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하기 좋고 일하기 좋은 구미 만들기, 시민합의 방식의 ''시민참여 시스템''으로 추진해야
◇시장 개인의 의지가 좌우하는 낙후성 탈피, ''시민참여 시스템''에 의해 작동되도록 추진해야… ''사용자 편들기'' 오해 낳는 퍼주기 식의 기업 편향적 기업사랑운동을 경계하면서 창원시 사례를 참고, 구미시에 맞는 대안 만들어야 ◇시스템 구축보다 일회성 삭발 이벤트에 관심이 많은 김관용 시장과 일부 언론… 지방중소도시로서의 구미의 한계를 냉철히 인정하고, 안정을 원하는 소리 없는 시민들의 바닥 정서를 존중하면서 ''우리 살길'' 찾기 위한 시스템 구축에 총력 매진해야 ◇대기업도 동참, 메세나 등 정주여건 개선을 위한 자기 역할을 찾아야 ◇다른 지역에 비해 소극적인 구미상공회의소… 시민합의 과정의 전면에 나서야 ◇대규모 삭발식= 시기도 맞지 않은 데다 오해만 불러일으킬 ''김관용 시장 사임 이전 삭발''은 하지 말아야 하며, 금오공대 옛 신평동 부지 문제가 잘 풀리면 취소해야 ◇삭발 신청자 1천여 명에 비해 ''019 이용 범시민 캠페인''은 관심권 밖으로 밀려나… "일상적인 나의 불편은 싫다."는 지도층과 시민, 범시민대책위의 한계 드러내
구미경실련(대표 법등 스님/집행위원장 장흔성)은 수도권규제완화에 항의하는 삭발식 신청자가 단체별 할당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계획규모 300여명의 3배가 넘는 1천여 명에 이르는 열의가 확인된 한편으로, 그에 못지 않은 강도로 현실주의적 명분과 지지를 받고있는 비판 여론이 동시에 부상하고 있음을 주시하면서 양자의 충돌과 소모전을 우려, 수출 300억 달러 기념식 이후 대폭 떨어진 동력이 더 이상 가라앉기 전에 ''우리 살길''을 찾기 위한 ''기업하기 좋고 일하기 좋은 구미 만들기'' 시스템 구축에 총력 매진함으로써 현 상황을 지혜롭게 정리해나갈 것을 지역사회에 제안한다. 자칫 기회를 놓치면 2003년 2월 LG필립스LCD(주)의 파주 투자 조인식 당시처럼, 한 차례 소란스러운 1회성 이벤트로 끝날 우려를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구미시가 오직 한길, 4공단만 주시하고 예산을 몰아주는 <기업지원 ''단순''행정>에 빠져 있는 동안 창원시는 창의적이고 다양한 내용의 <기업지원 ''종합''행정>을 펼쳐 전국단위의 각종 평가대회를 휩쓸면서 기초단체 중 전국 최고의 ''기업사랑도시''로 ''도시 브랜드''를 새롭게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10월 24일 울산시는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기업사랑추진협의회 설치 △울산산업대상·자랑스런 중소기업인상·산업평화상 지정 △우수기업인ㆍ근로자에 대한 지원 및 예우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기업사랑 및 기업지원 등에 관한 조례안''을 의회 심의를 거쳐 확정했다.
같은 날 창원시도 ''창원시 기업사랑 및 기업활동 촉진 등에 관한 조례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 조례안은 지역발전을 주도한 기업인과 근로자를 발굴하기 위한 기업지원 협의회 설치, 기업의 날 지정 운영과 최고 경영자상ㆍ산업평화대상ㆍ으뜸 장인상 등을 시상함으로써 기업에 종사하는 이들이 존경받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앞서 부산시는 지난 8월 기업사랑운동과는 별도로 ''기업인 예우 및 기업활동 촉진에 관한 조례''를 전국에서 처음으로 제정했다. 부산시는 이 조례를 통해 우수 기업 및 기업인에게 3년간 중소기업 운전 및 육성자금 특례지원, 세무조사 유예 등의 혜택을 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라남도·인천시·광주시의 경우 지역상공회의소가 지자체, 시민단체와 공동으로 ''기업사랑 및 활동에 관한 조례'' 제정을 주도하고 있다. ''구미시 종속기관''으로 비쳐지는 구미상공회의소가 분발해야 하는 이유이다.
특히 위의 조례제정에 앞서 작년 10월에 개최한 제1회 기업사랑 시민축제 이후 전국 최초의 ''기업사랑운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창원시의 경우 창원공단에서 마티즈를 생산하는 GM대우(주)를 격려하기 위한 전국 첫 경차우대 조례제정(2005.7.20), 기업지원단 신설과 38개 기관대표가 참여하는 ''기업지원협의회'' 구성 등의 지원 시스템 구축, 창원 컨벤션센터 내 기업 명예의 전당 건립, 기업의 날 운영, 올해의 최고 경영인상 제정, 올해의 최고 근로인상 제정 등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차별화 된 특수시책을 전개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가장 돋보이는 점은 올 12월초에 발표한 전국 기초자치단체 최초의 ''근로자복지 5개년 계획''이다. ''기업도시, 선진 근로자복지 창원''이라는 정책 비전을 통해 근로자 복지 지원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는 ''균형 있는 기업지원 발상''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용역과 기초조사를 의뢰해 최종 계획을 확정하는 등 입안단계에서부터의 정성과 결합하면서 작년의 기업사랑운동에 대한 ''사용자 편들기'' 식의 오해를 말끔히 털어 내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근로자복지 5개년 계획의 중점정책은 △근로자복지 인프라구축 △생활안정 지원 △복리후생 증진 △사기진작 등 4개 분야이며, 3단계 19개 실행계획의 추진을 위해 5년 동안 국비 182억 8,100만원, 도비 55억 5,700만원, 시비 105억 4,200만원 등 모두 343억 8,000만원을 투입한다고 한다.
기업지원 관련 ''전국 최초''라는 타이틀이 가장 많은 도시일 정도로 시책발굴의 창의성을 자랑하는 창원시는, 신념과 행동의지에 있어서도 저돌적이다. 창원시는 지난 3월 9∼19일까지를 지역기업인 GM대우의 날로 공식 선포하고 GM대우 선전의 선봉에 서고 있다. 15개 읍·면·동 업무용 차량으로 마티즈 신차 15대를 구입하고, 시청사 안에는 신차 마티즈를 전시하고 배너기까지 게양했다. 작년에 구미경실련이 ''지역최대 고용창출기업 LG= 019 이용 범시민 캠페인''을 제안했을 때, 이 눈치 저 눈치 살피면서 결국은 외면해버린 구미시의 소심한 태도와 너무나 대조적이다.
창원시는 기업지원활동 뿐만 아니라 일찌감치 지식기반사회를 선도하고 있는 도시이다. 이미 1994년부터 지자체의 지원 하에 시민단체 중심의 학습도시 사업을 시작했으며, 1995년 전국 최초로 평생교육원 설치운영 조례를 제정한 평생학습도시이다. 주민자치센터 15개, 사회교육센터 25개, 마을 도서관 6개, 평생교육원 3개 등 평생학습이 가능한 센터를 곳곳에 만들어 시민의 학습 참여 기회를 확대해 왔다. 지자체로서는 드물게 직원 14명의 전담조직인 평생학습기획단을 만들어 시민의 평생학습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다.
그 결과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평생학습도시로 지정 받은 지 1년만인 지난 12월초에 제2회 평생학습대상 지방자치단체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학습하는 시민, 학습하는 기업, 세계 속의 평생학습도시 창원''이라는 모토 아래 평생학습축제 개최, 평생학습관련 유공자 발굴 및 표창, 우수·소외계층 프로그램 지원, 평생학습 동아리 조사 등 다양한 시책을 시행해 오고 있으며, 특히 ''젊은 도시 창원''이란 특화 프로그램이 높은 평가를 받았고 한다. 구호뿐인 ''젊은 구미''와 대조적이다. 구미시의회 역시 주민자치위원회 조례(안) 의결을 수 년째 보류, 시민들의 평생학습 분위기 조성을 발목잡고 있다.
창원시는 행정혁신도 선도적이다. 지난 9월 시립문화예술회관인 성산 아트홀 관장의 외부 공채에 이어, 내년 3월 개관예정인 노인종합복지회관의 관장도 외부전문가를 공개 채용하기로 했다. 이 역시 구미시와 대조적이다.
대형 할인점의 공략으로 재래시장이 황폐화되고 있는 재래시장을 살리기 위해 창원시는 지난 2월 23일부터 ''재래시장 현장방문의 날''을 운영하고 있다. 실ㆍ국별로 지역 내 17개 재래시장과 결연을 맺고 시청 구내식당이 문을 닫는 매월 첫째ㆍ넷째 주 수요일 점심 시간에는 공무원들이 재래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의 애로사항과 건의사항을 듣는다. 점심시간을 활용하는 만큼 식사도 이곳 재래시장 식당에서 하게 된다. 이 또한 최근의 홈플러스, 롯데마트 개점에 대해 방관하고 있는 구미시와 대조적이다.
우리는 창원시의 선도적인 사례를 높이 평가하고 ''기업하기 좋고 일하기 좋은 구미 만들기'' 시스템을 구축하기 전까지, 과도기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할 수도권규제완화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에 창원시 현장방문을 제안한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정주여건 개선의 중요 요건인 쾌적한 도시 만들기(그린 어메니티)와 이를 뒷받침할 도시계획조례의 정비 및 도시·건축위원회의 개방적 개편, 문화생활 여건향상을 위한 대책 등 창원시가 개척하지 못한 영역에 대해선 우리가 선도적으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적극성의 발휘를 촉구한다.
끝으로 우리는 구미상공회의소의 분발을 촉구한다. 구미상공회의소는 이번 기회에 시민합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의 전면에 나섬으로써, 구미공단과 지역경제 관련 민·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그 중심에 서겠다는 ''자기혁신 전략''을 확고히 함으로써 구미시 하부기관 이미지를 탈색하기 바란다. 이는 지역사회의 여론이지 구미경실련의 단독 의견이 아니다.
시민들에게 조사통계 발표만 하는 기관으로 비쳐지는 게 아니라, 유럽의 상공회의소처럼 지역경제의 통계에서부터 정책까지 거머쥘 뿐만 아니라 시민 캠페인도 주도하는 모습의 혁신적인 변화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