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희 선생께서 마중물을 주셔서 아래 글을 한편 씁니다. 독자의 머릿속에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여 새로운 이미지로 계속해서 확장연출해가도록 만드는 기법을 훌륭하게 구사하면 명문의 수필이 탄생 합니다. 누구와의 대화나 글이 마중물이 되어 글을 쓰게 만든다는 점을 감사 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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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ewhere My Love
-수필을 살리는 '배경 이미지 기법', 음악에서 답을 찾다
수필가 정임표
영화나 오페라 같은 장르를 두고 종합예술이라고 부릅니다. 시각(영상/무대), 청각(음악), 서사(스토리)를 하나로 묶어 관객의 감각을 압도하기 때문입니다. 문학에 통섭적 기법을 도입한다는 의미는, 문학은 오직 '글(문장)'이라는 하나의 도구만을 쓸 수밖에 없으니 문장으로 독자의 머릿속에 종합예술을 펼쳐내는 것과 같은 표현기법을 전개해 보라는 뜻이라고 보면 거의 바른 의미 전달이 될 것입니다.
즉, 통섭적 기법이란 서로 다른 예술 장르나 이질적인 감각을 융합하여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새로운 의미를 확장해 나가는 표현 방식을 말하는 것으로, 이미지 중첩을 통한 고도의 예술적 작업을 달리 표현한 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이미지 중첩의 이 기법은 비록 종이 위에 적힌 것이 흑백의 활자일 뿐이지만, 글을 읽는 독자는 단순히 남의 이야기를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마치 한 편의 영화(종합예술)를 '관람하듯' 입체적인 상황에 빠져들어 환상 속으로 젖어들지요.
영화 《닥터 지바고》에는 여주인공 '라라'가 등장할 때마다 흘러나오는 명곡 '라라의 테마(Somewhere My Love)'가 있습니다. 이 음악은 단순히 귀를 즐겁게 하는 배경음악이 아닙니다. 찬바람이 부는 차가운 시베리아 설원 속에서, 대사 한 마디 없이도 주인공의 애절한 사랑과 비극적인 감정을 관객의 가슴속에 단번에 밀려들게 만듭니다. 음악이라는 '밑그림' 덕분에 관객은 영화의 분위기에 완전히 몰입하게 됩니다. 이것은 수필 문학에서 내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펼치기 전(또는 펼쳐 가면서)에 '배경 이미지(정서)'를 깔아두는 기법과 완벽히 닮아 있습니다.
수필은 내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문자로 독자들에게 들려주는 문학의 한 갈래입니다. 하지만 무작정 "옛날에 이랬다" 하고 이야기를 시작하면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어렵습니다. 영화가 음악으로 분위기를 압도하듯, 수필작품 역시 글의 초입이나 중간과 결미에 생생한 풍경, 계절의 공기, 혹은 당시의 감정적 여운이라는 '배경 이미지'를 잘 깔아주어야 합니다. 글의 문을 열기 전, 독자가 내 이야기 속으로 자연스럽게 걸어 들어올 수 있도록 마음의 풍경(배경 이미지)을 먼저 색칠해 보세요. 그 밑그림이 튼튼할수록, 뒤이어 펼쳐지는 나의 진짜 이야기는 독자의 가슴속에 훨씬 깊고 진하게 스며들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이미지도 길고 오래도록 기억되도록 단속사 범종 소리처럼 길게 이미지의 여운을 남겨 보세요.
문학은 오직 활자(문장)라는 단 하나의 매체만을 사용하지만, 뛰어난 글은 독자의 오감을 일깨워 시각적·청각적 심상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Somewhere My Love 가사 전문을 소개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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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ewhere My Love (Lara's Theme)
Somewhere, my love, there will be songs to sing,
어딘가에, 내 사랑, 우리가 부를 노래가 있을 거예요
Although the snow covers the hope of spring.
비록 눈이 봄의 희망을 덮고 있을지라도
Somewhere a hill blossoms in green and gold,
어딘가 언덕은 초록빛과 황금빛으로 피어나고
And there are dreams, all that your heart can hold.
당신의 가슴이 품을 수 있는 모든 꿈들이 그곳에 있을 거예요
Someday we'll meet again, my love,
언젠가 우린 다시 만날 거예요, 내 사랑
Someday whenever the spring breaks through.
언젠가 봄이 찾아오는 그날에요
You'll come to me, out of the long-ago,
당신은 아득한 옛날 속에서 나에게로 올 거예요
Warm as the wind, soft as the kiss of snow.
바람처럼 따스하게, 눈송이의 입맞춤처럼 부드럽게
Lara, my own, think of me now and then,
나의 사랑 라라, 가끔씩이라도 나를 생각해주오
Godspeed, my love, till you are mine again.
행운을 빌어요 내 사랑, 당신이 다시 나의 사람이 될 때까지
(간주)
Where are the beautiful days?
그 아름다운 날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Where are the sleigh rides 'til dawn?
새벽까지 타던 썰매 타기는 어디로 갔을까요?
Where are the tender moments of splendor?
찬란했던 그 다정한 순간들은 어디에 있나요?
Where have they gone, where have they gone?
어디로 가버렸을까요, 어디로 가버렸을까요?
Somewhere, my love, there will be songs to sing,
어딘가에, 내 사랑, 우리가 부를 노래가 있을 거예요
Although the snow covers the hope of spring.
비록 눈이 봄의 희망을 덮고 있을지라도
Till then, my sweet, think of me now and then,
그때까지 나의 사랑, 가끔씩이라도 나를 생각해주오
Godspeed, my love, 'til you are mine again.
행운을 빌어요 내 사랑, 당신이 다시 나의 사람이 될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