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가 수북하게 쌓이고 참배록에 "보고 싶습니다"는 글이 계속되고 있다.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고 노무현 대통령 묘역 분위기다. 노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를 앞두고 주말인 20일과 21일 사이 참배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단체 참배도 많았다. 특히 (사)개혁국민운동본부 회원 500여 명이 지난 20일 봉하마을을 찾아 고인을 기렸다.
이들은 헌화대에 차례로 헌화·분향하고 노 전 대통령이 잠들어 있는 너럭바위 앞에서 묵념했다. 이 밖에도 서울과 부산 등지에서 수십 명씩 단체로 찾아와 참배했고, 개인과 가족 단위 참배도 많았다. 김아무개(부산)씨는 "한동안 해마다 참배를 해오다가 코로나19로 몇 년 동안 찾아뵙지 못했는데, 올해는 추도식을 앞두고 주말에 참배했다"고 말했다.
참배객들은 주로 "요즘 더 보고 싶습니다", "존경합니다", "그립습니다", "대한민국을 지켜주세요. 눈물 나게 보고 싶습니다", "당신은 가셨지만 우리 마음속에 살아 계십니다", "민주주의에 대해, 국민에 대해 깊게 생각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고 적어 놓았다. 또 "사람처럼 살다 가신 당신을 생각합니다", "쌍둥이 아들과 함께 왔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5월만 되면 가슴과 마음이 먹먹합니다", "아래로부터의 혁신, 시민이 깨어 있어야 가능합니다. 늘 가슴에 담겠습니다"라는 글도 있다.
노무현재단은 올해 추도식 주제로 "역사는 더디다, 그러나 진보한다"를 선정했다. 이는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 후 집필한 저서 <진보의 미래>에서 "역사는 더디다, 그러나 인간이 소망하는 희망의 등불은 쉽게 꺼지지 않으며, 이상은 더디지만 그것이 역사에 실현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가는 것"이라 했던 말에서 따온 것이다. 노무현재단은 "노무현 대통령 말씀처럼 인간의 존엄, 자유와 평등의 권리는 꾸준히 발전했고, 앞으로도 발전해 갈 것이라는 믿음으로 주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