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시편 묵상
2024년 11월 5일 화요일 (연중 31주간)
제삼권
제 81 편
(성가대 지휘자를 따라 '기띳'에 맞추어 부르는 아삽의 시)
1 우리의 힘이신 하느님께 즐거운 노래를 불러드려라. 야곱의 하느님께 환성을 올려라.
2 풍악을 잡고 소구를 쳐라. 거문고를 울리며 수금으로 아름다운 가락을 뜯어라.
3 초하룻날이다, 나팔을 불어라. 대보름날이다, 나팔을 불어라.
4 이는 이스라엘이 지킬 규정이요, 야곱의 하느님께서 주신 법이다.
5 이집트에서 나오실 때 요셉 가문에 내리신 훈령이다. 내가 전에 알지 못하던 소리를 듣나니,
6 "내가 너희 등에서 짐을 벗겨주었고 광주리를 내던지게 하였다.
7 너희가 곤경에 빠져 부르짖을 때, 살려주었고, 폭풍 속에 숨어 너희에게 대답하였으며 므리바 샘터에서 너희를 떠보기도 하였다. (셀라)
8 백성들아, 내가 타이르는 말을 들어라. 이스라엘아, 정녕 나의 말을 들어라.
9 '너희는 다른 신을 모시지 마라. 이교도의 신을 예배하지 마라.
10 너희 하느님은 너희를 이집트에서 이끌어낸 나 야훼다.
다만 입을 크게 벌려라, 내가 채워주리라.'
11 그러나 내 백성은 나의 말을 듣지 않았고 이스라엘은 나의 뜻을 따르지 아니하였다.
12 그러므로 나는 그들의 마음을 굳은 대로 버려두어 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하였다.
13 아, 나의 백성아, 제발 내 말을 들어다오. 이스라엘아, 나의 뜻을 따라 걸어다오.
14 나 당장 너희 원수들을 쳐부수리라. 나 당장 너희 압제자들에게 손을 대리라.
15 야훼의 원수들이 너희 앞에서 아첨할 것이나 그들의 운명은 돌이킬 수 없이 계속되리라.
16 그러나 이 백성은 내가 기름진 밀가루로 먹이고 바위에서 따낸 꿀로 배불리리라."
----------------------------
훈계 시편으로 분류되며 신년 축제 때 불린 시편이라 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기쁜 마음으로 예배에 참여하기를 권면합니다. 백성의 기쁜 예배와 찬양을 받으신 하느님이 그들에게 축복을 내려 주실 것입니다. 81편에는 다양한 악기가 등장합니다. 예배에서 사용되는 악기들일 것입니다. 하느님을 찬양하는 데 있어 엄숙함과 장중함도 필요하지만, 때론 이렇게 사람이 동원할 수 있는 많은 악기와 도구로 기쁨에 넘쳐 신나게 예배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하느님께 바치는 예배는 찬양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본문에 ‘듣는 것’에 대한 교훈이 다섯 번이나 등장합니다. (5, 8, 11-두 번, 13절) 단순히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주의를 기울이며 듣는 것을 뜻합니다. 여기서 ‘듣는다’의 원뜻은 경청하는 것뿐만 아니라, ‘순종하다 혹은 따르다’의 의미도 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잘 듣고 그대로 따라 하는 삶과 그렇게 살겠다고 다짐하는 것이 예배의 본질이라는 말입니다.
우리의 예배를 생각합니다.
우리 예배의 순서는 참여한 교우들이 먼저 참회하고, 전심으로 하느님을 찬양합니다. 그런 후에 말씀을 듣습니다. 듣고 깨달은 대로 순종하겠다는 다짐으로 성체를 영하고, 세상에 나가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겠다고 다짐합니다. 오늘 시편이 일러준 예배의 원뜻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예배에 참여하는 우리의 마음가짐일 것입니다. 교우들이 전심으로 드리는 예배뿐만 아니라, 예배에 낯설고 익숙하지 않은 이들을 위한 배려도 잊지 말아야 할 과제가 되었습니다. 어떻게 예배를 드리느냐의 방식보다는 왜 드려야 하는지에 대한 당위 그리고 참여한 이들의 마음가짐(이는 참여자의 예배 태도에서 금방 드러납니다.)이 더 중요할 것입니다.
우리 교회가 회복할 여러 가지가 있지만 예배의 본질에 대한 회복도 이루어지기를 소망합니다.
기쁘게 힘껏 찬양하고 경배하며, 말씀에 감사함으로 주의를 기울이고, 세상에서 주님의 증인이 되겠다는 고백과 다짐이 아름답게 펼쳐지는 귀한 예배가 회복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