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욕과 정진의 삶
현대사회는 효율을 강구하는 과학기술시대로
모든 분야에서 빨리 결과를 보는 것을 중요시 합니다. 비행기, 우주선, 인터넷,
라면, 조립식 건축 등이 속성을 강구하는 데서 생겨난 산물입니다.
그러나 인격을 속성으로 할 수 있다는 말은 들은 적이 없고
나무를 아침과 저녁 사이에 성장시킬 수 있다는 소리도 들은 적이 없습니다.
오래 참고 견디는 수행의 힘
'나무는 십 년을 키워야 하고 사람은 백년을 길러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필경 어떤 것들은 속성할 방법이 없습니다.
가령 한가지 기술을 뛰어나게 배우려면 기필코 삼 년 내지 오 년의
힘을 들여야만 합니다. 보살이 불도를 구하는데도 그러합니다.
특별한 비결이 없는 까닭에 여러 겁 여러 세를
닦지 않는다면 성취할 방법이 없는 것입니다.마라톤 같은
장거리 달리기는 선수의 지구력과 의지력을 시험하기에 적합합니다.
보살이 모든 중생을 널리 교화하고 불도를 구하는 과정이
바로 이런 마라톤 경기 정신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입니다.
경전에 보살은 삼아승기겁의 수행을 거쳐서 갖가지 법문을 부지런히
닦아나간 후에도, 백 겁을 경과하고 삼십이상과 팔십종호를
갖추어 보리도의 선근을 쌓아 모아야만 성불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바꿔 말한다면 진리의 길 위에서 보살은 반드시 한 발자국씩 어려움을
참고 견디며 나아가길 게을리 하지 않고 오랫동안의 시련을 겪어야
올바른 깨달음, 정등각을 이룰 수 잇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보살의 특색은 바로 굳세어 굽힘이 없고,
오래 참고 견디며 용맹정진하는 정진을 갖추어야 합니다.
이렇게 속성을 바라지 않고 정진을 게을리하지 않는 보살의 정신과 인내는
어덯게 해서 가질 수 있을까요? 바로 보리심의 확립에서 오는 것입니다.
《보살지지경菩薩地持經》에서는 "보살 종자는 보리심을 내어,
보리심은 모든 부처의 씨앗이고, 맑고 깨끗한 법을 자라나게 돌보는
좋은 밭이고, 모든 번뇌의 대를 개끗이 씻을 수 있고,
중생의 무명으로 어두워진 죄장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보살에게 보리심이 있는 것은 마치 편안한 잠자리를 갖고 있는 것과 같아
중생의 다섯 가지 독에 젖은 몸과 마음을 편안히 재울 수 있습니다.
보리심은 또 보살에게 불도에서 멀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고 욕계 ·
색게 · 무색계의 삼계를 멀리할 수 있어 진리의 바닷속에서 살 수 있게 합니다.
보리심은 보살이 중생을 버리지 않고 언제나 생사의 바닷속에서
큰 원력의 배로 중생을 건너게 해줍니다. 이렇게 중생을
널리 제도하는 보리심음 바로 굳게 참고 정진하는 정신입니다.
요컨대 보리심이 일단 확립되면 모든 바른 소망이 이로 말미암아 시작되며,
모든 보리도菩提道 씨앗의 근본으로 대비법大悲法의 실행 근거가 됩니다.
보살이 만약 보리심을 잃어버리면 중생에 큰 도움을 줄 수 없습니다.
《화엄경》에 "보리심을 잃어버리면 모든 선법을 닦더라도 마귀의 일이다" 했습니
다. 곧 대승 보리도를 닦으려고 하는 사람은 먼저 보리심을 내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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