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인 부부의 희귀병 앓는 딸 돕자”
중국연변지체장애인들 팔 걷고 나서
연변 지체장애인 부부의 딸이 희귀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중국연변지체장애인들이 치료비 마련을 위해 발벗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 연변의 정태룡(56세.지체장애3급), 허채란(54세.지체장애2급) 부부의 딸 정려화(22세)씨가 ‘만성재생장애성빈혈’이라는 희귀병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태룡, 허채란 부부는 어릴적부터 소아마비 장애를 안고 살아왔다. 정씨 나이 30세에 낳은 딸 려화는 공부도 잘해 연변대학 조선-한국어학부에 합격했지만 대학 등록금 4,000원(80만원)을 낼 형편이 못 되었다. 정씨 부부는 복장수선가게를 운영했지만 월수입 300원(6만원)밖에 안되었다. 결국 친척들 도움으로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고, 려화는 열심히 공부해 4년 내내 장학금을 받고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을 하였다. 대학 졸업 즈음 려화는 갑자기 코피가 자주 나고 매일같이 열이 나는 등 이상증세가 나타났다. 처음엔 피로가 쌓여 그러려니 했다. 2010년 8월 기말고시 준비로 병원검사를 미루다 연변대학부속병원에 가 검사한 결과 만성재생불량빈혈이라는 희귀병 판결을 받았다.
주치의 권고로 천진혈액병원에 가 2주간 입원 치료를 받고 1년동안 치료에 전념해 상태가 놀랄만큼 좋아져 려화는 한국IT대기업 면접에 합격하였다. 그런데 면접 본 며칠 후 갑자기 몸에 커다란 멍이 생겼다. 검사결과는 충격적이었다. 헤모글로빈과 백혈구 수치가 크게 떨어져 매달 하향선을 긋기 시작했다.
지난해 9월, 정씨 부부는 사방에서 꾼 돈으로 려화를 데리고 다시 천진에 갔다. 목발 없이 걷기 힘든 정씨는 최대한 돈을 아끼기 위해 대도시인 천진에서 이틀만에 모든 검사를 끝마쳤다. 결과를 뒤로한 채 집으로 돌아왔다.
이때부터 려화의 치료비는 매달 3,000원(60만원)으로 늘어났다. 친척과 지인들의 도움만으로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는 상태에서 려화는 혈액상태도 정상인의 1/4정도 밖에 안되고 헤모글로빈이 모자라 숨이 차고 너무 힘들어 했다. 돈이 없어 수혈도 딱 한번 받아본 상태다.
재생불량빈혈은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범위에 들지도 않아 정씨 부부는 땅이 꺼지게 한숨 쉬며 딸이 죽어가는 걸 지켜봐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려화도 부모님 사정을 잘 아는지라 원망 대신 부모님께 미안하다는 말뿐이다. 정씨 부부는 가슴이 찢어지고 있다.
올해 3월초 이 소식을 접한 중국연변지체장애인협회(회장 이춘자)는 다음카페에 <사랑의 의연금 모으기> 활동공지를 냈다. 동시에 연변텔레비죤방송국에 연락해 도움도 요청했다.
중국연변지체장애인협회 회원들이 1차적으로 3,650원(70만원), 연변텔레비죤방송국 임직원들 3,050원(60만원)을 보내왔다. 또 지난 3월21일엔 <<중국연변지체장애인협회>>에서 회원들 2차 성금 1,830원(30만원)을 보내왔다. 성금 중에는 훈춘시 제1실험 소학교 4학년 최창선 어린이가 100원(2만원), 부산지체장애인협회 중구지회장 한국인 박영수씨가 560원(10만원)을 보내와 려화를 돕고자 하는 운동이 나이불문, 지역불문으로 불씨처럼 일어나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연변=정해운 기자
* 위 이미지는 중국연변지체장애인협회 다음카페에 공지된 려화씨 돕기 <사랑의 의연금 모으기 활동> 공지내용이다.
@동포세계신문 제266호 2012년 4월 1일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