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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약초는 속단입니다.
생약명으로 토속단(土續斷), 산소자(山蘇子) 라고
하고 사용부위는 뿌리로 가을에 뿌리를 굴취하여
햇볕이나 밝은 그늘에서 말린 후 잘게 썰어서
사용합니다.
속단의 맛은 쓰고 매우며 성질은 따뜻하고
독은 없으며, 성분으로는 알칼로이드, 정유, 비타민E 등이 함유되어 있다고 합니다.
● 속단의 효능으로는
속단은 해열, 소종의 효능이 있어 성분경맥을 잘 통하게 하고, 힘줄과 뼈를 이어주며, 기를 도와주고, 혈맥을 고르게 합니다
해산후의 모든 병에 사용하며 아픈 것을 잘 멎게 하고, 살이 살아나오게 하며, 힘줄과 뼈를 이어준다고 해서 속단이라고 합니다.
또한 관절염과 류머티즘 계통, 허리의 디스크, 타박상, 붕루, 대하, 피오줌을 누는 것, 감기, 중풍, 자궁질환, 외상출혈, 종기 등에 효과가 좋다고 합니다.
● 속단의 용법으로는
속단 말린 뿌리를 1회에 2~6g씩 200cc의 물로 뭉근하게 달이거나 가루로 빻아서 복용하고 외상출혈이나 종기의 치료에는 말린 뿌리를 가루로 빻아 환부에 뿌리거나 가루로 빻은 것을 기름에 개어서 바른다고 합니다.
● 속단의 식용법으로는
속단의 어린잎을 나물로 무쳐 먹는데 약간 떫은맛이 있으므로 살짝 데친 뒤 찬물에 담가 우려낸 다음 조리를 한다고 합니다.
★ 생지황과 같이 쓰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고 이질에도 쓰지 않는다고 합니다.
■ 속단이야기
마을에 한 의원이 있었습니다.
그는 산에서 약초를 캐어서 이 마을 저 마을로 다니며 환자를 치료하고, 약초를 팔기도 하였습니다. 의원이 약을 다 팔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이웃 마을을 지나다가 젊은 사람이 갑자기 죽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의원이 죽은 젊은이 집으로 가보니 집안 식구들이 그를 부둥켜안고 통곡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의원인데, 잠깐 진찰을 해볼까요?"
의원이 죽은 젊은이의 기색(氣色)을 살피니 죽은 사람 같지가 않았습니다. 손끝으로 조심스레 맥을 짚으니 맥이 아주 약하게 뛰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의원은 통곡하는 노인에게 물었습니다.
"이 사람과 어떤 관계이십니까?"
"제 자식 놈입니다."
"어떻게 죽었습니까?"
"갑자기 열이 몹시 나더니 그만 죽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죽은 지 얼마나 됐습니까?""
"대강 두 시간쯤 됩니다."
"울지 마십시오. 살릴 수 있습니다."
"정말입니까?
아니, 죽은 사람을 어떻게 다시 살려낸단 말입니까?"
의원은 호로병에서 환약 두 알을 꺼내 젊은이의 입을 벌려 환약을 넣고는 물을 부어 삼키게 하였습니다.
조금 있으니까 젊은이가 숨을 쉬기 시작하였습니다.
"이틀 후에는 완전히 회복될 것입니다."
아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노인은 무릎을 꿇고 의원에게 세 번 절하였습니다.
"의원님은 하늘에서 내려오셔서 내 아들을 구하였습니다. 죽은 제 자식을 살린 약이 대체 무슨 약입니까?"
"환혼단(還魂丹)이라고 합니다."
죽은 사람을 살렸다는 이야기는 삽시간에 온 마을로 퍼졌습니다. 환자들이 줄을 이어 찾아오는 바람에 의원은 마을을 떠날 수가 없었습니다.
한편, 마을에는 약재상을 하는 욕심 많고 마음 씀씀이가 고약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약재상도 환혼단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약재상은 순간 어떤 수를 써서라도 그 약을 자기 수중에 넣으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 약만 있으면 큰돈을 버는 것은 시간 문제였기 때문 입니다.
욕심 많은 약재상은 음식을 잘 차려 놓고 의원을 초대하였습니다.
"무슨 일로 저를 불러 주셨습니까?"
"우리 술이나 마시며 이야기를 나눕시다."
"저는 아무런 이유 없이 이런 환대를 받을 수 없습니다."
약재상은 의원이 정식하며 말하자, 자기가 품었던 생각을 사실대로 말하였습니다.
"당신이 만든 환혼단에 대하여 소문을 들었습니다. 나와 같이 그것을 만들어 팔면 큰돈을 벌 수 있습니다. 저의 제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렇게 할 수는 없습니다.
이것은 인명을 구하는 조전비방(祖傳秘方: 대대로 내려온 비방)입니다. 돈에 욕심을 내어 이 약을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면 내게 약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 주세요.
돈은 얼마든지 드리겠습니다."
의원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하지 않 았습니다.
약재상은 자기의 목적을 이룰 수 없음을 알자,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돌변해 탁자를 치며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네가 내 말을 안 들어! 내게 약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 주지 않으면 네 다리를 분질러 버리고 말테다."
그러나 의원은 비웃기만 하였습니다.
"당신이 어찌하여 나를 맘대로 하는가!
나의 약은 오로지 병자를 구하는 데 쓸 뿐이야."
약재상이 손뼉을 치자, 그의 하인들이 의원을 뒤뜰로 데려가 몽둥이로 마구 때렸습니다. 거의 죽을 지경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의원은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채 집 밖으로 내던져졌습니다.
의원은 아픈 몸을 이끌고 간신히 산으로 기어올라 약초를 캐어 먹으며 한 달 가량 조리하였습니다. 그렇게 몸을 회복하여 다시 마을로 내려와 약을 팔며 환자들을 치료하였습니다.
"내가 이 놈을 그냥 두지 않겠다.
이번에야 말로 그 놈의 다리를 분질러 버리고 말겠다."
약재상은 의원이 다시 약을 팔며 치료하러 다닌다는 말을 듣고는 하인들에게 명령하였습니다.
"그놈의 다리를 부러뜨려라!"
하인들은 먼저보다 더 심하게 의원을 때려 승냥이의 밥이나 되라고 하며 산골짜기에 갖다 버렸습니다.
이번에는 뼈가 부러져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습니다. 의원은 오직 누운 채로 고통만 참고 있을 뿐,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그 때, 나무를 하러 산에 오른 젊은이가 계곡에 나뒹굴어져 있는 사람을 발견하고는 급히 계곡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자세히 보니, 바로 자기의 목숨을 구해준 의원이었습니다.
의원은 만신창이가 된 몸에 통증으로 신음만하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도대체 어찌된 일입니까?"
젊은이가 물었지만, 의원은 대답을 할 기력마저 없었습니다. 젊은이는 의원을 부축하고는 편히 누일 장소를 찾아 산허리로 갔습니다.
그 일대는 많은 들풀이 자라 있었고, 들풀은 보라색의 꽃과 깃털 같이 생긴 잎이 달려 있었습니다.
"그래! 이런 야생초로 다친 데를 치료한다고 했지."
젊은이는 의원이 가리킨 야생초를 뜯어서는 의원을 업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젊은이는 야생초를 달여 의원에게 복용시켰습니다.
약 2개월이 지나자, 의원의 부러진 다리와 다친 상처가 아물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의원은 젊은이에게 말했습니다.
"나는 이제 더 이 상 이곳에 머물 수가 없으니, 자네가 뼈를 치료하는 약초의 효과를 마을 사람들에게 알리게나."
두 사람이 이야기를 하는 중에 약재상이 하인들을 데리고 젊은이 집으로 들이닥쳤습니다. 의원을 보자 약재상은 흉악한 얼굴을 하며 하인들에게 의원을 죽이도록 명령했습니다.
의원은 끝내 맞아 죽고 말았습니다. 젊은이는 의원의 일을 이어받아 뼈를 접골하는 데 효과가 있는 약초를 마을 사람들에게 전해주었습니다.
그래서 이 약초의 이름을 '속단(續斷)'이라고 불렀습니다. 속단은 부러진 뼈를 붙인다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환혼단(還魂丹)은 의원이 갑작스럽게 맞아 죽는 바람에 애석하게도 전수되지 못했습니다.
속단의 채취는 8~10월에 뿌리를 파서 깨끗이 씻어 흙모래를 제거하고 뿌리 머리 쪽과 꼬리 쪽 및 가는 잔뿌리를 제거한 후 그늘에서 말리거나 온돌에서 말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