는 계산이 나온다. 그렇다면 최대 바둑인구를 보유한 국가는 어디일까? 10년 전만 해도 그것은 우문으로 치부됐다. 한때는 무려 1200만 명을 헤아려 전체 인구의 1할이 바둑을 즐기던 일본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일본의 바둑계도 큰 변화를 겪어왔다. 10년 전부터 동호인 숫자가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하더니, 어느날 절반인 600만으로 줄더니 20세기 막판 무렵엔 또다시 300만 명으로 반토막이 났다. 그러나 일본 바둑계는 최근 한 권의 만화를 통해 돌파구를 찾으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히카루의 바둑〉이란 이름의 이 바둑만화는 어린층의 호기심을 자극, 바닥을 쳤던 일본 바둑의 회생의 계기를 마련해가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바둑인구 숫자에 관해선 여러 설이 있지만, 이 자료에서는 1000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필자가 보기엔 잠재 동호인 수를 모두 포괄한다면 그 숫자는 좀 상회할 듯싶은데, 어쨌든 현재의 최대 바둑인구 보유국이 중국이란 판단 자체에 이의를 달 사람은 하나도 없을 성싶다. 중국은 2년여 전까지만 해도 바둑이 축구에 이은 최고 인기 스포츠로 각광받았으나 한국의 국제대회 독주로 더이상 뻗어나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의 바둑 동호 인구에 대해선 900만 명으로 나와 있다. 이는 꽤 설득력을 갖춘 추산이다. 한국은 1997년과 2000년 한국갤럽이 두 차례에 걸쳐 바둑과 관련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바 있는데 두 번 모두 1000만 명에 약간 미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어쨌거나 현 시점에서 한국은 세계 2위의 바둑인구를 거느린 국가임이 확실해졌다. 단순 인구로는 2위지만, 총 인구수를 감안한 밀도(密度)로 본다면 한국이 단연 1위란 계산도 물론 유효하다. 한국 바둑이 융성한 데는 세계 최강자 이창호의 활약에 고무된 어린이들의 바둑 교육 붐도 큰 몫을 맡았다는 게 이 데이터의 분석이다. 이밖에 한·중·일을 제외하면 유일하게 프로제도가 확립돼 있는 대만에선 60만 명이 바둑을 즐긴다. 북한의 바둑인구를 2000명으로 집계한 대목도 흥미롭다. 이런 계산으로 이 데이터는 아시아권의 총 바둑인구를 2206만 2000명으로 집계하고 있다. 그 다음 바둑 밀집 지역은 유럽. 15만 명의 적지 않은 숫자가 바둑이란 게임을 알고 있다고 추산한다. 독일이 4만 6000명, 영국이 3만 5000명으로 1, 2위를 기록하고 네덜란드(3만 명)와 프랑스(2만 명)가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영토와 인구 등을 감안할 때 네덜란드는 유럽의 한국이다라는 표현이 그럴 듯하다. 미국과 캐나다가 포진한 미주권 바둑인구는 12만 7000명. 그 다음이 동유럽 지역으로, 총 11만 9000명(러시아 8만, 우크라이나 2만 명)을 헤아린다. 남미권은 3만 80명이며 그 전부라고 해야 할 3만 명이 브라질이다. 브라질은 일본 국민들이 상당수 이민, 터를 잡아온 나라란 사실에서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밖에 중동권에 약 100명, 아프리카에 40명 정도의 동호인 숫자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아프리카 지역은 거의 대부분이 남아연방공화국 팬들이지만, 최근엔 케냐에서 인터넷 바둑 접속자들이 출현하기 시작했다. 이 데이터는 세계 바둑인구의 성별(性別), 연령별 분포는 아직 점칠 수 없음을 아쉬워하면서, 일본의 고령화와 한국의 연소화 정도만이 대조적 현상으로 감지될 뿐이라며 글을 맺고 있다. 그렇다면 세계 바둑인구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수 있을까. 매년 일본에서 개최되는 세계 아마바둑 선수권 대회가 하나의 참고자료 역할을 해준다. 1990년대 중반부터 출전국 수가 50국을 넘기 시작하더니, 1999년 이후 지난 해 2001년까지 3년 연속 매년 56개국에서 대표선수를 파견한 것이다. 또 하나의 관심사는 과연 바둑이 올림픽에 상륙할 수 있으며, 있다면 그 시기가 언제쯤 될 것인가 하는 것.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특정 스포츠의 올림픽 상륙 전제조건 중 하나로 4개 이상의 대륙에 75개국 이상의 회원국을 거느려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도쿄〔東京〕에 본부를 둔 국제 아마바둑 연맹 회원국은 현재 61개국. 축구처럼 바둑도 피부색과 성별, 나이와 국경을 초월해 지구촌 잔치의 식탁(食卓)이 될 날도 멀지 않아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