민중간의 모순은 민족모순(民族矛盾)으로, 노동자계급 대 자본가계급간의 모순은 계급모순(階級矛盾)으로, 남한과 북한간의 모순은 분단모순(分斷矛盾)으로 규정한 것은 구체적 규정성의 실질적인 전제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이러한 규정의 연관에는 민족연관?계급연관?분단연관(남북연관)의 문제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진보진영의 논자들 가운데 계급모순, 적대적 모순, 보편적 노동자계급, 계급적대의 보편성(…) 등등은 이 문제에 대한 전형을 보여준다. 적대성, 계급모순, 보편계급 등은 현실자본주의의 전체사회를 조망하는 사회적 성격의 한 형식으로 인식해야지, 이것들을 강조하고 절대화시키면 사회적 연관과 사회적 모순의 관계를 등치시키는 오류를 범하고, 양자의 관계를 단순화시켜서『사회역사변증법』을 도식화?교조화시킬 우려가 있으며,『연관변증법학설』은 유물변증법상에서 거론조차 할 수 없게 된다. 소련?동독 공식맑스주의『철학교과서』상의 테제들은 이 문제에 대해서 과학적으로 심층적인 이론을 제출하지 못했으며, 이데올로기적인 선전선동으로 일관된 내용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외연량의 포섭관계만 보더라도 내부연관은 내부모순을 포괄하고 있으며, 외부연관 역시 외부모순을 포함하고 있고, 보편연관도 역시 모순쌍방의 연관을 포함하고 있다. 내부연관을 작용상 기능상 보면, 사물의 운동→변화→발전을 추동하는 제1원인이자 변화의 근거이며 내인으로 발현된다. 또, 외부연관을 작용상 기능상 보면, 사물의 운동→변화→발전을 추동하는 제2원인이자 변화의 필요조건이며 외인으로 나타난다.
예컨대, 한국의 지배계급과 노동자?민중간의 내부연관은 다종다양한 무수한 구성요소들로 이루어지며, 발전?변화를 추동하는 근거이자 제1원인으로 나타난다. 1990년대 김대중정권의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은 노동↔자본관계의 투쟁을 촉발시키는 근거로서 내인으로 기능상 작용하였다. 뿐만 아니라, 한국의 지배권력과 미국행정부와의 외부연관도 역시 정치?경제?군사?문화 등에서 다종다양한 구성요소들로 이루어진다. 미국의 세계헤게모니 전략 중 핵심인 군사전략의 신(新)개념의 틀인 미사일방어(MD) 체제는 근본상 중국과 북한을 겨냥하고 있지만 한국과는 변화?발전에 영향을 주는 제2원인이자 조건의 외인으로 기능상 작용한다.
그렇지만, 한국은 미국의 세계헤게모니 전략 중에 직접 편입되어 있어서 사실상 언제든지 외인의 내인화로 전화되어 외부모순이 직접연관으로 작용해 한국내부를 정치?군사상 직접 통제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 바로, 여기에 마오쩌뚱이『모순론』에서 제출한 “외인은 변화의 조건, 내인은 변화의 근거, 외인은 내인을 통하여 작용한다.”*라는 테제는 결정적인 이론적 근거로 작용한다. 때문에 모순은 내부연관의 가장 근본적인 관계이자 “구체적 규정성의 연관”으로 발전의 근원이며, 또 내인 중에 “가장 본질적인 근거”로 출현한다. * 『毛澤東選集』第1卷, p. 302.
그렇다면, 모순체(모순총체?모순통일체?모순계통) 내부의 연관문제는 어떻게 볼 것인가? 모순체는 단순모순체와 복합모순체로 구성된다. 단순과정은 하나의 모순을 구성하고, 복합과정은 하나 이상의 모순구조를 형성한다.
1980년대 한국사회변혁운동권에서 제출한 모순 3론―계급모순?민족모순?분단모순―은 한국사회가 복잡한 중층구조의 복합모순체계임을 말해준다. 여기서 각각의 모순은 “1:1” 단순모순체를 형성하지만, 각각 중첩된 3대 모순은 복합모순체를 형성한다. 그렇다면, 각각의 모순간은 어떤 관계인가? 한국사회의 모순체로서 계급모순 대 민족모순 대 분단모순간은 다양한 요소들의 상호연관의 관계이지, 상호대립의 관계는 아니다. 모순구조가 “1:1” 이상의 복잡한 과정을 갖고 있는 복합모순체는 내부간의 다종다양한 요소?성분?측면?경향들로 조성되지만, 내부연관의 성질상 대비 상호대립?상호통일의 관계에 있지 않으면 모순관계가 아니다.
앞서 설명했듯이, 사물의 모순을 분석할 때, “1:1” 관계의 단순모순체는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1:1” 그 이상 복합모순체는 내부의 구성요소들이 성질상 대비 상호대립?상호통일의 관계를 동시에 구성하고 있는 연관일 때 모순관계를 형성한다. 여기서 사물의 모순문제는 단순모순체와 복합모순체, 내부연관과 외부연관 중 성질상 대비 상호대립?상호통일의 관계는 엄격히 구별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모순을 내부연관의 다종다양한 연관 중 “한 종류의 구체적 규정성의 연관”이라는 점을 검토해 보았다. 객관세계의 모든 사물의 내부는 형형색색, 다종다양한 연관을 이루고 있다. 모순관계는 그 가운데 하나의 “구체적인 특수한 규정성의 연관”에 불과하지만, 가장 “근본성의 연관”이자 가장 “본질적인 연관”이다.
이와 같이 연관과 모순의 관계는 정확하게 규정돼야한다. 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모순은 절대화?간단화?도식화되어 사물의 다종다양한 연관으로부터 유리되고 형이상학적 사유방법으로 전락하여 유물변증법을 개방된 과학적 지식체계로 발전시키는데 따른 제약요소를 극복할 수 없게 된다.
더 나아가 연관과 모순의 관계를『사회역사변증법』상으로 치환하면, 철학적 방법론적 의의는 대단히 크고 중요하다. 사회적 연관은 사회적 모순을 포함하고, 사회적 계급연관은 사회적 계급모순을 포괄한다. 또, 비적대적 연관은 적대적 모순을 포괄하고, 비적대적 계급연관은 적대적 계급모순을 포괄한다. 왜냐하면, 연관의 내용은 사물의 구성요소들로 형성되며, 또 구성요소들 가운데 성질상 대비 상호대립?상호통일의 근본성의 연관이 모순관계를 이루기 때문이다.
즉, 모순은 연관의 다종다양한 형식 중 “한 종류의 특수한 연관”이지만, “근본성의 연관”이고 “본질적인 연관”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계급적대와 적대적 계급모순은 계급연관의 한 형식에 불과하다. 따라서 사회변혁이론의 교조화?도식화?경직화를 극복하고 새로운 내용으로 새롭게 창조할 수 있는 방법론적 관점에서 보더라도 연관과 모순의 관계는 중요한 철학내용을 이루고 있다.
정통맑스주의『연관변증법』상에서 제기한 근본성의 본질적 문제는 연관과 모순의 관계이다. 내부연관과 내부모순의 관계, 외부연관과 외부모순의 관계, 보편연관과 특수연관의 관계에서 모순은 절대적인 전제조건으로 “근본성의 본질적 연관”이며, 운동과 변화를 반영하고 동력과 원천을 제시하는 실질적인 “특수한 연관”으로 “구체적 규정성의 연관”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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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최태인사상연구소 원문보기 글쓴이: 광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