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_01
심심해하는 것 같아 앞에서 춤 춰줬어요.
아, 제가 심심한걸까요? -o-
춤 추는 블랙마리아를 바라보는 장미를 찍..;
무슨 표정일까요?
장미는 겁이 엄청 많아요.
특히 소리들에 무척 예민해서, 천둥 번개가 치면 난리가 나요.
천둥, 번개에 예민한 다른 멍이들도 많이 봐왔지만..
장미는 소변을 지리거나 도망다니다 발톱이 빠져 피가 철철 나기도 하고..
증세가 좀 심한 편예요. 심장도 엄청 쿵쾅거리고..
안아주는 건 기본.. 좋아하는 간식 주는 것도 해보고
여러 기관, 단체들에서 배포한 심리 안정을 위한 음반, 음원도 틀어줘보고,
저층이 고층에 비해 소리들에 덜 민감하다 해서 지하실로 내려가보기도 하고,
플라워 엣센스도 사용해보고, 동종요법 등.. 세상에 알려진 모든 방법들을 시도해봤는데,
장미와 동거11년 끝에 얻은 최선은,
동종약을 먹인 후 하드케이지에 들여보낸다 예요.
이 날도 그렇게 했는데, 잠잠해진 저녁에도 문을 오픈해줬는데 케이지 안이 편안한지 안나오네요.
08_03
아침 산책.
멍이와 동거하며 제 하루 일과 패턴이 달라졌어요.
생전 안가보던 동네 뒷산도 여기 저기 가보고, 장미 아녔음 이 시각에 아직도 꿈나라였을 텐데..
조금이라도 선선할 때 산책시키려고 눈꼽도 안떼고 가슴끈 둘러준 후 산으로~
장미의 즐거워하는 궁둥이 입니다~~
장미는 한여름에도, 한겨울에도 매일 산책을 나가는데요.
7~8월 한여름 산책은 오전 9시 이전에 마치거나 밤 10시 이후에 나갑니다.
정말 더울 땐 오전 6시, 또는 자정에 나가는데.. 헥헥거리면서도 나가겠다고 해서 산책을 거를 수가 없네요.
산책 후 먹는 홈메이드 간식.
닭발이나 닭연골이 주 메뉴~
08_04
아침.. 출근하려고 가방 매는데 올려다보는 장미.
애들 떼어놓고 출근하는 엄마들 맘이 딱 이런거겠죠ㅜㅡ
또 숨어들었다가 편안한지 안나오고 구석에 박혀있어요.
08_07
이른 아침이나 밤 11시 이후에 산책을 나가는 지라 여름 내내 가로등이 켜진 산책로를 이용했는데,
요 몇일 산에도 몇 번 가봤어요.
갔다가 모기에 잔뜩 뜯겨왔지요 저만;
장미는 어느 정도의 털을 남겨두고 제가 직접 가위컷으로 털을 정리해주는 지라 해충에 안전한 편이예요.
장미는 심장사상충 예방약을 안먹여요. 대신, 매 년 봄이나 가을쯤 키트, 현미경 검사를 해요.
만에 하나 감염이 되더라도 초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려고~
산책 다녀온 후 냉수욕을 짧게 해요.
이른 아침이나 오밤중에 산책을 다녀와도 온 몸이 뜨겁거든요!
얼른 식혀줘야 하는데.. 처음엔 엉덩이, 발 부터 찬물을 끼얹어주고 겨드랑이, 사타구니로 옮겨가다가
요즘엔 아예 가슴이 안닿을 정도로 대야에 물을 받고 들여보낸 후 제가 손으로 물을 끼엊어줘요.
온욕 까지 번갈아 해주면 수치료가 되는 셈인데~
08_09
이 날도 꼬린 잔뜩 가랑이 사이로 밀어넣고
불안하게 여기로 숨었다가 저기로 숨었다가를 반복.
큰 방에선 자꾸 원목장이나 하우스에 들어가려 하는데,
거기 들어가면 체온이 너무 올라가는 지라 못가도록 문을 닫아놨어요.
했더니 이번엔 숨은 곳이 조오기.
가만 있기만 하면 좋으련만.. 얼마쯤 후엔 있던 곳이 다시 불안한지 또 다른 곳으로 옮겨가요.
그래서 결국 이 날도 하드 케이지에 들여보냈어요.
너무 불안해할 땐 그 편이 가장 안정적이거든요.
08_11
이 날은 비가 내려 시원한 바람이 불었던 거로 기억.
해서, 퇴근하자 마자 가방 던져두고 장미랑 이른 산책을~
이 녀석 아녔음.. 이 시각엔 어딘가에서 술 마시고 있거나 쇼핑하고 있거나 누군가와 수다 떨고 있었을 텐데;
6학년 언니야가 쪼물거려주니.. 허릴 좌, 우로 번갈아 휙휙~ 장먀 조아?
08_12
장미와 블랙마리아~
이 산은 시간, 장소 봐가며 이렇게 풀어놓을 수 있어 좋답니다.
산에서 내려가기 직전, 다시 끈을 묶기 위해 스톱!
08_12
출근 전, 장미에게 다가가 인사하려는데, 이 녀석.. 가까이 가자 뒷다리 하나를 쓰윽 듭니다.
다릴 들어 안녕 하다니.
사실, 지 배딴지 만져달란 거지만;
복날이라고 이여사께서 삼계탕을 끓이셨어요.
제 몫으로 받은 한 마리에서 살코기를 찢어 국물과 함께 갖고 내려와 장미에게 내미니 이 녀석..
매일 먹는 게 닭이면서 눈이 튀어나오려합니다.
하긴.. 화식이 냄새는 훨씬 요란하니까.
순간, 재밌는 장면이 잡히겠군; 싶어 카메라를 가지러 방에 들어가며 스톱,을 걸어놓았습니다.
그랬더니, 보세요 장한 저 모습을.
넘 귀여워 뒤에서 몇 장 찍고 있으니 왜 빨랑 안오냐며 쳐다봅니다. ^^;
얼른 다가가, 먹어~ 하자 허겁지겁..
쓸데없이 기다리게 한 댓가로 정작 먹는 모습은 다 흔들려버렸습니다.
08_13
자정이 다 될 무렵.. 오밤중 산책.
장민 이 시각에도 아직은 더워합니다.
08_14
오늘 오전, 심박수 체크.
가끔 생각날 때 마다 호흡수, 심박수를 체크해요.
주로 호흡수, 심박수가 불안해질 새벽녘에 간격을 두고 세 번 정도씩 체크하는데..
아직은 약이 필요없는 단계라 그런지 호흡수도 심박수도 안정적입니다.
아, 장미는 지난 6월에 이첨판폐쇄부전 1기 진단을 받았습니다.
저는 멍멍이 붕가에 대해 별다른 거부감이 없어요.
권장할 일도 아니고, 권한 적도 없지만,
성적 본능 표출 외에 놀이 활동의 의미도 있는 그것을 못하게 하진 않아요.
다만, 과도한 붕가는..
뒷다리 관절, 심장, 치아(붕가를 하는 쿠션등을 입으로 무는 경우)에 문제를 줄 수 있기 때문에
횟수, 시간들이 지나치면 개입을 합니다. 개입이란, 뭐.. 쿠션을 뺏는 거;
장미가 심장병 진단을 받고 운동제한에 대해 담당샘과 얘길 나눈 적이 있는데
특별히 운동제한을 시킬 필요는 없다셨지만,
제겐 몇 년 전, 이첨판 폐쇄부전으로 떠난 멍이 때문에 생긴, 켁켁과 헥헥에 대한 트라우마가 크게 남아있답니다.
해서 가끔 장미가 심하게 붕가를 하고 헥헥 대고 있으면
에이씨.. -_-; 소리가 절로 튀어나오며 다가가 쿠션을 뺏곤 했거든요.
그래 그런가.
빨래를 걷고 들어왔더니, 이른 아침.. 산책 하고 목욕까지 곱게 해서 편안한 자세로 누워있던 장미가
목을 앞으로 쭈욱 빼 고갤 숙이고 있습니다.
뭔가 눈치 볼 때 하는 포즈.
청소하고 정리해놓은 장미 붕가 전용 쿠션이 방 한 가운데 나와있네요.
아무 말 안했어요. 에이씨도 안했어요;
목 쭈욱 빼고 앉았는 사진만 두 장 찍었어요;
운이 좋았던걸까요, 나빴던걸까요.
물이 반 컵 밖에 남지 않았다, 물이 아직 반 컵이나 남았다.
긍정, 부정의 의미도 되겠지만, 그 사람이 어떤 상태냐와도 상관있을 듯.
뭐.. 어떤 상태이던 간에 긍정, 부정의 의미다 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시간이 많이 흐르긴 했나봅니다.
2013년 사고 당시엔 지금과 같은 생각, 마음은 들지 않았어요.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려 애쓴 적도 없었어요. 그럴 맘이 아니었거든요.
그냥..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레 지금과 같은 맘이 된 거 같아요.
오늘 부터 연휴.
아침 일찍 산책하고 목욕시키고 청소하곤 뻗어 장미 머리를 쓰담쓰담하는데,
옆에서 본 장미 동공이 상당히 튀어나와보입니다.
저 유리알 같은 수정체에 자동차 문이 고 부분에만 닿아선 눈이 박살난 거.
안구내출혈이 심해서 녹내장 위험 때문에 수술 들어가고 당시 상황이 참 급박했답니다.
봐도 봐도 참으로 희한한 건,
어떻게 딱 눈만 다쳤는지.
머리도, 코도, 앞 발도 충분히 다칠 수 있었는데.
눈만 다친 게 다행인 건지, 눈을 다친 게 운이 나빴던 건지.
둘 다죠 뭐.
동전이 앞면만 있나요, 뒷면도 있지.
세상사.. 이렇게 보면 이런 거고 저렇게 보면 저런 거고.
그나저나
장미 눈 안에 제가 있더라구요.
새벽 장미.
늠름하죠?
아랜, 지난 사진들 중~
언젠가 튤립님이 올리셨던 게시물 보고 따라해봤어요.
종이에 간식 싸서 찾아먹으라고 던져줬더니,
첨엔, 저렇게,
이게 뭔 짓이여.. 찾아주세요.. 헬프미.. 저만 바라보다가
제가 외면하니 지가 알아서 잘 찾아먹더라구요. ^^
이건 제가 가끔 하는 방법.
저 네모 틀은 냥이 장난감인데요.
저기에 간식들을 넣거나, 방 여기 저기 간식을 숨겨놓고 찾아먹게 해요.
앞발 잘 쓰는 장미는 끈기와 식탐 까지 있는 편이라 잘 해낸답니다.
아몬드와 닭가슴살 말린 걸 쪼개고 잘라 넣어놨어요.
유연한 냥이와 달리 멍이들은 좀 힘들지만, 그래도 기를 쓰고 잘 해요.
앞 발로 톡톡.. 툭툭.
이 쪽으로 저 쪽으로 자리도 옮겨가며.
혼자놀기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고맙다 장먀.
넌 꺼내먹어라 난 컴터를 하마;
혀도 이용해보고..
결국, 아몬드를 꺼내 아작아작 씹어먹으며 자랑스럽게 절 올려다보는 장미랍니다.
핸드폰으로 찍은 거, 디카로 찍은 거, DSLR로 찍은 거.. 차이나죠? ^^
8월의 일기 끗.
여름이여 안녀응~
첫댓글 장미와 블랙마리아님은 항상 행복한 일상 속에 계신것같아요.부러워요.
소심한 아가들도 그렇지만 케이지같은 지붕이 있는 하우스에 들어가면 안정감을 느낀다고 하더라구요.
그러게요~
그나마 제일 안정감을 느끼는 게 케이지나 하우스에 들여보낼 때.
그 안에서도 온 몸을 부들부들 떨지만요..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가 미소짓게 하네요..많이 행복해보여요!!^^
떠난 녀석들이랑 딱 삼일만 같이 보낼 시간이 허락된다면.. 이란 상상을 해봤어요.
그 맘으로 장미와 지금 시간들을 보내려 애써요. ^^
산책길 너무 좋아보여요~
보기만해도 힐링됩니다용!!
산책하며 좋은기운 많이 받아 건강하자꾸나~~~
정말 많은 멍이들이 산책을 나오는 곳이랍니다~
너구리도 있고 족제비도 있어서 사실 조심해야해요~!
장미가 천둥번개 칠때마다 고생이 많네요.
그렇게 스트레스 받아도 맛있는거 먹고 즐겁게 산책하니 건강하고 행복해보여요~^-^
이 녀석 심장병 관리의 제일 위협적인 요소가 그 천둥번개예요.
그 때 심장에 손을 갖다대면 어찌나 쿵쾅거리는지..
방음되는 사각의 큐브라도 만들어볼까 생각중예요;
@blackmaria 아 정말 그러게요.ㅠㅠ
눈이가 꽃에센스 먹이면 괜찮았는데 며칠전에 2시간정도 천둥번개 쳤을땐 갑자기 어찌나 힘들어하던지 심장에 무리가 많이 됐을까봐 미치겠더라고요.
눈이는 어디 한군데 들어가있으려하지않고 계속 안아달라고해요.
@tullip 멍이들 마다 조금씩 반응이 다르네요..
곁에 있다면 안아주면 되지만, 집을 비워야 할 경우엔 것도 문제네요;
장미에게 먹였다는 동종약은 어디제품인가요?
울 쭈니도 천둥번개 치고 비가오면 넘 심하게 떨고 응가까지 쌉니다. 요즘 허브제품 먹이고있는데 조금 나아지는듯 하더니 다시 무서워하네요.
미국, 영국.. 역가 다른 것들로 세 가지 회사 제품을 갖고 있어요.
장미에게 먹였다는 동종약은 어디제품인가요?
울 쭈니도 천둥번개 치고 비가오면 넘 심하게 떨고 응가까지 쌉니다. 요즘 허브제품 먹이고있는데 조금 나아지는듯 하더니 다시 무서워하네요.
blackmaria님의 극진한 장미사랑이 절절이 묻어납니다.^^
아픈 오라비, 예민한 냐옹이 언냐한테 치여
장미 나이 8살 까지만 해도 늘 후순위로 밀려 눈으로만, 맘으로만 예뻐하던 녀석였거든요.
이제 외동이라.. 맘껏 사랑해주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