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는 맑으나 황사가 있다보니 제주도 특유의 먼 풍경들이 시야에 잡히지 않습니다. 다행히 바람이 많이 불어 황사가 심하게 정체되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오늘은 일찍 서둘러 어제부터 별렀던 궁대오름으로 향했습니다.
궁대오름은 제주도자연생태공원 안에 있어 여타 오름과 달리 오름 가기 전 맹금류와 노루 사육장도 있고 나무를 활용한 만들기 작업 교육장도 있어 아이들 데리고오기 딱 좋은 곳입니다. 노루에게 먹이주기를 수행하고 먹이받아먹는 노루를 지켜보는 완이가 기특합니다.
비록 시작은 완이의 종횡무진과 리틀준이의 악쓰는 울음으로 서막을 열었으나 오름 전체를 도는 2.5km 산책로를 너무 성공적으로 마쳤죠. 궁대오름은 철제 경계벽이 견고하고 높아서 완이가 새어나갈 공간이 상대적으로 적고 중간중간 그네도 놓여있고 아이들이 너무 좋아합니다. 더우기 다른 관광객들은 전혀 보이질 않아 완전 우리만의 즐거운 놀이터가 되었으니 아이들의 신나는 웃음소리가 나무사이로 뭉개뭉개 퍼져나갑니다.
산책로가 평범하니 태균이도 보조를 맞추기에 지장이 없습니다. 그나마 엄마의 제주도 여행을 사진으로 태균이가 남겨주니 고마울 따름이죠.
침엽수낙엽이 가득한 산길들이라 완이가 신발을 벗을 수 없으니 그것 또한 좋았습니다. 역시 삶은 험해야 제 맛인가 봅니다. 완이녀석 신발을 벗어제끼기에는 바닥이 너무 거친 것을 압니다. 다행입니다. 단 출구가 가까와지는 지점에 작은 연못이 있어 그걸 보자 녀석 순식간에 뛰어가서 신발을 벗어던집니다. 야속한 연못...
알아서 들고가라고 신발을 손에 쥐어주고 걷다보니 출구에 거의 다달았는데 아이고 완이손에 신발이 한 짝만 들려있습니다. 어디다 한 짝을 떨어뜨렸는지 되돌아가서도 찾을 수 있을까 한숨을 내쉬고 있는 차에... 신발 한 짝을 챙겨들고 걸어오는 태균이, 완이가 내팽겨친 걸 뒤에서 조용히 수습하고 오고있었네요 ㅋ 태균아 고맙다!
2시간 반의 궁대오름 산책은 재미있는 해프닝도 곁들여졌는데요, 그네를 너무 신나게 타는 아이들 모습이 너무 부러웠던 태균이가 자기도 타겠다고 손가락질을 하더니 그네에 풀썩하고 앉으니, 그야말로 그네 무너지기 직전 상황입니다.
마지막 그네에서는 준이까지 타겠다고 하니 덩치는 다 컸어도 이런 기본적인 욕구는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즐거운 산책길을 만들어 준 두 녀석에게 얼른 강화제를 하나씩 선사, 보충제섞이지 않은 요플레는 정말 꿀맛이었을겁니다.
또 하나의 선물, 바다물놀이. 멀리 서귀포 쇠소꺽 검은모래 해변에서 오후의 햇살과 바닷물을 즐기게 해주었습니다. 물에 들어가기에는 날씨가 아직 춥지만 녀석들 상관하지 않고 신이 났습니다. 태균이까지 동생들과 한참 물을 즐기네요. 어느샌가 아이들지키는 엄마사진도 찍어놓고.
내일도 오늘만 같아라~~라고 생각될만큼 다들 잘 해준 하루였네요. 멋진 제주도 덕입니다. 더욱 고마와지는 제주도입니다.
첫댓글 태균씨가 참 잘자란 것 같네요~
훌륭한 어머니 덕분에 일상을 잘 지내게 되네요...
늘 응원해요~^^
태균씨 아우들 챙기느라 고생 반 즐거움 반일듯 합니다. 리틀 준 악 쓰는 이유는 쉴새 없이 입에 뭘 넣고 싶어서 아닐까 혼자 상상해 봅니다. 그렇담 제주도 야외 자연 대상 훈련에서 얼마큼 치유되는 효과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성공적인 하루 소풍 덩달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