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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5년 이상 마약 청정국으로 분류되었을 정도로 마약에서 자유로운 편이지만, 마약조직들은 상대적으로 의심을 덜 받는 한국인을 이용해 마약운반을 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때문에 그동안 많은 한국인들이 마약을 운반하다 검거되고 수감되었다. 단순하게는 공항에서 누군가의 부탁을 받고 짐을 들어줬다 마약이 발견된 경우도 있고, 공짜여행이나 현금 등의 유혹에 넘어가 마약을 운반하다 검거되기도 했다. 운반하는 물건이 마약인줄 알면서도 그런 일을 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자신이 운반하는 물건이 마약인지조차 모르고 있다 검거된 사람들도 꽤 있었다. 이렇게 세계 여러 나라에서 마약을 운반하다 검거되고 마약 운반책으로 몰려 중형을 받는 한국인들이 속출하자 국정원은 한국인을 마약 운반책으로 쓰고 있는 대표적인 마약조직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랜 세월 공을 들인 끝에 드디어 은요일 요원이 마약조직원으로 위장하고 마약조직 깊숙이 침투할 수 있게 되었다. 은요일 요원이 추적하고 있는 국제 마약조직은 현재 태국에 은신처를 두고 있는데, 은요일 요원은 마약조직원 대부분이 파악되면 현지 경찰의 도움을 얻어 마약조직원 전체를 검거하고 와해시킬 계획이었다. 그런데 검거작전이 시작되기 직전 일이 잘못되었다. 은요일 요원이 도움을 얻기 위해 연락을 취한 태국 경찰 조직 깊숙이 마약조직의 첩자가 숨어있었던 것이다.
은요일 요원이 마약조직의 거래처에 들렀다 본거지로 가기 위해 승용차에 오르려고 하는데 안면이 있는 두 명의 태국인 마약조직원이 시내까지 태워달라고 했다. 자신들도 자동차가 있긴 하지만 고장이 났다는 것이었다. 은요일 요원이 고개를 끄떡이자 한 사람은 옆자리에, 한 사람은 뒷자리에 올라탔다. 은요일 요원은 자동차를 출발시키며 평소대로 자동차의 CD플레이어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은요일 요원은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을 좋아해 같은 CD를 반복해 듣고 있었다. “이, 이게 무슨 음악이죠?” 옆 자리의 조직원이 긴장된 목소리로 물었다. 그때까지도 은요일 요원은 자신의 정체가 발각되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아, 이 음악요.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입니다. 연주가 가장 잘된 음악을 골라 컴퓨터의 CD라이터를 이용해 직접 구웠죠.” “분위기가 정말 딱이군. 죽음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게….” “예? 죽음의 냄새요? 아, 그렇죠. 총 3악장으로 되어 있는 이 협주곡 중에 2악장은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영화 음악으로도 쓰였는데, 죽음의 느낌이 좀 있습니다. 이 작품은 모차르트가 죽기 두 달 전에 완성했다는데, 이 곡을 쓰던 당시 모차르트는 이미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제2악장의 담담한 흐름에는 인생에 대한 체념이 담겨 있죠. 이 음악이 끝날 때쯤 시내에 도착하겠군요.” 바로 그 순간이었다. 은요일 요원의 머리에 뭔가 차가운 것이 와 닿았다. 흠칫 놀라며 곁눈질로 뒤를 돌아보니 머리에 권총의 총구가 닿아 있었다. “뭐, 뭡니까?” “저쪽 길가에 차 세워, 코리안.” 은요일 요원은 어쩔 수 없이 시키는 대로 차를 세웠다. 그러자 놈들은 은요일 요원의 손을 의자 뒤로 돌려 양 손목에 수갑을 채웠다. 그리고 눈과 잎에 테이프를 붙였다. 눈이 보이지 않게 되자 은요일 요원은 귀에 신경을 집중했다. 곧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 사이로 태국인들의 대화가 들려왔다. “이게 뭐이래? 무슨 시한폭탄이 타이머를 30분 단위로 밖에 조절할 수 없어?” “상부의 지시이니 총으로 죽이는 것은 안 돼. 타이머를 30분으로 맞추고 터질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자, 손목시계와 폭탄의 시간을 똑 같이 맞추자고….” 곧 타이머를 맞추고 나서 시한폭탄의 작동스위치를 누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런 뒤 그들은 차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말소리는 자동차 밖에서 이어졌다. “자동차 밑에 장치하자고.” 얼마 뒤 다시 말소리가 들렸다. “다 됐어. 터지려면 이제 29분쯤 남았겠군.” “우리 여기 서있다 누군가에 목격되면 좋을 게 없는데. 또 폭탄이 맞춰놓은 시간보다 일찍 터질지도 모르고.” “시한폭탄 시간이 뭐 고무줄이냐. 하긴, 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 하지만, 우리가 지키지 않으면 놈이 폭탄이 터지기 전에 도망갈 수도 있잖아?” “아, 사람들의 눈에도 뜨이지도 않고 폭탄이 터져도 파편이 튀지 않게 저쪽 숲속 바위 뒤에 숨어서 기다리자. 지켜보고 있다 도망갈 기미가 보이면 장총으로 쏴버리고.” 놈들의 발자국 소리가 멀어져가자 은요일 요원은 놈들의 눈에 뜨이지 않을 정도로 손을 움직여 보았다. 하지만 수갑이 단단히 채워져 있었다. 수갑이 운전석의 등받이 밑으로 연결되어있어 수갑을 풀지 않고 도망갈 방법은 없어보였다. 은요일 요원은 의자 옆에 놓아두었던 선글라스를 집어 쇠에 금도금이 된 가는 안경다리를 부러트려 수갑의 열쇠구명에 밀어 넣고 수갑을 풀기위해 노력했다. 그러면서 계속 귀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하지만 스피커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 때문에 큰 소리 이외의 작은 소리는 거의 들을 수 없었다. 은요일 요원은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 2악장 끝부분을 들으며 점점 다가오고 있는 죽음의 냄새를 맡았다. 30분 시한의 폭탄 타이머가 작동하고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하지만 흐르는 시간을 짐작하기란 결코 쉽지 않았다. 정해진 시간이 지나면 죽을 수밖에 없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흐르고 있는 시간을 추정하기가 더욱 힘들었다. 벌을 설 때 흘러가는 시간과 즐거울 때 흘러가는 시간이 크게 다르듯, 현재 시계바늘이 가리키는 시간과 은요일 요원의 머릿속에 있는 시간이 크게 다를 건 뻔했다. 은요일 요원이 거리를 두고 어딘가에서 지켜보고 있을 두 놈이 눈치 채지 못하도록 빠르게 손만을 움직여 한쪽 수갑을 풀어냈을 때는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 3장이 막 끝나고 다시 1악장이 리플레이 되고 있었다. 손이 자유로워진 은요일 요원은 한시라도 빨리 눈에 붙어 있는 테이프를 떼어내고 폭탄이 설치되어 있는 자동차에서 탈출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밖에서 지켜보고 있는 놈들이 은요일 요원이 눈에 붙은 테이프를 떼어내고 차문을 여는 것을 보면 사정없이 총질을 시작할 것이 뻔했다. 차에서 나가기도 전에 벌집이 될 수도 있었다. ‘폭탄이 터지기 전에 차에서 빠져나가야 할 텐데 어떻게 하면 살 수 있을까?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당장 폭탄이 터질 지도 모르는데, 당장….’ 바로 그 순간이었다. 은요일 요원은 폭탄이 터지려면 몇 분 더 남아있다는 사실을 문득 깨달았다. 그리고 30분 타이머의 남은 시간을 알게 되자 곧바로 좋은 아이디어 하나가 떠올랐다. 은요일 요원은 계속 묶여 있는 것처럼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기다렸다. 그러다 폭탄이 터지기 1분쯤 전에 눈에 붙어 있는 테이프를 갑자기 떼어내고 놈들이 숨어있을 숲의 반대 쪽 차문을 열고 밖으로 튀어나갔다. 그리고 자동차를 등진 채 몸을 낮게 숙이고 죽을힘을 다해 달렸다. 곧바로 총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총알은 은요일 요원의 몸으로 날아오지 않았다. 예상대로였다. 놈들과 은요일 요원 사이에 있는 자동차가 놈들의 시야를 가려 은요일 요원의 은폐물이 되어주고 있었다. 또 자동차에 설치해놓은 폭탄이 언제 터질는지, 터지는 시간을 정확히 아는 놈들은 겁을 먹고 자동차 쪽 직선거리로 쫓아오지 못했다. 어떻게 할까 우왕좌왕하던 놈들이 자동차를 크게 우회해 은요일 요원을 추적하기 시작했을 때 폭탄이 터졌다.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 만약 은요일 요원이 자동차에서 탈출하지 못했다면 그의 몸은 순식간에 시커먼 숯덩이가 되어버렸을 것이다. 죽음의 문턱에서 겨우 살아난 은요일 요원은 태국 경찰의 도움을 받아 마약조직원들을 모두 검거할 수 있었다.
아무것도 볼 수 없게 눈이 가려진 채 자동차 안에 묶여 있던 은요일 요원은 폭탄이 터지는 시간을 어떻게 거의 정확히 알 수 있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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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의 전말을 추리해 보자. |
출처-국정원 홈피.
근데 이퀴즈가 어린이 코너에 있어요. ㅎㄷㄷㄷ
첫댓글 클라리넷 협주곡의 러닝타임을 알았던 거 아녜요?
저거 풀려고 가끔 국정원홈피가본다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접떄아침신문에서봤는데...왜답이안나와있냐규 답답하게시리ㅠㅠ
클라리넷 협주곡 좋아하면 재생시간 정도는 충분히 알고 있지 않겠냐긔;; 그거 가지고 알았을 거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