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추폭포로 놀러 가자는 처형네는 밖에 나갔다 오더니 너무 답단다.
재일 형님도 포기한다.
거기까지 뙤약볕을 걸어가자고 강제할 마음이 나도 없다.
바보가 챙겨 준 작은 아이스박스를 차에 싣고 혼자 나선다.
칼바위 주차장의 다리를 지나 나무 아래 차를 세워두고
검은 비닐봉지에 물과 캔 하날 넣는다.
그늘을 따라 이미도를 걷는다.
사방댐 앞 편백 아래에 노인 네분이 앉아 동강 막걸리를 마시고 있다.
동강에서 오셨냐 하니 벌교라 하신다.
한 어른이 막걸리 한잔 하라고 부르신다.
사양할 내가 아니다.
신기가 고향이라는 대서초 23회 선배님도 한 분 계신다.
담근 오가피라고 2L병의 검은 술을 종이컵에 가득 두 번 따뤄 주신다.
동강이나 벌교나 다 한동네라 하신다.
자식 이야기 정치 이야기 대서 인물 이야기 등을 나누는데 끼어 있다가
캔맥주를 꺼내 드리고 일어난다.
길 가의 달개비 짚신나물 꿩의 다리를 보며 오른다.
뒤돌아 칼바위와 산 등성이 위의 흰 뭉게구름도 본다.
폭포에 들어가 양말을 벗고 석벽의 이름을 찍는다.
여수에서 왔다는 이에게 용추 글씨를 읽어주며 갑자년이 언제 쯤이라 안 채 한다.
물 속에 들어가 기어다니는데 암반 한쪽은 목이 찰 정도로 깊다.
가느다란 폭포에 상체를 밀어넣고 물을 맞는다.
사람들이 더 올라오자 신발을 신고 정상으로 걷는다.
뒤돌아 봉화산 두ㅟ의 제암산으ㅡㄹ 본다.
정상 인증만 하고 내려오는데 당초 미니 골프장에 콩국수 먹으러 간다던
차가족들은 예당 달국자로 간다고 그리로 오란다.
강골마을과 저수지를 지나 도착하니 그들도 막 온다.
재일 형님과 소주를 마시고 운전은 바보가 한다.
바보에게 계산하라 하며 카드를 주니 반만 했단다.
장모님 생신 때 용돈도 못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