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하면 행복하다는 공식
“ 모든게 예전에 비하면 얼마나 좋아졌어요. 먹는 것 입는 것 모두 다 예전에 비하면 엄청 좋아졌는데도 아이들은 만족을 몰라요.”
좋아졌다는 기준은 무엇일까? 과거에 비하면 좋아졌다. 이전에 비하면 좋아졌다.
행복이나 만족의 기준은 과거가 아니라 현재이거나 대부분은 미래다. 인간은 지금보다 더 나아지길 원함으로 노력하고 자신의 미래와 자기 발전에 대해 고민한다.
만약 모두에게 현재가 지극히 만족스럽고 더 이상 바랄 나위가 없다면 어떨까? 그 상태를 잘 지키며 누릴 수 있을까? 아마 이 행복하고 편안한 순간이 무너질까 염려 할 것이다.
인간의 삶엔 정지가 없다. 잠을 잘 때 조차도 우리의 몸은 운동한다. 죽음으로 멈추기 전까지는 계속하여 움직이는 유동체다. 이러한 현상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만족스러운 순간을 누리고자 필요한것부터 불필요한 오만가지 것들을 고민한다.
얼마 전 한 여름 더위에 갑자기 냉장고 냉동 칸이 기능을 못하는 것이다.
올해처럼 더운 날씨에 냉장고의 고장은 나를 서둘러 A/S신청과 함께 얼마간 사용한 제품이고 혹시 바꿀 때가 되지 않았는지 빠르게 점검하게 했다. 수리 오신분의 ‘오래 쓸 만큼 쓰셨네요. 요즘 그런 모델 나오지도 않아요.’ 라며 방문 수리도 불필요하다는 말에 나는 한치 의심도 없이 새로운 냉장고를 사기로 결정했고 가격 대비현명한 주부들의 노하우를 들으며 많은 시간을 들여 주문했다. 그런데 냉장고가 온다는 날짜에 오지를 않고 연락도 제대로 되지 않자, 급속한 피로감과 동시에 너무 쉽게 냉장고를 바꾸기로 한 건 아닌지 정말 제대로 구매한 건 맞는지 점검해 본다. 이처럼 인간은 마음이 급해지고 심신이 안정적이지 않을 때 오히려 많은 결정을 하는 경향이 높다.
불안이 올라 올 때, 주변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만큼 자신이 강하게 원할 때 , 주변에서 꼭 필요한 것으로 몰아 갈때 우리의 판단은 오류를 범한다. 이러한 결정을 하는 과정에도 실수하지 않으려고 엄청나게 많은 에너지를 쓰게 되고 정신은 급속한 피로감을 호소한다. 물건을 비교하며 오래 고르거나 시장을 보는 일을 힘들어하는 내 성격에는 특히 더 많은 탈진을 느낀다.
많다고 좋은 게 아니라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물건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간단한 원기능에 충실한 물건들만 제공될 수 있다면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무의미 하게 소비하는 시간은 줄일 수 있을 텐데, 외부 자극들은 인간을 수없이 많은결정 시험대로 올려 놓고야 만다. 싼 가격에 화려한 무늬, 최신 유행을 카피한 디자인들 우리의 선택지는 예전에 비해 몇백 배의 자극과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이 가운데 물건은 오히려 간단하다.
이러한 물건을 사용하는 우리들은 이러한 구매 활동을 하는 동안 국가적, 경제적, 정치적, 자연적 환경 등과 연결되어 있다. 싼 중국 제품이 인터넷으로 홍수처럼 몰려오고 사용하기 편리한 일회용 물건은 주변의 어디에나 존재한다. 자신도 모르게 쓰고 있는 저가물건 구매는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문을 열게도 하고 닫게도 한다.
서로 공생이면서 전쟁인 세상인 것이다. 만족을 안다고 해서 행복이 오지는 않는것 같다.
행복감을 느끼면 오히려 작은 것에 만족을 하게 됨으로 우리 자신은 어떠한 순간에 행복감을 느끼는지 오늘의 지금 순간을 기준으로 생각 해보자. 강한 햇살 속에 살짝 불어주는 바람이 기대를 갖게 한다. 입추도 지났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