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 드러나는 것도, 뚜렷한 증상도 없어 ‘침묵의 병’이라 불리는 고지혈증.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만성질환인 탓에 평소 생활 속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고지혈증이란 무엇이며, 예방을 위한 실천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자.
고지혈증 수치, 혈액 속에 과다하게 쌓인 지질이 문제
고지혈증은 중성지방이 200mg/dL 이상, 총콜레스테롤이 240mg/dL 이상인 상태를 말한다.
혈액은 우리 몸속 60조 개에 달하는 세포에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한다. 또한 노폐물을 운반하는 역할도 한다. 따라서 혈액이 곳곳으로 미칠 수 있도록 뻗어 있는 혈관은 건강관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혈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혈액 내의 지질 성분을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등 과다한 지질이 동맥벽에 달라붙게 되면 혈관이 좁아지게 되는데, 이 경우 혈액이 원활하게 순환할 수 없는 것은 물론 각종 질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혈액 속 지질이 정상 수치보다 높아진 경우 고지혈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중성지방이 200mg/dL 이상, 총콜레스테롤이 240mg/dL 이상인 상태를 말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 혈중 콜레스테롤은 이미 200mg/dl을 넘은 지 오래되었는데 이는 산업화 및 근대화되면서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을 섭취하는 양이 늘었기 때문이다.
콜레스테롤 종류, 너무 적어도·너무 많아도 건강에 악영향
혈액 속 지질은 우리 몸을 구성하는 중요원 중 하나이므로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혈액 속 지질은 적을수록 이로운 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중성지방은 수치가 너무 높을 경우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같은 대사증후군 위험이 커지는 게 사실이지만, 우리 몸의 중요한 에너지원이기도 하므로 적정량은 꼭 필요하다. 콜레스테롤 역시 무조건 적다고 좋은 게 아니다.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을 형성하는 세포와 세포막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이며, 소화와 흡수에 필요한 담즙산의 원료이기도 한 까닭이다.
이 같은 콜레스테롤은 LDL 콜레스테롤과 HDL 콜레스테롤로 구분할 수 있는데, 흔히 ‘나쁜 콜레스테롤’이라 불리는 것은 LDL 콜레스테롤이다. 혈중 총콜레스테롤의 75%를 차지하며 간에서 세포로 콜레스테롤을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지나칠 경우 혈관 벽에 붙어 동맥경화를 일으키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반면 HDL 콜레스테롤은 크기가 작고 밀도가 높은 고밀도 지단백으로, 동맥경화를 방지하는 일명 ‘좋은 콜레스테롤’로 불린다. 간에서 콜레스테롤을 대사하는 청소부 역할을 하는데, 쉽게 말해 혈액 중에 있는 콜레스테롤을 없애 심장질환과 뇌졸중을 예방한다.
고지혈증에 나쁜 음식, 서구화된 식습관이 주요 원인
동물성지방, 트랜스지방, 포화지방산이 많이 포함된 음식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인다.
혈중 콜레스테롤의 일부는 음식과 담즙을 통해 들어오고 나머지는 간에서 만들어져 혈액으로 들어간다. 따라서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려면 장에서 콜레스테롤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거나, 간에서 만들지 않으면 된다.
간에서 콜레스테롤을 만드는 음식은 주로 포화지방이 높은 음식들이다. 갈비나 삼겹살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으며 돼지고기 안심이나 닭가슴살 부위는 그나마 포화지방 함량이 적은 편이다. 특히 시중에서 파는 크래커나 과자, 케이크, 빵 등에는 꽤 많은 포화지방이 함유되어 있다. 요즘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커피도 고지혈증의 원인으로 손꼽히는데, 커피의 식물성 지방인 ‘카페스테롤’이 간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을 증가시키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고지혈증이 있는 사람은 빵과 기름기 많은 고기를 삼가고, 퍽퍽하고 흰 가슴살 부위를 먹거나 드립커피, 더치 커피 등을 마시는 것이 좋다.
장으로 들어온 콜레스테롤이나 지방은 담즙에 쌓였다가 몸으로 흡수된다. 이때 섬유소가 많은 나물이나 채소, 과일 등을 많이 먹으면 콜레스테롤과 지방의 흡수율을 낮출 수 있다. 평소 고기 등을 먹을 때 양파, 마늘, 대파, 토마토 등과 함께 먹는다면 고지혈증 위험을 낮출 수 있다. 하지만 당도가 너무 높은 과일은 오히려 당뇨병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믹서기 등으로 갈아 먹기보다는 통째로 씹어 먹는 것이 더 좋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 외에 체중 증가도 혈중 지질 성분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잘못된 생활 습관 외에 당뇨병이나 갑상선기능저하증, 신장질환 등이 고지혈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특히 당뇨병이 있는 경우 고지혈증이 같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고지혈증 관리법, 올바른 식습관과 꾸준한 운동이 최고의 예방법
고지혈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습관 개선과 꾸준한 운동으로 평소 관리를 생활화해야 한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 5명 중 2명 이상이 고지혈증을 진단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대 이상 성인의 고지혈증 유병률은 남성의 경우 57.6%, 여성은 38.3%에 이른다.
이처럼 흔한 질병이지만 고지혈증은 혈액검사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는 데다, 침묵의 병이라 불릴 만큼 뚜렷한 증상이 없어 초기에는 모르는 채 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약 증상이 나타났다면 이미 고지혈증에 의한 심근경색, 뇌졸중, 고혈압 등 합병증이 진행된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평소 식습관 개선과 꾸준한 운동 등으로 관리를 생활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운동은 일주일에 4회 이상, 한 번에 최소 30분 이상 지속해야 하며,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줄넘기 등 유산소 운동이 효과적이다.
프리랜서 정은주
참고 : 헬스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