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감고 휘두르는 럭키펀치에 그만…’
올해 리그는 10개팀이 경쟁하기 때문에 포스트시즌 진출이 더욱 힘들 것이다. 일단 피말리는 ‘중위권 혈투’에서 살아남아야 하고, 다수의 PS탈락팀이 뿌려대는 ‘고춧가루 유탄’도 조심해야 한다. 초강력 몽니의 주인공은 영환도사였다.
갈 길 바쁜 넷마블(양건 감독)이 사실상 포스트시즌 탈락 팀인 KIXX(김영환 감독)에게 고춧가루 부대를 뒤집어썼다. SK에너지와 함께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Kixx의 ‘무심타법’에 걸려들고 만 것.
27일(금) 서울 성동구 홍익동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KB국민은행 2012한국바둑리그 12라운드 3경기에서 ‘뒤늦게’ 팀원이 한데 뭉친 Kixx가 오랜만에 1,2지명이 동반승리를 거두며 4강 싸움에 여념이 없는 넷마블을 4-1로 꺾었다. 이로써 넷마블은 5승7패를 기록해 6경기에서 5승1패의 호성적을 올려야만 포스트시즌 진출을 기약할 수 있다. 반면 Kixx는 3승9패로 SK에너지를 최하위로 밀어 내며 9위.
▲ 유창혁-강유택. 강유택 승.
▲ 송태곤-원성진. 원성진 승. ●○…3국부터가 승부? ① 유창혁-강유택 ② 원성진-송태곤
오더를 받았을 때 상위팀 넷마블은 좋아해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었다. 에이스 원성진과 2지명 김기용이 상대적으로 우세할 뿐, 나머지는 꼴찌 팀 선수보다 네임밸류에서 밀렸기 때문.
오후7시 1,2국이 동시에 치러졌지만 워낙 상대전적이나 랭킹에서 차이가 나는 선수끼리의 대진이어서 ‘뻔한’ 승부였다. 역시 오랜만에 등판한 유창혁은 7승4패를 달리는 강유택에게 초반 전투에서 밀리면서 중반까지 어려운 바둑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하변에 침입하여 승부를 볼 기회를 놓치면서 무력하게 완패했다.
또한 송태곤도 중반 한때 시소게임을 하였지만, 이후 상대전적에서 6승1패로 리드하던 원성진의 강공모드가 빛을 발했다. 결국 우변 패싸움을 이기며 힘을 비축한 원성진이 중앙 백대마의 급소를 치중하자, 송태곤은 더 버티지 못하고 그만 돌을 거두고 말았다. 원성진 7승4패, 송태곤 3승8패.
▲ 김형우-박정상. 박정상 승. ●○…‘3朴’이 끝냈다! ③ 김형우-박정상 ④ 김기용-박민규 ⑤ 한웅규-박영훈
1-1은 이미 예상되었다. 따라서 ‘삼판양승’으로 팀 승리가 결정나게 되었다. 공교롭게 Kixx는 박정상 박민규 박영훈 등 이른바 ‘3박’이 나서서 모처럼 쾌승을 거두었다.
먼저 파이팅이 좋은 박정상은 김형우에게는 상대전적에서 5-0으로 이미 천적이었다. 상변과 우변에 떠 있는 백 대마를 양동작전으로 몰아가면서 결국 좌변 대마를 잡으며 낙승.
결국 락스타 박민규가 결승타를 치는 행운을 차지했다. 역시 어린 선수들은 성장속도가 빠르다는 진리를 가르쳐 주는 듯, 박민규(백)는 전반기에서 패했던 김기용에게 통쾌하게 설욕했다. 덤으로 팀도 전반기 패배(2-3)를 되갚은 승리를 거두었다.
중반까지는 흑을 든 김기용의 페이스. 그러나 후반 들어서 김기용은 중앙과 우변 백 미생마를 제대로 공격하지 못하면서 거꾸로 중앙 접전에서 수순의 정교함을 발휘한 박민규에게 승리를 헌납했다.
박영훈이 오랜만에 주장 몫을 해내며 한웅규(백)를 끝내기 싸움까지 이끌며 1집반승을 거두었다. 초반 박영훈은 수읽기가 집요하지 못해 바꿔치기에서 손해를 보았으나 상변을 막아가며 계속 버티면서 끝내기까지 이끈 것이 승인(勝因).
▲ ‘복수혈전 성공!’ 전반기에 패했던 박민규가 김기용을 이겼다.
▲ 역시 끝내기 승부로 간다면 박영훈!
●○…신안과 나란히 갈 양강(兩强)은 누구?
28일(토) 12라운드 4경기 스마트오로-한게임 간 선두권끼리의 볼만한 대결이 벌어진다. 현재 7승4패로 2,3위에 나란히 랭크되어있는 양 팀은 이번 라운드 결과에 따라서 선두권을 공고히 할 수 있다. 아무래도 개인승수에서 앞선 한게임이 이긴다면 거의 신안과 양강 체제로 굳어질 듯하다.
① 홍기표-이동훈 ② 김승재-김지석 ③ 안조영-윤준상 ④ 이영구-김세동 ⑤ 민상연-이태현(앞 스마트오로, 뒤 한게임)의 매치 업이다.
최근 기세로 보면 한게임이 약간 두텁다. 이동훈이 기세를 탄다면 3-0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스마트오로는 의외의 결과를 도출해 내는 도깨비팀이어서, 1,2국에서 한판만 만회한다면 결과는 전혀 예측할 수 없다.
▲ 박민규는 락스타 1지명.
▲ 유창혁은 후반 형세판단 실수로 석패.
▲ 넷마블 검토실.
▲ Kixx 검토실.
▲ ‘미녀와 바둑을!’ 왼쪽부터 이소용 주무 박영롱 김혜림. [자료제공 | 바둑TV]
2012 KB한국바둑리그는 지난해 우승팀인 포스코LED를 비롯해 넷마블, 신안천일염, Kixx, 티브로드, 한게임 등 지난해 참가팀 6개팀과 롯데손해보험, SK에너지, 정관장 등 3팀을 더했고 '스마트오로'가 마지막 제10구단으로 합류하며 역대 최다 10개팀으로 출범했다.
한국바둑리그는 이전의 '2일 1경기'를, '1일 1경기'로 변경해 속도감을 크게 높였으며, 매 경기는 매주 목,금, 토, 일 저녁 7시(1, 2국) 저녁 8시(3국), 밤9시(4, 5국)에 동시대국으로 펼쳐진다. 모든 대국은 40초 초읽기 5회. 2012 KB 한국바둑리그 규모 역시 역대 최고 40억이다.
한국바둑리그 정규리그는 10개팀 더블리그(18라운드)로 총90경기(대국 수 450국)가 벌어지며, 순위는 팀 전적(승률)→개인승수→승자승→동일팀 간 개인승수→상위 지명자 다승 순으로 가린다. 10월 말부터 열리는 포스트시즌은 정규리그 상위 4팀이 스텝래더(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 방식으로 최종 우승팀을 확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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