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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과 맛이 풍성한 1박 3식”
모임 개요
ㅇ 언 제 : 2025년 11월 17일(월) - 11월 18일(화)
ㅇ 누 가 : ‘청암’회원 7명
ㅇ 어 디 : 바다만찬 민박(전북 군산시 옥도면 신시도1길 8-2 / 0507-1348-9840)
ㅇ 날 씨 : 흐림, 비
모임 앨범
첫째 날(11월 17일)
고군산군도 여행(1박 3식)
가격보다 가치가 새로운 Trend로 떠오르고 있는 요즘입니다. 그래서인지 친환경 여행이 대세라죠. 불편을 감수하는 고행 여행이 아니라, 수려한 자연경관을 찾아 지속 가능한 여행을 원하는 이들이 늘었다는 증거입니다. 이럴 때 등장한 게 자연생태계의 보물창고로 주목받는 섬들인데요, 직접 잡은 수산물로 소박하게 차려내는 밥상까지 더해져 꾼들의 호감을 끌기 시작했습니다. 지역소멸 위기 대응 차원으로 섬의 관광화를 꿈꾸는 이들의 아이디어가 돋보입니다.
고향 친구들 정기모임 장소를 물색하던 총무에게 그동안 섬이었다가 새만금 사업으로 육지화가 된 고군산군도(古群山群島) 탐방을 권했습니다. 끄트머리에 있는 유인도 3개(방축도, 명도, 말도)와 무인도 2개(광대도, 보농도)가 내년 봄 인도교로 연결되면, 그야말로 명품 Trekking course가 완성된다는 곳입니다.
예전에 가끔 찾았던 군도(群島)지만, 모처럼 고향 친구들과 함께하니 설레네요. 방식은 요즘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1박 3식 섬 민박’ 프로그램입니다. 대전, 계룡, 완주에 사는 친구들은 익산역에 집결하여 묶음으로 이동하자고 약속했습니다. 기차역에서 만나 차 타고 신나게 달립니다. 그런데 날씨가 좋지 않다는 예보입니다.
천지개벽 새만금
오랜만에 ‘바다 위 만리장성’이라 일컫는 약 34km의 ‘새만금방조제’ 길을 달립니다. 레드카펫(Red carpet) 밟듯 설레는 기분으로 길게 뻗은 직선도로를 달리노라니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고려 때부터 군산을 감싸고 있는 서해 도서(島嶼)에 수군진영(水軍陣營)을 두면서 군산군도(群山群島)라 불렀다가, 조선 세종 때 육지로 옮겨가면서 옛 고(古)자가 붙었습니다.
그런 이곳에 천지개벽(天地開闢)이 일어났는데요, 새만금 사업으로 방파제가 생기면서 육지가 된 것입니다. 야미도(夜味島)를 지나 고군산군도의 관문과도 같은 ‘신시도(新侍島)’로 진입합니다. 코로나를 틈타 개장되었다는 ‘국립 신시도자연휴양림’과 Ocean view가 좋다는 숙박시설도 언제 한번 맛봐야 할 숙제입니다.
신시도('바다만찬 민박집')
일찍부터 산꾼들에게 속살을 내보였던 낯익은 ‘신시도(新侍島)‘입니다. 2008년도 가을부터 산행차 자주 들락거렸던 섬인데, 예전과 많이 변했네요. 마을 공용주차장에 주차 후 옛 추억을 더듬으며 이정표 따라 베이스캠프(Base camp)인 ‘바다만찬’ 민박집을 찾아갑니다. 마을 담벼락마다 귀여운 벽화가 가득합니다.
민박집들이 꽤 많은데요, 조용하던 신시도에 관광객들이 북적이는 이유도 바로 이런 밥 주는 민박집들 때문이랍니다. 좁은 골목을 지나 계단을 오르니 아담하고 깔끔한 집(2층)이 나타납니다. ‘생방송 오늘 저녁’에 방영되었던 곳이라는데, 당일 점심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 1박 3식에 1인당 140,000원(유람선 투어 비용 1인 22,000원 포함)으로 만만치 않네요. 숙식 외에 술과 음료 등은 제공하지 않는답니다.
총무(‘채수창’)가 애써 짠 계획이기에 토를 달면 안 됩니다. ㅎ 무엇보다도 깔끔해서 좋은데요, 창밖으로 보이는 바닷가 풍경도 그림입니다. 대천 친구들도 도착하여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짐 풀고 나니, 곧바로 점심시간입니다.
(전북 군산시 옥도면 신시도1길 8-2 / 0507-1348-9840)
오찬
기대가 되는 즐거운 오찬 시간입니다. 3끼 중 첫 번째 식사입니다. 가리비와 바지락탕, 도미찜, 간장 새우 등 인원수 따라 보기 좋게 세팅해 놓았네요. 첫 식사는 개운하고 깔끔한 국물로 여름에 잘 어울린다는 연포탕(軟泡湯)입니다. 막 잡은 듯한 커다란 낙지가 꿈틀거리며 등장합니다.
싱싱한데다가 담백함과 부드러운 감칠맛까지 더하니, 절로 감탄사가 폭발합니다. 쫀득하게 익힌 낙지와 바지락이 듬뿍 들어있는 시원한 국물의 감칠맛에 반했습니다. 대천 바닷가에서 평생을 살아온 친구들도 만족한 표정들입니다. 잘 먹었습니다.
유람선 투어 유감
Package로 유람선 투어가 계획되어 있는데요, 기상악화로 출항할 수 없답니다. 대각산 등정을 할까 했지만, 감기 후유증으로 몸 Condition이 좋지 않은 데다가 기상까지 나빠 쉽게 포기합니다.
군산에서 서남쪽으로 37km 떨어져 있는 신시도는 고군산군도 중 면적이 가장 큰 섬입니다. 동쪽 최고점인 월영봉(月影峰, 198m)은 선유 팔경 중 하나인 월영단풍(月影丹楓)으로도 유명한 곳인데요, 이곳은 신라 ‘최치원’과 관련된 지명이 많습니다. ‘최치원’이 크게 깨달음을 얻었다는 대각산(大覺山, 187m)이 서쪽 월영봉과 마주 보고 있는데 오르지 못해 아쉽습니다.
차량 1대를 이용해 원하는 친구들만 싣고 드라이브에 나섭니다. 바다 위에 떠 있는 작은 섬들을 연결한 다리들이 그림이기 때문입니다. 섬인 듯 섬이 아닌 ‘고군산군도(古群山群島)’는 총 63개의 섬이 오밀조밀 뭉쳐있습니다. 선유도, 장자도, 무녀도, 대장도, 관리도, 횡경도, 말도, 방죽도, 신시도, 명도, 야미도, 연도, 어청도, 개야도, 죽도, 비응도 등 16개의 유인도와 47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진 군도입니다. 선유도의 망주봉과 명사십리, 장자도의 사자바위와 할미바위 등이 대표풍경입니다. 등산은 물론 하이킹, 캠핑, 바다낚시, 갯벌 체험, 공중하강 체험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참 많습니다.
옛 추억을 더듬으며 ‘선유도(仙遊島)’를 한 바퀴 돌아보다가 실수로 부딪혀 차량 타이어가 펑크가 나는 사고를 저질렀습니다. 할 수 없이 레커(Wrecker) 차량을 불러 정비소로 이동해야만 했습니다. 이래저래 여행을 망쳤네요. 그래도 인명사고가 없어 다행입니다.
숙소로 돌아와 짬을 이용하여 회의도 했습니다. 지난봄 소천(召天)한 ‘수만’에 대한 추모의 시간도 가졌습니다. 소란스럽던 방안이 갑자기 숙연해집니다. 친구의 빈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지네요. 많이 보고 싶습니다. 매번 하는 회의인지라 간단하게 회비 운영에서 모임 방법까지만 새로 정립했습니다. 씁쓸하지만, 이젠 많이 늙었다는 징표입니다. 지난주 만난 동기생 모임과 유사하기에 많이 벤치마킹(Bench marking)도 했습니다.
만찬 그리고 가을밤
두 번째 식사도 해산물 잔치입니다. 만찬으로 두툼한 회와 매운탕이 준비되어 있네요. 정성껏 Plating 된 도톰한 광어가 쫀득함과 고소함을 뽐내며 등장합니다. 리필도 가능하다기에 아예 허리띠를 풉니다. ㅎ 고등어구이, 소라, 문어, 전복찜도 줄을 맞춰 순서를 기다립니다.
술 한잔 당기는데, 꾹 참습니다. 대신 얼큰한 매운탕에 밥 한 공기도 뚝딱! 민박집 주인장님의 음식 솜씨가 보통이 아닙니다. 다시 방으로 올라와 두런두런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솜씨 좋은 친구 부인이 만들어 보낸 쭈꾸미 무침이 다시 입맛을 돋우네요.
나뭇잎이 우수수 떨어지고 들녘의 낟가리도 모두 거두어 황량해지는 늦가을입니다. 들녘에 하얗게 피어나 일렁이는 갈대의 군무(群舞)와 잊었던 옛사람이 그리워지는 때입니다. 날이 어두우니 소슬바람마저 덩달아 살랑입니다. 남쪽으로 향하는 기러기 떼의 울음소리도 처량합니다. 잠이 잘 오질 않을 것 같은 가을밤이 익어갑니다. 늦가을 나그네 여정이 쓸쓸합니다.
둘째 날(11월 18일)
산책
이튿날 아침 눈을 뜨고 섬 동네를 한 바퀴 돌아보려 했으나, 엄청나게 내려간 기온 때문에 쉽게 포기합니다. 바람 소리 요란한 창문 밖 풍경만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한때 등산객들에게 봄 산행 버킷리스트(Bucket list)로 꼽혔던 대각산(188m)만 어둠을 뚫고 나타나 자태를 뽐냅니다.
고군산군도에는 ‘섬 잇길’이란 또 하나의 관광상품이 생길 예정으로 꽤 들떠있습니다. 5도(島) 4교(橋)를 잇는 총 14km의 해상인도교사업이 준공을 앞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외곽에 있던 나머지 섬(말도, 보농도, 명도, 방축도, 광대도)들이 연결되어 2026년 봄에 개통된다는 소식입니다. 2017년 첫 삽을 뜬 후 2021년 10월 4교(광대도 – 방축도, 83m)가 완공되었습니다. 이어 1교(말도 – 보농도, 308m)와 2교(보농도 – 명도, 410m)가 2025년 10월 완료되었고, 3교(명도 – 광대도, 555m)도 11월 말 준공된다죠. 마무리 후 2026년 상반기에 선보일 예정이라는데요, 이젠 바다 위를 걷는 특별한 명소'로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합니다.
조찬
맛집 여행의 마지막을 장식할 3번째 아침 식사가 궁금합니다. 끝판왕답게 한식 요리가 나오는데요, 삼삼하면서 고소한 간장게장이 밥도둑을 자처하고 나섭니다. 우와~ 민박에서 등장하는 꽃게장에 놀라는 것도 잠시, 짜지 않고 감칠맛 가득한 생선들이 줄을 섰습니다. 배가 불러도 계속 들어가는 마성(魔性)의 맛입니다. 서대와 갈치 등 비린내 없이 잘 구워진 생선구이도 식감을 자극하고요, 바지락과 황태가 들어간 국도 술 먹은 이들의 해장을 돕습니다.
세끼 모두 정갈하고 맛있습니다. 재방문하고 싶네요. 계절의 변화에 따라 해산물 메뉴도 달라지겠죠. 사장님 부부와 두 딸이 함께 운영한다는데, 절로 엄지척~!
Checkout
대장도를 들리기 위해 혹시나 하면서 Check out 후 숙소를 나섭니다. 정겨운 어촌마을 분위기에 깔끔한 숙소와 더불어 해산물 가득한 정갈한 식사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삼시 세끼는 이름처럼 제철 바다의 맛을 그대로 옮겨온 식탁이었습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깔끔하고 정갈한 해산물 밥상은 주인장의 손맛까지 더해져 절로 Healing이 되었네요.
해수부가 주관한 ‘어식대첩(魚食大捷)’ 수상 이력에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식탁에서 느끼는 바다 내음에 이번 여행도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맛과 정, 그리고 하루 세끼의 밥상으로 완성되는 아주 특별한 여정이었습니다.
듣던 대로 단순히 하루 묵고 떠나는 숙소 그 이상이었습니다. 아름다운 풍경에 따뜻한 정성과 신선한 해산물이 어우러진 섬 탐방의 정수를 보여줬습니다. 하루만 있기엔 아쉬운 마을을 떠납니다. 미식 관광 활성화를 위한 'GO! 군산 섬해진미’ K-해양관광의 핵심지가 될 게 분명합니다.
대장도
아쉬워서 고군산군도 여행의 백미(白眉)라는 대장도에 도착하니, 진눈깨비가 앞을 가로막습니다. ‘대장봉(大壯峯, 143m)’은 그리 높지는 않으나 만만하게 볼 코스는 아닙니다. 웅장한 바위들이 하늘과 바다 사이에서 한 폭의 그림처럼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가까이 장자도부터 선유도, 무녀도를 포함해 일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를 바라만 볼 뿐입니다. CNN이 정한 ‘아시아 숨은 명소’ 중 하나라지만, 기상이 나빠 포기할 수밖에 없네요. 친구들에게 고군산군도의 12개 봉우리가 마치 무사들이 도열 한 듯한 무산십이봉(武山十二峯)을 보여주지 못해 아쉽습니다.
어쩔 수 없이 포기하고, 대장도를 나옵니다. 힘센 장자가 나왔다는 ‘장자도(壯子島)’에서 잠시 멈춰 호떡(2,000원)으로 몸을 덥힙니다. 예가 관리도와 방축도 등으로 들어가는 여객선을 타는 곳입니다. 밀려드는 인파로 인해 섬의 낭만이 사라졌습니다. 그래도 희희낙락 즐겁습니다.
오찬
군산에서 점심 식사 후 헤어지기로 합니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고풍스러운 ‘군산 복집‘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운 후 시간이 남아 지난주 들렸던 ’동국사‘도 기웃거립니다, 군산 근대화 거리를 걷고 싶지만, 선뜻 찬성하는 노인네들은 없습니다. 빵집 ’이성당‘도 호감도가 적어 일찌감치 포기하고는 조금 거닐다가 복국집으로 들어섭니다.
[인생은 좋아하는 것만 골라 먹을 수 있는 뷔페가 아니다.
좋은 걸 먹기 위해 좋아하지 않는 디저트(Dessert)가 따라 나오는 것도 감수해야 하는 세트 메뉴다]
탕 자체도 준수하지만, 깔리는 찬들과 곁들여지는 음식들이 깔끔한 게 맘에 듭니다. 가격도 합리적입니다. 복요리를 한 상 받고 싶지만, 냉혹한 현실 앞에서 밀복탕을 시킬 수밖에 없네요. ㅎ 2인 이상 주문 시엔 회가 맛보기로 나오는데, 군산 탕 집들이 다 그렇다죠. 늙은이들이 잘도 먹습니다.
(전북 군산시 구영7길 15 / 063-446-0118)
에필로그
날씨 때문에 조금 일정을 앞당겨 귀가키로 합니다. 갈 때 역순으로 복귀합니다. 헤어지면서 잡은 손을 쉽게 놓지 못합니다. 까짓거 다음 달에 송년 모임 함 더할까요? ㅎ 익산역에서 출발하는 새마을호에 몸을 싣습니다.지독히도 뜨겁기만 하던 햇살이었는데, 이젠 대지를 부드럽게 어루만집니다.
바람이 다시 설렘을 전해줍니다. 길가의 나무들은 하나둘 옷을 갈아입으며, 산과 들을 화려하게 채웁니다. 단풍잎이 흩날리는 숲길에 서 있으면, 계절이 준비한 무대 위의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마저 듭니다. 바스락거리는 낙엽 소리, 코끝을 스치는 서늘한 향기,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 한 조각까지 모두가 가을이 건네는 선물입니다. 누군가는 정상에서의 성취를 위해 산을 오르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그 길 위에서 자신을 발견합니다. 그래서 가을 여정이 더없이 좋습니다.
가을입니다. 날씨는 짓궂지만 서정(抒情)의 성찬(盛饌)이요, 황홀한 사색(思索)의 만찬(晩餐)입니다. 심장이 뛰니 살아있음을 느낍니다. 우리들의 감성 놀이터인 이 가을을 사랑합니다!
수욜(11. 19) 오후에 갯바위가

첫댓글 청암회의의 후반기 정기모임은 그야말로 맛과 멋이
넘쳐나는 군산권(고군산군도 등) 여행이셨군요.
저희도 수년전 군대 정기 모임을 유사하게 1박 2일
(군산~부안~고창)간 추진했었는데 매우 만족스러웠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감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