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적인 언사와 극단적인 행동이 넘치는 세상에 드리는 위로

[두고선생(21회 정대근)]

거미

거미는 대체 낙관적이다.

밤새 짠 비단실을

낚시꾼인 양

허공에다가 던진다.

낚싯줄은 허공을 헤매다

바람이 정해준 자리에

머물고

그렇게 낚시꾼은

비단실을 엮는다.

아침 햇살에 반사된

비단실을 타는 물방울이

벌레의 눈을 멀게 하면

거미의 아랫배에서 나온 끈적임이

그 다리를 붙잡는다.

거미는 멀리서

견지만 붙잡고

잠시 기다리고 있을 뿐.

[백일홍35(최순미)]

어렵네요
글이 주는 깊은뜻을 헤아리기 쉽지 않은듯요

[두고선생(21회 정대근)]

간단히 설명하면
거미가 거미줄을 내보내면 바람에 의해 반대쪽으로 날려가 연결되고 그 다음에 거미줄 중간쯤에 거미집을 짭니다.
아침에 이슬이 거미줄에 맺히면 햇빛을 반사하여 벌레들이 거미집을 보지 못해 걸려듭니다.
거미는 거미줄 끝에서 벌레가 힘이 다 빠질 때까지 기다립니다. 바람이 날려보내는 거미줄. 아침 햇빛을 반사하는 이슬 방울. 걸린 벌레의 힘이 빠질 때까지 기다림. 이 모든 것이 낙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견지는 납작한 모양의 얼래로 낚시에 쓰입니다

[창원촌놈(26회)심재헌]

의미 있는 글 감사합니다

[해마27(정진욱)]

대근형 반갑습니다.
명동에 살았던 진욱이 입니다.
중국에 두보선생이 있었다면
명동에는 두고선생이 있나봅니다.
거미의 삶은 거미줄처럼
얽혀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두고선생(21회 정대근)]

두보선생과 비교하면 안 되고 그냥 정두고라고 불러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