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오전 ‘태극 소녀’들이 17세 이하 여자 월드컵 결승전을 치른다. 이길 경우 남녀 축구를 통틀어 FIFA(국제축구연맹) 주관 대회에서 처음 우승하는 감격을 맛보게 된다.
우리 선수들은 25일 격전지인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해슬리 크로퍼드 경기장을 찾아 공식 훈련을 갖고 사상 첫 월드컵 우승을 향한 채비를 마쳤다.
선수들은 이날 오전 한 시간가량 그동안 일본의 경기장면을 담은 비디오를 꼼꼼히 분석했다. 덕장(德將) 최덕주 감독으로부터 ‘일본 공략법’을 전수받은 대표팀은 오후에는 경기장으로 이동해 패스 연습과 볼 뺏기 훈련 등을 하며 결승전 최종 점검을 마무리했다.
‘최후의 두 팀’은 팀컬러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한국은 득점 1위(8골) 여민지(함안대산고)를 앞세운 골 결정력이 최대 강점이고, 일본은 개인기와 탄탄한 수비 조직력이 돋보인다. 튼튼한 허리(미드필더)를 바탕으로 한 골 점유율은 우리보다 한 수 위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결승전이 ‘창과 방패의 대결’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탄탄한 수비력으로 조별리그부터 단 6실점에 그친 일본은 ‘여민지를 봉쇄하느냐에 따라 결승전 향배가 갈린다’고 보고 있다. 일본 중앙 수비를 맡는 다카기 히카리는 “한국 공격을 주도하는 여민지가 위험한 장면을 만들지 못하도록 사전에 막는 게 중요하다”며 “우리는 수비가 강하다”고 말했다.
공격력은 한국이 앞선다. 우리 대표팀은 조별리그부터 5경기에서 전체 슈팅(68개) 중 66%인 45개가 골문으로 향한 유효슈팅이었다. 유효슈팅 중 3분의 1이 골 그물을 흔들어 15득점을 기록했다. 부동의 스트라이커 여민지와 스페인과의 준결승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주수진(현대정과고)이 결승전에서도 투톱으로 나설 전망이다. 발목 부상에서 회복한 김다혜(현대정과고)도 공격력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U-16(16세 이하) 여자선수권대회 준결승전 1-0으로 일본을 이긴 바 있는 우리 선수들은 자신감을 보였다. 이번 대회에서 8골을 터뜨린 여민지는 훈련에 앞서 “반드시 우승을 하고 돌아가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선수들 모두 바짝 긴장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일본을 반드시 잡아 우승팀에 주는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각오다.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도 이날 훈련장을 찾아 “선수들이 아시아 선수권대회에서 일본을 이긴 경험이 있어 방심할까 봐 걱정되지만, 꼭 금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갈 수 있도록 마음을 가다듬자고 했다”며 사상 첫 월드컵 우승에 희망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