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655
천자문244
동봉
0885돌아볼 고顧Reflect
0886대답할 답答Answer
0887살필 심審Examine
0888자세할 상詳Detail
구따썬씨앙顾答审详gudashenxiang
편지글은 간략하게 요점을담고
돌아보며 대답하되 자세히하라
이런 글을 읽을 때 전율이 느껴집니다
위에 올리는 보고서는 간략하되
요점을 정확하게 짚어 올리라고 합니다
장문의 보고서는 다 읽을 수 없는 까닭입니다
한두 곳에서 올라오는 보고서라 하더라도
만리장성의 대하소설을 쓸 필요는 없습니다
하물며 전국에서 올라오는 국민의 소리가
길고 장황하다면 어찌 다 읽겠습니까
그래서 메모든 편지든 상소문이든
짧고 간략하게 요점을 짚어 띄워야겠지요
문제는 바로 그 다음부터입니다
아무리 간략하고 또 간략한 보고서라도
위에서 백성들에게 답을 하고
또 돌아볼 때는 자세하게 살피란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의 최고지도자는
국민과의 소통이 뿌리줄기根幹입니다
이 2줄 8글자에 담긴《천자문》의 내용은
국정을 이끌어가는 이들에게는 명언입니다
국민들로부터 올라오는 수많은 사연을
어떻게 하면 최고 책임자에게 전달한 것인지
정말 하나라도 빠뜨리지 않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간략하게 하되
아주 작은 소리도 놓치지 않고 요점을 뽑아
위로 올려 보고하고 브리핑하는 게
내각內閣Cabinet이 해야 할 일들입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말처럼
이 세상에서 더 이상 멋진 속담이 있겠습니까
국정 최고책임자는 당나귀 귀가 되어야하고
각료들은 아주 정확하게 전해야 합니다
0885돌아볼 고顧Reflect
돌아볼 고顧 자는 꼴소리 문자입니다
머리의 뜻을 지닌 머리혈頁 부와
소릿값 고용할 고雇로 이루어졌습니다
머리를 돌려 돌아보다의 뜻이고
시간을 거꾸로 돌려 돌아보다의 뜻입니다
머리 혈頁 자를 놓고 보면
정수리 아래丅에 눈目이 하나 있습니다
그리고 눈 아래로 수염八이 양쪽으로 났지요
실제 외눈박이 생명이 있는가는 잘 모르겠으나
내가 알고 있는 한 사물을 보기 위한 눈은
반드시 둘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눈이 두 개일 때 사물을 3D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3D카메라의 발명을 비롯하여
3D동영상으로의 엄청난 발전은
첨단 광학光學기술의 혁명이 아니라
인간이 본디 지닌 3D의 시각을 따라감입니다
그런데 이 머리 수首나 머리 혈頁에서는
단지 하나의 눈으로써 표기하고 있습니다
나는 이런 글씨를 접하며 생각에 잠깁니다
격 밖格外의 세계를 예술로 승화시킨
파블로 피카소(1881~1973)의 그림에서
그는 입을 발바닥에 그리기도 했고
하나의 눈은 샅에 두고
하나의 눈은 정수리에 두기도 했습니다
이미 중국인들은 수천 년 전에 글자를 만들며
1개의 눈으로 온전한 세계를 표현했지요
누구도 머리 수首 자나 머리 혈頁 자에
왜 눈이 하나밖에 없느냐 불평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코도 귀도 입도 그려 넣음 없이
어떻게 머리라 할 수 있느냐 말하지 않습니다
중국인들이 피카소만 못했기 때문일까요
우리 한국인들이 한자를 소화하면서
우리는 예술가 파블로 피카소만 못했을까요
격 밖의 세계는 선사들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이미 우리는 머리 혈頁, 머리 수首만으로도
머리를 인식할 수 있는 이들이었습니다
아무튼 머리 혈頁 아래의 여덟 팔八 자를
살짝 떼어 정수리一위에 올려놓게 되면
으뜸이며 최고란 뜻의 머리 수首 자가 되고
머리 수首에서 머리카락을 떼어다
눈 아래쪽에 붙이면 머리 혈頁 자가 됩니다
머리카락이 내려가 턱수염이 되고
턱수염이 올라가 머리카락이 되는 세계가
한자에서는 쉽게 이루어집니다
돌아볼 고顧 자에 담긴 뜻으로는
1. 돌아보다
2. 지난날을 생각하다
3. 돌보다
4. 당기다
5. 돌아가다
6. 품雇을 사다
7. 다만
8. 생각컨대
9. 도리어
돌아볼 고顧와 관련된 한자로는
頋 : 돌아볼 고/고요할 와
顾 : 돌아볼 고의 간체자
眄 : 곁눈질할 면
眷 : 돌볼 권 자 등이 있습니다
고용雇用이란 일할 사람을 채용함입니다
돌아볼 고顧 자에 품팔 고雇가 들어감은
예로부터 노동자를 잘 돌아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뛰어난 사업가 기업가들은
그리고 덕있고 명망있는 토호土豪들은
자기가 고용한 사람들을 잘 보살핀 이들입니다
품팔 고雇 자는 새 추隹에 지게 호戶자지요
새隹가 사람의 집戶에 깃든다는 것은
사람에게 가까이하고 싶어서는 아닐 것입니다
처마 밑에 집 짓기를 좋아하는 제비라면
으레 그러려니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제비도 알을 까 새끼를 키우기까지
처마 밑에 집을 지을 뿐입니다
새끼가 다 자라 하늘을 자유롭게 날게 되면
고맙다는 인사 한 마디 없이 떠나갑니다
제비는 영특한 생명이라 안전을 택하지요
사람의 힘을 빌어 천적으로부터
알과 새끼를 보호하려는 본능이 있습니다
사람은 또 제비를 잘 보호해주고요
고용주가 노동자를 고용하거나 했을 때
집戶에 깃든 제비隹를 보호하듯이
고용된 일꾼들을 보살피고 돌아보顧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돌아볼 고顧 자에 담겨 있는 뜻
돌아봄顧이란 일꾼들을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0886대답할 답答Answer
대답 답答 자는 꼴形소리聲 문자입니다
대나무의 뜻을 지닌 대죽竹 부와
소릿값 합할 합合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합할 합合 자는 쪽문 합/홉 홉으로도 새깁니다
종이가 없을 때 사용했던 대나무竹쪽에
편지 내용에 맞게 회답한다고 하여
대답한다는 뜻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이 대답할 답答 자에는
1. 대답, 회답, 해답, 소리의 형용
2. 합당하다, 합치하다
3. 대답하다, 답하다, 응낙하다, 동의하다
4. 갚다, 보답하다, 응대하다
5. 은의恩義로 대하다, 맞대응하다
6. 장소 따위의 뜻이 들어 있습니다
대답할 답答과 관련된 한자로는
荅 : 좀콩 답/대답 답
畣 : 대답 답
兪 : 대답할 유/나라 이름 수
對 : 대할 대
諾 : 허락할 락
問 : 물을 문 자 등이 있습니다
대답할 답答 자는 죽간竹簡에 쓴
회답에서 온 말이라 위에서 얘기했습니다만
대쪽은 부합符合의 뜻이 있습니다
깨진 거울 조각이 그대로 맞아떨어지듯
쪼개진 대나무는 그대로 딱 맞아떨어집니다
이른바 여합부절如合符節이지요
대답이란 즉시적이어야 하고
사리에 정확하게 딱 들어맞아야 합니다
딱 들어맞지 않는 답이라면 답答이 못됩니다
대답對答이란 마주앉아 얘기를 나누면서
그 자리에서 곧바로 주고 받는 답이고
회답이란 질문자와 답변하는 자가
반드시 함께 있지 않더라도 상관없습니다
편지로 주고받는 답도 회답回答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해답解答이란 질문을 던졌을 때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풀어서 답하는 것이지요
대답이든 회답이든 해답이든
중요한 것은 답答에 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가 아들을 불렀을 때
"예"라는 말은 정확하게는 답이 아닙니다
"예"라는 외마디 답은 '대답할 유兪'자 입니다
답答은 부름에 답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에 답하는 것을 일컫는 말입니다
따라서 상소문이나 보고서가 올라왔을 때
고용주나 관료는 유兪로써 마무리하지 않고
반드시 답答으로써 답을 주어야 합니다
그 답은 올라온 글을 꼼꼼히 살핀 뒤에
친절하고 자세하게 답변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0887살필 심審Examine
살필 심/빙빙 돌 반審은 뜻모음 문자입니다
갓머리宀에 획수는 총15획입니다
집, 집 안의 뜻을 지닌 갓머리宀 부와
물건을 잘게 나눈다는 차례 번番의 합자지요
덮혀 있어서 명백하게 드러나지 않은 것을
자세히 살핀다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1. 살피다, 주의하여 보다, 자세히 밝히다
2. 깨닫다, 듣다, 환히 알다, 밝게 알다
3. 잘 들어 두다, 조사하다, 묶다, 정하다
4. 바루다, 바르게 하다, 안정시키다
5. 자세히, 참으로
6. 만일, 만약
7. 묶음, 다발
8. 꽃이나 푸성귀, 돈 따위의 묶음이고
빙빙 돌 반으로 새길 경우
1. 물이 빙빙 돌다
2, 물이 소용돌이치는 곳입니다
살필 심審과 관련된 한자로는
审 : 살필 심/빙빙 돌 반
宷 : 살필 심
谉 : 살필 심의 간체자
讅 : 살필 심
察 : 살필 찰
査 : 조사할 사
檢 : 검사할 검
監 : 볼 감
省 : 살필 성/덜 생
示 : 보일 시/땅 귀신 기, 둘 치
視 : 볼 시
覽 : 볼 람
觀 : 볼 관
諦 : 살필 체/울 제
閱 : 볼 열/셀 열 자 등이 있습니다
살필 심審 자를 살펴 보면
위와 같은 파자도 가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풀이할 수도 있지요
사람이 살고 있는 집안宀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낯선 사람의 흔적采이 있다고 합시다
한두 곳도 아니고 여기저기田 있다고 하면
제대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명탐정 셜록 홈즈가 아니라 하더라도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것입니다
꼭 사람의 흔적이 아니더라도
짐승의 흔적番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이 살고 있는 집에 짐승의 흔적이 있다면
반드시 제대로 살피고 단속해야겠지요
가을 겨울이면 멧돼지가 출몰을 하고
늦여름에는 말벌이 집을 짓고
심지어 쥐나 들고양이가 휘젓고 다니면
문제가 심각한 게 아니니 잘 살펴야 합니다
이처럼 살핀다審/察는 말은
세심하게 마음을 기울이라는 뜻입니다
가정宀의 도둑番과 마찬가지로
사회를 혼탁하게 하고 더 나아가서는
나라를 휘젓고 다니는 도적이 꽤 많습니다
이럴 때 살피는 역할을 맡은 이들이
한 번 제대로 살폈으면 싶은 마음입니다
0888자세할 상詳Detail
자세할 상/거짓 양詳 은 꼴소리 문자입니다
말씀언변言에 획수는 총13획입니다
상서 상祥과 통하는 글자로서
말하다의 뜻을 나타내는 말씀언변言과
소릿값을 나타내는 동시에
작다는 뜻의 양 양羊 자로 이루어졌습니다
자세하게 말한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지요
이를 자세할 상詳 자로 새길 경우에는
1. 자세하다, 자세히 알다, 다하다
2. 상서롭다, 남김이 없이 하다, 공평하다
3. 골고루 마음을 쓰다, 날다, 비상하다
4. 다, 모두, 모조리, 자세한 내용
5. 길조吉兆, 두루 갖추어짐, 공문서이고
거짓 양詳 자로 새길 경우
'거짓'의 뜻과 '속이다'의 뜻입니다
자세할 상詳 자와 관련된 한자로는
详 : 자세할 상/거짓 양 간체자
仔 : 자세할 자
錆 : 자세할 청/자세할 창
䥊 : 자세할 창/자세할 청
覼 : 자세할 라/자세할 란
覶 : 자세할 나/자세할 라 자 등이 있습니다
자세할 상詳 자는 위의 풀이 외에도
얼마든지 달리할 수 있습니다
목소리言가 큰 것은 웅변입니다
사랑은 그 목소리가 매우 작고 저음입니다
그리고 사랑은 관심이 담긴 마음입니다
우리는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고 합니다
여기에는 사랑이 아니라 승부가 담겨있지요
군주가 백성을 사랑할 때는
큰 목소리를 내지 않고 섬세한 목소리를 냅니다
어떤 사랑도 사랑을 표현할 때는
주위가 알까 아주 작은 소리로 얘기합니다
왜냐하면 사랑에는 질투가 따르니까요
왜냐하면 사랑에는 은근히 따르니까요
왜냐하면 사랑은 보여줌이 아니니까요
왜냐하면 사랑은 흔들림을 만들지 않으니까요
군주가 백성을 사랑함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랑에는 내세움이 없습니다
진정한 사랑은 매스컴을 타지 않습니다
진정한 사랑은 카메라를 부르지 않습니다
진정한 사랑은 신문을 숭상하지 않고
진정한 사랑은 늘 숨어서 펼칩니다
남에게 보여주는 게 사랑은 아닙니다
자세할 상詳 자는 사랑의 심볼입니다
아주 작은羊 목소리言입니다
사랑은 소중합니다
고린도 전서 13장의 '사랑장'이 위대한 것은
이 말씀을 넘는 사랑이 없기 때문입니다
불교에 '사랑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나 많이 알려진 <고린도전서> 말씀을
이 시대 지도자들이 깊이 넓게 알았으면 싶습니다
10/24/2016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