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도 시대에 맞게 변화시켜야 합니다. 전통민속주가 세계적인 상품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술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포장디자인부터 마케팅까지 신경을 써야 합니다.”
가야곡왕주 제조기술로 전통식품명인 제13호로 지정된 충남 논산시 가야곡면 육곡리 남상란씨(여·57)는 가야곡왕주의 성공비결은 생산·판매·마케팅 등 전부문의 체계적인 관리에 있다고 강조했다.
조선시대 왕실에 진상한 궁중술로 불리는 왕주의 제조비법을 친정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남씨는 이를 토대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물론 포장디자인을 개발하고 치밀한 마케팅전략을 세워 국내외 판매망을 구축한 것이다.
이처럼 가야곡왕주가 명성을 얻게 된 데에는 ‘누룩 3형제’로 불리는 세아들과 남편 이용훈씨의 역할이 컸다. 또한 세 아들은 현대적인 감각에 맞게 다양한 포장디자인을 개발하고 선물세트를 만들어 백화점·할인점·면세점을 공략하는 등 전통주의 현대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은은한 향과 혀끝을 감아도는 왕주 특유의 맛을 내기 위해서는 남씨의 손길을 거쳐야만 한다. 가야곡왕주는 가야곡의 맑은 물에다 찹쌀·야생국화·구기자·참솔잎·홍삼·매실 등을 넣어 만들며 누룩 냄새를 제거함으로써 젊은층도 부담없이 마실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이같은 비법으로 만든 왕주는 30여가지의 다양한 제품으로 개발됐으며 알코올도수 40도인 〈타임 오브 킹〉은 양주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또 가야곡왕주는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종묘대제에서 공식제주로 사용되고 있으며, 2000년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에서도 만찬주로 사용되는 등 ‘왕주’라는 이름에 걸맞은 전통주로 자리잡고 있다. 남씨는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명주로 전세계에 알리기 위해 맛과 품질을 표준화시키는 데도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041-741-835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