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2학년 슬기로운생활 교과
셋째마당 단원의 제목이 빛과 그림자입니다.
다 아시겠지만서두요....
봄빛이 눈부신 오늘
손에 손에 자기 물건 하나씩 들고
마술 수업을 하러
운동장으로 나갔습니다.
저는 큰 두루마리 화장지와 책 한 권을 들고
아이들을 곁으로 불러모았습니다.
"도너츠 먹고 싶은 사람?"
"저요, 저요."
사줄까?
예~~~!
잘 봐! 여기 있어.
그림자를 만들어
뻥 뚫어진 구멍을 이용하여 도너츠 하나를
운동장에 만들었습니다.
1달 전만 같으면 아이들이
"에이~~! 그게 뭐예요?"
하고 야유를 보낼텐데
지금은 아이들이 운동장의 그림자를 집어
잘도 먹는 흉내를 냅니다.
두루마리 화장지로 사각형도 만들고
1자도 만들어 보이는 마술에
아이들은 각자가 가지고 온 물건으로
여러가지 모양을 만들어 본니다.
은박접시로 만드는
보름달, 반달, 초승달도 재미있습니다.
내친 김에 4교시는
모조지를 모둠별로 하나씩 주고
모둠아이들의 그림자 본을 떠서
모둠그림을 그리게 하였습니다.
쓱쓱싹싹
모두 열심히 그리는데
4교시가 너무 많이 지나갔습니다.
그대로 두고 내일 다시 그리자...고 아이들을 보냈습니다.
물끄러미 앉아 아이들의 미완성작을 바라보다가
과학단원의 빛과 그림자인데 아이들은 미술을 했고
저는
인생의 빛과 그림자를 생각했습니다.
내 인생의 빛은 무엇이고
드러내고 싶지 않은 그림자는 무엇인가?
나는 나의 빛은 잘 모르지만 그림자는 압니다.
태양이 떠오르면
빛과 그림자가 생깁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볼 수 있습니다만
자꾸 그림자의 크기만을 이야기합니다.
사람들의 그림자를 감춰주는
반사경같은 마음으로
서로를 얼싸안고 살았으면 합니다.
지난 이사회에서
저는 빛을 보았습니다.
대선배님이신
사범 1회 한준규선배님이십니다.
빛을 발할 수 있으실 때
우리 동문들을 위하여 온몸을 바치셨음을
그 간단한 회고만으로도
알아듣고 가슴이 찡하고 눈물이 맺혔습니다.
初老시절에 겪은 그림자는 잊으시고
다시 떠오르는 태양처럼
환히 우리 동문들을 비쳐주시기 바랍니다.
선배님의 그 길은
감히 따라가기가 힘이 들 정도로
빛나고 위대한 길이었습니다.
선배님!
힘내십시오.
건강하십시오.
그리고 동문회에 매일 나오셔서
그 날 그 열정을 전수해 주십시오.
넋두리:
시험공부 해야하는 날이면
꼭 글을 쓰고 싶어지고
운동을 하고 싶어짐은
아마도 꾀병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첫댓글 ^(^
밝고 즐거운 마음으로 운동장에서 열심히 수업하시는 모습을 그려봅니다. 언제나 아이들과 함께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