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니 2와 나의 일상
김 난 석
어떤 회원이 지난 시절에 포니2를 몰고 열심히 살았다 한다.
나는 그러질 못했지만 이런저런 생각이 떠오른다.
한양수필문우회의 '한양수필 제33집'을 받아 읽어봤다.
김영례의 '엄살이에요'는
지난 파리올림픽에서 한쪽 팔이 없는 탁구선수의 경기모습을 떠올리며
자신의 어깨수술 후의 일시적 통증은 엄살이었다고 썼고,
정연순은 '신호 읽기'에서 이명(耳鳴)의 고통을 극복해 가는 이야기를 썼는데
설사 일부의 신체적 장애가 있더라도 존재의 감사함을 느끼게 해 준다.
이어서 정연순의 다른 작품 '포니 2'를 읽었다.
운전면허증 및 승용차를 취득한 경위와 더불어
그 승용차와 함께 한 삶의 이야기를 썼는데
거기에서 더 나아가 승용차의 개량 발전과정을 집어보고,
또 AI 시대를 맞아 앞으로 운송 수단이
어떻게 변하게 될지를 상상해보고 있다.
작가의 지내온 삶과 운송수단의 변천과정을
병렬로 전개한 글의 형식이 재미있었다.
글 중에서 작가들의 신상이 일부 드러나면서,
그게 나와 일정부분 겹치기에
말 걸기를 해보는 심정으로 몇 자 적어본다.
고려와 조선조에 '한량(閑良)'이란 신분이 있었다.
직업을 얻지 못했지만 생활엔 여유가 있어
자유분방한 생활을 하던 남성을 뜻하는데
이게 뜻이 점차 변하여 놀고먹으면서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는 족속을 말하게 되었다.
사치스러운 생활이란 말 타고 사냥하고 거문고 타고
기생집에 드나드는 것들을 뜻한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소위 풍류를 즐기는 것이라 자처하면서
경제적으로 시대의 평균 수준에서 좀 나은 삶을 살아갔다.
현대사회에서 한량이라면?
일정한 직업 없이도 부동산 투자나 사채놀이 등으로 거금을 벌어들여
사치스러운 소비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현대판 한량이라 할까...?
그렇게 본다면 한량이란 부정적 이미지도 풍기게 된다.
하지만 직업생활을 하면서도 떳떳하게 내세울 수 있는
재테크로 경제적 이익을 쌓고,
이를 바탕으로 윤택한 생활을 할 수 있다면
그건 모두의 바람이 아닐까?
윤택한 생활이란 말 대신 승용차를 운용하고,
사냥 대신 골프나 각종 스포츠를 즐기고,
거문고 대신 악기 하나정도 다루고,
기생집 드나드는 대신 문화카페나 공연장 등에 드나들면서
정신적으로 윤기 있는 생활을 하는 것들을 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나는 직장에서 출퇴근을 시켜줬기에
비교적 늦은 시기에 승용차를 구입하게 되었다.
그렇더라도 조금 이른 시기에 승용차를 구입해
따로 출퇴근을 할 수도 있었겠지만
알량한 건전시민의식이나 애국심이
나를 짓눌러 그러하질 못했다.
골프 역시 이웃의 곱지 않은 시선과
경제적 부담 때문에 즐기지 못한 대신
테니스나 탁구로 여가를 즐겼다.
악기는?
거문고 대신 기타를 즐기다가
서울올림픽 때 대금으로 갈아탔지만
이젠 그것도 숨이 차 단소로 바꿔 즐기고 있는데,
기생집은...?
그저 물랑루즈 스타일이나 레스토랑에 가끔 들르고
극장, 공연장, 전시관 등을 가끔 찾아보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현대판 한량인가...?
아닌가...?
이젠 무얼 한다는 것도 시늉이나 낼뿐이요,
가까운 글벗들과 동아리를 이루어 즐기면서
최근엔 문학동인회 심부름이나 하다가 그것마저 내놨으니
이젠 백면서생(白面書生)이라고나 할까 보다.
그래도 어깨도 아프지 않고 이명(耳鳴) 현상도 없으니
포니 2가 아니더라도 걷고 놀고 쉬고 하면서
하루하루 살아간다.
어제는 아름다운 동행 탁구동호회에서 한나절 즐기고
전철 타고 돌아왔다.
2025. 2. 11. 도반(道伴)
*사진은 게임에서 꼴찌하고 파안대소하는 회원들이다.
첫댓글 포니2가 아니더라도
지하철 타고 다닐 수 있다면
그게 행복한 삶입니다
어깨도 아프지 않고
이명도 없다면 금상첨화겠지요
건강이 제일입니다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그런데 보청기 끼고다니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데요.
그거 얼마나 불편하겠어요.
그거야 어쩔수없지만 빙판에 넘어지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오늘도 팔 부러진 아내 대신 밥차려먹었으니까요.ㅎ
@도반(道伴) 맞습니다
우리 동네에 유명한 이비인후과가 있는데
옆에 붙어 있는 보청기센타가 더 큽니다
의사가 둘인데 환자들이 바글바글
우리 매부도 얼마 전에 보청기를 했는데
무려 천만원이라고 하더라구요
이비인후과가 보청기로 노가 나고
안과는 백내장수술로 돈 벌고...
모두 노인네들이 물주입니다
빙판길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빙판이 아니더라도 계단길도 위험합니다
우리 집사람 오늘도 정형외과 갑니다 ㅜㅜ
@청솔 부인께서 어서 안정되길 바랍니다.
그래야 대접도 받으니까요.
포니2 에 눈길이 가네요
우리집처음 구입한차가
포니2 였답니다 운전 연습하다 가로수 들이 받고 ㅎ 탁구도 정현숙교실에서
일년 하다가 도저히 늘지 않아서 그만 했답니다
아주 옛날 이야기지요
그렇군요.
매주 월요일 탁구동호회에 나오세요.
봉천역인데요
제가 랠리 해드릴게요.
저는 쥐띠부인 유리안나 여사와도 잘쳐요.
즐길수있다는건.얼마나 복된일인지요
저는 지긍ㅅ도출근합니다.
다행히 제가하는일은. 정년이없어서이기도 하지만.
늘 소중한일.내일이라고 하면서
나름.즐겁다.즐겁다.하고지내지요
즐겁다.하면 즐거운것이지요. .
건강하세요.
그럼요.
사지를 맘대로 움직일수 있다는게 축복이지요.
포니2 반갑네요
운전연습하느라고 지인에게 구입해서 몰고다녔는데
그립네요
그렇군요.
탁구 만큼 좋은 운동은 드물지요
포니2 참 정답던 시절을 돌아보게 하네요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