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든퀸] BOO
"야이 못된 놈아!!!"
시내 한복판에서 커플이 헤어지고 있었다.
여자는 마스카라로 오염된 검은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고 남자는 싸대기를 맞아
한층 붉어진 볼을 가만히 큰 손으로 싸고서 여자를 내려보고 있었다.
이 추운 날씨에 은경이는 가지각색 변명으로 약속시간에
30분째 늦도록 안 나오는 중이였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나는 기다려줄테니까 천천히 오라고 상냥하게 말했고,
은경년은 무섭다며 내 호의를 무시한 채 거칠게 전화를 끊어버린지도 20분이 지났다.
안 그래도 무료하고 할짓 없어서 편의점 커피나 홀짝거리는 차에 이게 왠 떡인지
커플이 시내 한복판에서 헤어지는 소설 하나 쓰고 있었다.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구경이 두 개가 있다는데 하나는 불구경이고 하나는
"쌈구경이지."
코코아를 홀짝 마시며 우르르 몰려든 인파를 수줍게 밀치고 맨 앞자리에 당당하게
서서 그 커플을 구경했다.
여자는 여전히 마스카라로 인하여 오염된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고 남자는
여자를 쳐다보다가 쌈박하게 말했다.
"쪽팔리니까 볼일 끝났으면 가지."
목소리 참 이쁜놈이 심하게 말하니까 기분 참 거시기하네.
남자는 키가 무척 컸고 스타일도 괜찮은데다가 옷빨도 잘 받았다.
더 신기한 건 얼굴이 완전 남신 그 자체였다.
.... 저 여자 능력 좀 되네....
이런 실없는 생각을 하는 동안
여자는 남자의 매몰찬 말에 눈물을 터프하게 닦아냈다.
그와 동시에 주인닮아 터프한 마스카라가 터프하게 죽 찢어지는 모습을 나는 내 눈으로 봤고,
이거 웃어야되 말아야되 고민하는데 그 여자와 내가 눈이 딱 마주쳤다.
설마 내가 표시내서 웃었나?
하지만 여자는 정확히 내 손에 들린 코코아를 쳐다봤고 곧 터프한 마스카라를 눈에
달고 성큼성큼 나에게 걸어왔다.
내가 어떻게 할 사이도 없이, 나의 뜻뜻한 코코아를 쥐고 냅다 가져가 남자에게
부어버렸다.
"어!!!!"
야이 미친년아, 침을 뱉지 왜 지나가는 시민의 코코아를 뺏어 뺏기를!!!
이 추운 날에 뜻뜻한 내사랑 코코아를 빼앗겼다고 생각하자 울컥하는 느낌이 뭉글뭉글 샘솟았다.
저 개년 저거, 니 오늘 차인 거 니 팔자다. 가다가 엎어져서 코 실리콘이나 부러져라!!!
그래봤자 나의 속없는 절규일 뿐. 깡 없는 나로서는 그냥 슬픈 표정으로 나뒹구는
코코아 컵을 응시했다.
여자는 속이 후련한지 남자에게 미련없이 떠나다가 몰려있는 선량한 시민들을 보고
한 번 더 미친듯이 소리쳤다.
"구경났냐? 꺼져!!!!"
그러고는 도도하게 힐 신고 걸어가는 여자.
꺼지란다고 내가 꺼질 거 같냐?
하지만 선량하지만 소심한 시민들은 꺼지란다고 조용히 사리지기 시작했다.
난 약속장소가 여기고 딱히 움직이고 싶은 마음도 없었기에 가만히 서서 코코아 컵만
미련이 남아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왠 남자가 내 앞에 서서 가만히 나를 쳐다본다.
"저기..."
뭐 이렇게 길어.
고개를 한참 들어 올려다보자 아까 코코아 세례에 불꽃싸다구 맞은 남자가 내 앞에
서서 나를 부르며 보들보들한 느낌의 눈빛으로 나를 응시했다.
이거 아까 그 매몰찬 남자 맞아?
보들보들한 눈빛에다가 남신의 얼굴로 나를 응시하기에 난 그냥 멍하니 남자를
쳐다만 봤고, 남자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코코아 물어줄까?"
* * * *
"우와, 너 짱이다!"
"그래 니가 약속시간 1시간 늦는 덕분에 30분동안 밖에서 덜덜떨며
대화했어. 짱이지?"
"응. 진짜 짱이다."
내 말의 핵심 너무 정확히 집는다, 은경아.
1시간을 유난히 강조한 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겸손하게 대답하는 은경이의
정수리에다가 들고있는 빨대를 찍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학교 벤치에 앉아 샌드위치를 먹었다.
"시내에서 한국대의 영웅 유단을 만나서 30분동안 대화하고 곧바로 친해지다니 핫이슈다, 진짜."
"한국대 다니는 줄 몰랐어. 지난번에 만나서 알았어."
그리고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는데 갑자기 은경이가 문자 확인을 하더니
주섬주섬 짐을 챙긴다.
"왜 벌써 가려고 그래. 아직 덜먹었는데."
"너 여기서 꼼짝말고 그냥 먹기나 해."
순간 나는 은경이에게 사육당하는 돼지의 기분을 맛보아야만 했다.
하지만 혼자 뻘쭘하게 앉아서 먹기 싫어서 짜증나는 표정으로 일어났고, 은경이는
화들짝 놀라더니 나를 다시 벤치에 앉혔다.
"여기 꼼짝 말고 박혀있어."
"왜. 혼자 먹기 쪽팔리다고."
"아, 좀! 내 말 좀 들어!!"
너나 내 말 좀 들어봐.
하지만 하도 절박해 보이길래, 나는 그냥 앉아있겠다고 방긋 웃으며 말했고
내 웃음에 은경이는 내 웃음을 아이마냥 좋아하며 환하게 웃으며 한 마디 하고 사라졌다.
"입꼬리 내려."
다시 한번 사육당하는 돼지의 느낌을 맛보며 가만히 앉아있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주변이 아까보다 더 시끄러워진 느낌을 맛보았다.
그리고 곧 유단이 경직된 표정으로 뒷짐을 진 채 뚜벅뚜벅 걸어오더니 내 앞에 뻘쭘하게 서서
한참을 그러고 한 마디 말도 안 하길래 결국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단아 안녕. 뻘쭘하게 서 있지 말고 앉아."
"이예주."
갑자기 빳빳한 목소리로 불편하게 내 이름을 부르자 나도 덩달아 갑자기
불편해져 왜 라고 뻣뻣하게 대답했다.
그러자 뒷짐을 빠르게 풀더니 내 코 바로 아래에다가 뭔가를 불쑥 내밀며 말했다.
"우리 슬슬 연애하자."
다짜고짜 뭔 헛소리래.
하지만 내 코 바로 아래에 있는 꽃다발과 함께 머리와는 다르게 얼굴에 열이 잔뜩
오르는 게 느껴져서 참 난감했다.
게다가 이제 우리 사겨보자니, 안지 얼마나 됐다고.
내 뻘쭘함을 느끼고 지도 부끄러웠는지
눈이 가늘어지더니 광대뼈 부근이 붉어졌다.
아, 3일간 알면서 저 모습은 지가 뻘쭘할 때 나오는 모습이란 걸 알아서 얘도 똑같이
민망하구나 라는 생각에 괜히 긴장이 풀렸다.
그리고 나서 내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나 너랑 안지 3일밖에 안됐는데."
"난 너 안지 한참 됐어."
"그래도 서로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고."
"난 너에 대한 거 다 알아."
"그리고 넌 인기 많고."
"어차피 연애하면 니껀데 뭐가 걱정이야."
"그리고 너 나보다 생일 2달 느린 연하잖아."
"정신적인 성숙함으로 카바해줄게."
말문이 턱하니 막혔다.
뭐야 얘. 내가 뭐라 말할지 다 알고서 답안지 준비해 왔나.
그러고 나서 유단은 민망한지 앞머리를 만지며 볼에 약간의 홍조를 띄운 채
수줍게 말을 건냈다.
"우리 연애 해보자, 예주야."
퀸의 주저리
왠 주저리야!!!!!!!!!
이 단편 쓰면서 전 새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절 기억하는 분이
얼마나 될까하는 절망감에 빠졌습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게다가 오랜만에 써서 그런지 뭐 이런 막장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게다가 저도 미련이 많이 남는 글이여서 번외 한편 써야지 안되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망작에, 날 기억해주는 몇분이나 될까요?
하지만 그래도 업쪽을 원하신다면 [가든퀸] 을 댓글에 달아주세요♥
첫댓글 [가든퀸] 오랜만이에요!!작가님 ㅎ.ㅎ 번외 기다릴게요 ~
와 베베베이베님 전 베이비님을 기억하고 있어요~ 네네, 번외 빠른 시일내에 써서 꼭 올릴게요.
일어나자마자 댓글 봐서 기분 완전 좋아요!! 사랑해요~
[가든퀸] 혹시 나기억하니 ㅋㅋㅋㅋ? 난너기억하는데 ㅋㅋㅋㅋ 잘쓰는데?ㅋㅋㅋㅋ 재밋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쓰나............ 그래 이 까도남 오빠 기억하고 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잘썼어? 재밌어? 오빠밖에 없음 오빠 굳쟙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드퀸] ㅋㅋㅋ 처음 댓글 다는 건가요? 기억해주는 사람이 있을까 하셧죠? 여기 1명 추가요!!!
여태까지 가드퀸님 단편 소설만 기다리고기다리고 있던 존재감없던 ..저였답니다
그냥 오늘은 제 존재를 알리고 싶더군요ㅋㅋㅋ그래서 이렇게 자취남기고 잇찌요 번외 기다릴께요!!
존재감 없으셔도ㅠㅠㅠㅠㅠ 저에겐 넘치십니다 ㅠㅠㅠㅠ 안녕하세요 애교님 ㅠㅠㅠㅠ 제 단편소설 기다리셨다니 저 완전 눈물날라그래요 어떡해요 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번외 빠른시간 안에 들고 올게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가드퀸] 오랜만이에요!!!! 기억하구 있죠~ ㅋㅋㅋㅋㅋㅋㅋㅋ 번외번외 기다릴게요!! ㅎㅎ
푸른숲님 안녕하세요♥ 저 기억해주셔서 그저 쓰나미급 눈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번외 정말 쓰려다 포기한 게 부지수지만 이번편은 번외를 생각하고 쓴 거기 때문에 빨리 돌아올거 같애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기억해주셔서 감사하고 댓글달아주셔서 더블로 감사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번외 기다리겠습니다 ㅋㅋ
번외안올리시면 섭섭 ㅠㅠ
안녕하세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한 편에 끝내기가 약간 애매한 길이라서 번외를 생각하고 어중간하게 마무리했어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죄송스럽지만 이게 제 한계..... OTL 번외는 생각하고 이 편 내신거니 번외 꼭 올릴게요. 섭섭해하지 마세요 ㅋㅋㅋ 댓글과 함께 읽어주셔서 무한감동입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
삭제된 댓글 입니다.
어머 제 소설은 마녀님에게도 웃음주는 그런소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눈 앞에 보인다니 뭔가 너무 기분 좋은 말이에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터프해 보였나요? 아 그런가? 저에겐 그저 내새끼일 뿐이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주 이름은 '유 단' 입니다 ㅎㅎㅎ 소설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가 생각해도 씁쓸할 거 같은데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유단자라고 생각할 줄은 몰랐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든퀸] 빵빵터지는건 아닌데 여주 독백이 너무 웃겨요ㅋㅋㅋㅋㅋㅋㅋ 코코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잘보고갑니다!다음편기대하겠습니당!근데 왜 유단이 한국대 영웅이예요?설마 성이 영웅 이름이 유단은 아니겠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조크예요..큼...
아 얼굴잘생겨서 영웅이라는 뜻이었는데 설명이 안들어갔네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드퀸]아웅 달달한소설들고오셔서제맘을또녹이시는군요ㅎㅎ
가을님 안녕하세요 ㅋㅋㅋㅋㅋㅋㅋ 방가워요 절 기억해주시는 뉘앙스 풍기셔서 전 헤벌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달달한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
하모요ㅎㅎ
하모요 ㅋㅋㅋ 감사함돠~
[가든퀸]오랜만이네요!!!
인사람님 오랜만입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BOO 번외도 업데이트 되었으니 확인바래요 ^^
[가드퀸]안녕하세요 전초면이지만..ㅎㅎ;;끝에갑자기끝어져서깜짝놀랐어요! ㅋㅋ여자주인공이제스타일이네용ㅋㅋㅋ왠지친구는 아는듯한? ㅋㅋ 잘보구갑니다.
안녕하세요 ㅎㅎㅎ 여주가 님 스타일이세요? ㅎㅎㅎ 어머 영광이어라
[가든퀸!!!!!!!!!!!!] 퀸아 안녕!!!!!!! 반가워 ㅋㅋㅋㅋㅋㅋ 완전 재밌다. ㅋㅋㅋㅋ 난 완전 침체기인데 ㅋㅋㅋㅋ 역쉬 ㅋㅋㅋ아무리 내가 쪽지를 잘 안보고 인소닷에 잘 안들어온다고 해도 업쪽 안날리는거...그거.. 아니야.. ㅜㅜㅜㅜ 바로 번외로 고고 하겠슴 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헐 알키언니당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니맞지? 나 나이 잘 못외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맞다고 해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삭제된 댓글 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이는 내새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든퀸] 퀴니야 나기억함?ㅠㅠ 오랜만이야ㅑㅑㅑ 훌쩍 재밋게ㅔ 봣즘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네네네 기억해요
오올. 재미나게 잘 쓰시네요. 그런데 본격적으로 읽으려고 했는데 벌써 끝난 건가요?? 번외는 올리셨나? 찾아봐야겠다... 잘 읽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