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프리드먼'이 쓴 '베이루트에서 예루살렘까지'라는 책을 보면 베두인(Bedouin) 족의
이야기가 나온다. 한 노인이 칠면조를 먹으면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칠면조를 키웠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칠면조를 누군가 훔쳐갔다. 노인은 황급히 아들들을 불러 모으고 이렇게
말했다.
"얘들아, 우리가 아주 심각한 상황에 빠졌다. 칠면조를 도난당했다."
그런데 아들들은 아버지의 말을 무시했다. 그깟 칠면조 한 마리를 찾는 데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몇 주 후 이번에는 낙타가 도난당했다. 아들들이 아버지에게로 와서 낙타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그러자 노인은 말하기를
"내 칠면조를 찾아와라."
또 며칠이 지나서 이번에는 말이 없어졌다. 자식들이 노인에게 말했다.
"아버지, 이번에는 말이 없어졌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노인은 역시 "내 칠면조를 찾아오라"고 말했다. 이상하게도 또 몇 주 후에는 누군가가 노인의
딸을 겁탈했다. 노인은 아들들을 불러 모으고 이렇게 말했다.
"이 모든 것이 칠면조 때문이다. 그들이 내 칠면조를 가져갈 수 있음을 알았을 때 우리는
그 모든 것을 잃게 된 것이다."
칠면조 이야기는 사소한 것 같지만 무시하지 말아야 할 것이 어떤 것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하찮은 물건처럼 보일지라도 상대에게 함부로 해도 된다는 인식을 심어주게
되면, 그들은 자신을 만만하게 보고 더 큰 위해를 가할것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교전 상태가 한달 보름 가까이 지속되어간다. 국제사회는 하마스가
기습적으로 이스라엘을 무차별 공격한 것을 잊은 채, 이제는 이스라엘을 향하여 공격을 멈추라고
압박을 가하여 왔고, 그래서 일시 휴전이 이루어졌다.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피난 생활을 연일
탑 뉴스로 보도하고 있는 세계 언론들은 이스라엘군을 비난하기에 바쁘다.
우리는 칠면조 얘기에서 보듯,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의 압력에 굴복하여 하마스에 대한 보복
공격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이스라엘은 정말 생존할 수 있을까?
혹자는 얘기한다. 아무리 전쟁이래도 민간인 피해가 너무 심하지 않느냐고ᆢ
정말 무식한 소리다. 전쟁 하에서는 당사국 간에 군인과 민간인이 따로 구별될 수가 없다.
거기에는 전 후방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거기에는 상대를 죽이지 못하면 내가 죽어야 한다는
냉혹한 법칙만이 존재할 뿐이다. 노인의 말대로 칠면조를 잃었을 때, 애시당초 끝까지 추적하여
그 칠면조를 찾아내고 훔쳐간 도둑들을 소탕했더라면 더 큰 피해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하마스보다 더 악랄하고 교활하며 수천 배나 더 강한 북한 공산집단을 마주하고 있다.
그들은 하마스의 전략처럼 자주 위장 평화 공세를 써왔다. 하지만 평화공세는 말그대로 침략을
전제로 한 위장 전술일 뿐이다.
만일 그들이 무력도발을 해온다면,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 무력도발 원점에 대한 강력한
대량 보복 전략은, 적의 선제공격 의지를 꺾는다는 점에서, 그리고 보복의 정당성 확보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칠면조 이야기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무척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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