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서 성가 부르는 현정택 청와대 경제수석

[성소자]

교회서 성가 부르는 현정택 청와대 경제수석












▲사진설명 : 지난 18일 현정택(玄定澤)대통령 경제수석 비서관이 매주 일요일 출석하는 교회에서 성가(聖歌)를 부르고 있다.


18일 오전 10시40분 서울 역삼동 영동중앙교회 성가대 연습실. 흰색 가운을 입은 30여명 성가대원들이 대예배 시간에 부를 찬양 연습에 열심이었다. 이때 쑥스러운듯 조용히 들어와 연습실 좌석 뒤편 구석에서 음정을 가다듬는 사람이 있었다.

이 성가대원은 지난달 21일 청와대 경제수석에 임명된 현정택(玄定澤·53)집사. 김대중(金大中)대통령 바로 옆에서 각 경제부처의 정책을 조율하는 ‘경제정책 조정탑’이다.

“대통령을 측근에서 모시는 사람이 한가롭게 성가대원으로 일할 수 있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습니다. 교회에서 조그마한 봉사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나랏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행정고시 10회 출신인 현 수석은 세계은행 파견대표, 주(駐)중국대사관 참사관, 주OECD 대표부 공사 등을 지낸 ‘국제통’이다. 대통령 임기가 6개월 남짓한 지금 ‘구원투수’로 나선 그가 고민하는 경제현안은 무엇일까. “서울은행, 대한생명 매각 같은 당장의 현안도 중요하지만, 제가 기도하는 주제는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과 세계경제 및 한국경제의 회복입니다.” 그는 소외계층을 그대로 두고서는 어떠한 경제발전도 이룰 수 없다고 강조한다.

현 수석은 또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과제 중에 학연·지연의 타파뿐 아니라 ‘절주(節酒)’도 포함되어 있다고 말했다. “능력 있는 사람이라도 술 실력이 약해서 능력 없는 사람 취급받는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특히 술이 약한 여성들에게 술은 엄청난 사회적 장벽입니다.”

청와대로 자리를 옮기기 직전 여성부 차관을 지낸 사람다운 철학이다. 그는 ‘술’뿐 아니라 ‘골프’도 멀리하고 있다. ‘폭탄주’를 즐겨 하는 박지원(朴智元)청와대 비서실장이 주재하는 술자리에서도 현 수석은 폭탄주를 면제(免除)받는 유일한 수석비서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