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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5일 (토) DAY 22 코퓨
오늘은 그냥 쉬는 날이다. 아무런 계획이나 일정이 없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쉬기로 했다. 적당히 늦게 일어나 적당히 베이컨과 계란을 넣은 토스트로 아침을 먹었다. 그런데 다들 어디론가 간다. 캠핑장 근처 바다나 Aqualand(물놀이공원)나 코퓨의 다른 곳으로......
나는 40분 정도 쉬다가 빨래나 할 생각으로 옷가방을 들고 세탁기로 갔는데 shit! 빨래감이 엄청 줄 서 있는 것이다. 기다리기도 귀찮고, 비싸기도 비싸고(빨래 토큰 하나에 5유로), 빨래 양도 얼마 없어서, 다음에 하기로 했다.
밀린 일기를 마저 쓰고 주섬 주섬 챙겨서 12시에 Beach로 갔다. 어제 그 곳으로.. 맥주 하나와 음료수 그리고 프링글스를 하나 사서..
오랫만에 가져보는 편한 휴식 시간이다. 학기 중에는 그때 그때 과제다 시험이다 바빴고, 여행 와서는 최대한 많이 보겠다는 생각 때문에 쉬지 못했고...
그래서 Corfu에서는 무조건 휴식을 취해야겠다고 했는데.. 어제와 그저께는 어찌 보면 휴식을 취한 것이 아니기에 오늘은 무조건 쉬었다. DAY OFF!
Sun Bed 하나를 빌려 그늘에 깔아놓고 여행 책자나 읽으면서 잠 오면 잠자면서 휴식을 취했다. 지루하면 잠시 바다에 들어가 수영도 하고..
어제 Fly Fish와 수영의 영향으로 팔다리가 쑤셔서 깊은 바다에는 들어가지 않고... 정말 오랫만에 휴식을 취하니까 여행중에도 이런 휴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절실히 들더라.
6시 반쯤 자리를 정리하고 엽서를 사서 캠핑장으로 돌아왔다. 손톱깎이를 하나 사서 손과 발톱 정리도 했다. 푸하하.
※ PS : 쉬면서 생각 한 건데 UN 같은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싶은 생각도 했다. '그럴려면 과연 경영학 전공을 해도 될 것인가?'하는 생각이 들더라.
7월 16일 (일) DAY 23
코퓨 출발 → 페리 → 코린스 운하 → 아테네(캠핑장) 도착
오늘 아침은 밥 먹을 시간도 없을 정도로 바쁠 것이라는 계산 아래 어제 밤에 가방도 다 싸 놓았지만, Cook Tent 걷고 기타 등등.. 정리하니 결국 7시 가까이 되어서야 출발이 가능했다.
아침에 우리 텐트를 걷는데 Corey가 또 아무것도 하지 않고 혼자 세수하러가서 기분이 안 좋았다. 그래서 저녁때에 Matt랑 얘기해서, 다시 텐트를 혼자 써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리스 본토로 들어가는데, 페리를 타고 2시간 반 정도 자고나니 도착했다. 이제 배타는 일은 없을거다. '영국→프랑스, 베니스 곤돌라, 카프리 오고가며 두번, 코퓨 드나들며 두번' 총 8번의 크고 작은 배를 탔는데 신물 난다.
버스에서 너무 심심해서 2학기 계획, 런던 돌아가서 할 일도 생각해봤다. 휴게소에서는 여행 시작하고 처음으로 커피도 마셨다. 결국 어찌어찌 하여 코린스 운하에 도착했다. 24m의 폭에 약 6km의 길이라고 하는 이 운하는, 폭이나 길이보다 그 깊이에 나는 놀랐다.
엽서를 샀는데 엽서 속에 석양을 등지고 운하로 들어오는 배를 보니 멋지긴 멋지더라. 코린스 운하에서는 번지점프도 하는데 여기서 뛰어내리는 기분은 과연 어떨까? 45분 정도 운하를 지나면서 주위를 구경 한 후, 다시 아테네로 조낸 달렸다.
캠핑장에 도착해서 Matt에게 텐트 돌려 달라니까, 이 자식이 자꾸 뭐라 뭐라 변명을 하면서 안 돌려주려고 발버둥 치드니, 나중에는 나랑 같이 쓰잔다.
나 : 내가 너랑 쓰면, 같이 쓰던 Corey의 기분이 어떻겠냐?
Matt : 왜 Corey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해? 니 생각이 중요한거야.
나 : 그건 니네 사고 방식이고, 한국인은 상대방의 입장도 배려를 해. 그래서 나는 나 혼자 쓰고 싶어. 어차피 바르셀로나에서는 니가 아파서 내 텐트를 잠시 빌려준 것 일 뿐이고, 너도 이제 많이 나아졌으니 니 텐트로 돌아가.
결국 Tour Manager인 Sandy와 얘기하고 텐트를 돌려받았다. 뭔가 트러블이 생기니까 평소보다 English가 술술 더 잘 나온다. 이것도 생존 본능이기 때문인가? -_ - 그래도 걔네 텐트 바로 옆에, 내 텐트를 쳐서 기분은 찝찝하다. Shaggy랑 5유로씩 내고 빨래를 하고 저녁을 먹었다. 꼬지에 밥을 먹었는데 Deeping Sauce가 너무 맛있어서 두 접시나 먹었다.
아, 점심으로는 수블라끼를 먹었는데 입맛에 잘 맞았다. 배에서도 자고 버스에서도 자고... 잠을 너무 많이 자서 그런지, 정작 밤에 텐트에서는 누운지 40여분이 지나도 잠이 안 온다. 내일은 아테네 여행 하는 날. 로컬 가이드 설명 듣고 혼자 다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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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7일 (월) DAY 24
아크로폴리스 (니케 신전 → 파르테논) → 근대 올림픽 경기장 → Goody's 점심 → 제우스 신전 → MONASTRAKI → 레베키투스 언덕 → PLAKA 저녁 → 아크로폴리스
간만에 Corey 신발 냄새를 맡지 않고 일어났다. 지난 밤에 맥콜 아줌마랑 혜원이가 나오는 꿈을 꿨다. 머리 모양이 많이 바뀐 모습이었는데.. 평 소 같으면, 잠에서 깨어나면 잊어지는 꿈 내용을 아직까지 기억하는거 보면 참 인상 깊었나 보다. 물어보고 싶어도, 여기서는 물어볼 방법이 없다. ㅋㅋㅋ
여튼 캠핑장까지 찾아온 가이드와 함께 아크로폴 리스를 향했다. ‘마리’라는 이름의 이 가이드가 검문검색에 시간 끌지 않게 '꼭' 필요한 것만 갖고 내리래서 카메라만 들고 내렸더니 검색은 개뿔, 아무것도 안 하더라.
오히려 가이드 책이 없어서 여행에 불편했다. 처음에는 니케 신전으로 갔다. 복원공사를 하는지 아크로폴리스는 거의 전체가 공사중이었다.
슬쩍 니케 신전을 보고, 아테네의 랜드마크 라고 할 수 있는 ‘파르테논’으로 갔다. 규모가 장난 아니다. 겉에서 보기만 해도 대단하다. 시간이 없어 박물관은 pass하고 내려오는 길에 고대 공연장 두 곳(헤로테스 아티쿠스 음악당 & 디오니소스 원형극장)을 멀리서 보고 왔다.
이상하게도 졸려서 근대 올림픽 경기장으로 가는 그 짧은 시간에도 졸았다. 2004년 올림픽 양궁 경기장이었던 근대 올림픽 경기장을 관람한 후, 신타그마 광장에서 부터는 자유 시간이다. 8시 30분 까지.. 현재 시간 12시 30분. 이때 Sandy가 나눠준 지도가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스 명문 프로 축구팀 ‘파나티나이코스’ 홈 구장도 있던데 너무 멀어 포기하고, 혼자 다니려던 계획을 수정하여 Markus(Marcus가 아니었다), Dave, Kelsey, Christine, Shaggy랑 Goody's에서 점심을 먹고 같이 다녔다.
제우스 신전으로 갔는데 입장권을 사서 굳이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도 밖에서 잘 보였다. 주변과의 조화를 생각하는 것 같다. 한국 같았으면 돈 벌려고 담장을 아예 안보이게 만들었을거다 아마...
제우스 신전에서 호주 세자매를 만나 모나스트라키로 방향을 틀었다. 이곳은 Sandy가 추천해 준 곳이다. 가는 길에 호주 자매들과 또 헤어지고, 모나스트라키에서 귀걸이를 사고 이곳 저곳 구경했다. 모나스트라키는 일종의 만물시장이다. George's Boat에서 귀걸이를 잃어버려서 하나 필요했는데 2유로에 샀다. 금이 아니라서 알레르기 생길까 걱정이다.
깜빡하고 저녁에 샤워할 때 안 뺐다.ㅠ 모나스트라키에는 옛날 물건 파는 곳도 있었는데 재미있는 것이 많았다. 유로화 사용 전에 쓰던 그리스 동전이나 1940년대 발행된 지폐, 1980년 Steadtler 지우개도 보고, 게임팩, CD,......재미있는 가게였다. 거기서 동전 4개를 5유로에 샀는데 Christine은 10개에 5유로를 주고 샀단다. Shit! 이것도 경험이다. 흥정은 최대한 천천히...
재미있는 시장을 뒤로하고 Shaggy와 둘이 레키베투스 언덕으로 갔다. Funnicular를 타고 올라가려고 했는데 길을 잘못 들어 그냥 걸어 올라갔다.ㅠ 그래도 다 올라가니까 아테네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고, 멀리 에게海도 보이고, 태양열 발전을 하는 주택단지의 지붕도 반짝이는 것이 올라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렇지만 올라가는 것은 진짜 힘들었다. 레키베투스 언덕에서 또 다른 Big Shane(남, 27세, 호주)이랑 Monica, Amy(여, 25세, 호주), Allison(여, 25세, 이태리), Deanna를 만났다.
Funnicular를 타고 내려와서(그 짧은 시간 내려오는데 2.5유로!) Plaka로 저녁을 먹으로 갔다. 뭔가 근사한 것 먹으러 가나 했더니 어제 점심때 먹었던 수블라끼를 먹는 것이다. 저녁으로 Pork와 Beef로 하나씩 먹었다. Beef, Pork, Chicken 3가지 맛을 다 먹어본 결과 “Chicken > Pork > Beef”다. Beef는 맛이 shit이다.
Plaka에서 ‘도시락’이라는 한국식당을 발견하고 너무 반가워서 사진을 찍었는데, 이게 우리나라 배낭 여행객에게 도움을 주었다. 저녁을 먹고 Meeting Point로 오는 길이었다.
?? : Excuse me, are you a Korean?
나 : Yes(한국말로 '네'하면 될 것을...)
?? : 혹시 ‘도시락’이라는 식당 못 보셨어요?
뭐 대충 이런 상황. ㅋㅋㅋ 한국 배낭 여행객 4명이었는데 어찌나 뿌듯하던지.ㅋ 나도 김치찌개에 밥이 진짜 먹고 싶다.ㅠ
돌아오는 길에 아크로폴리스에서 석양을 본다는 것이 엉뚱한 사진만 찍고 돌아왔다. 참 긴 하루였다.
캠핑장에 돌아와서 집이랑 애영이, 그리고 한결이한테 엽서를 썼다. Matt 자식이 텐트로 찾아와서 또 텐트 얘기를 한다. 짜증나는 새끼...
내일은 아침식사 7시, 출발 8시. 카발라까지 또 엄청 자면서 가겠다.
※ PS : 점심 먹을 때 미국애들에게 오늘이 'Korean national holiday'라고 했더니 상당히 관심을 가진다. 제헌절을 설명했는데 Independence Day로 알아듣고 왜 애국가 안불렀냐고... 아니라고 다시 설명해줬다. 잘 알아들었는지 모르겠다.
첫댓글 와... 좋은 여행이셨겠어요?
하루하루 지나면서 일상이 되어 버린 여행~~ㅋㅎ 좋았어요~^^
단체 여행중에는 멤버간의 충돌이 좀 있더라구요. 잘 조정해서 좋은 추억 갖고 오셨길 바랍니다. 그나저나 Matt 란 사람은 왜 글케 알짱대... ㅡㅡ;;
뭐 그다지 충돌은 아니구요~이성적으로 대하면 크게 문제없었어요~어차피 같은 배를 탄 사람의 입장이랄까요? 나중엔 그런 넘들이 더 친해지져ㅋㅋ
텐트로 불거진 이야기 읽다보니.... 전, 아프리카에서 3주짜리 트럭여행을 했는데, 내 텐트메이트, 독일녀...ㅠ.ㅠ 그녀랑 난 딱 하룻밤만 같이 잤다. 왜냐하면, 그 애는 다른 남자텐트에 가서 자는 바람에... 그 여자는 33살, 남자애는 남아공 18세....ㅠ.ㅠ 내 사고방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그런... 씨츄에이션. 정말 마음 삭히느라고 힘들었다. 이해하자, 이해하자 하면서도....77학번인 나에게는 엥간히 힘든 여행이었다. 그 부분에서는...
77학번이셨다면 정말 이해 안되셨겠어요ㅋㅋ 남의식 안하면 되요~남의 사생활이자나요^^
약간의충돌도 여행의맛이라고나할까.. ㅋㅋ 다른곳에온느낌을받을수있지않을까요?? 7월에 그리스 얼마만큼더운가요?? 계획잡고있는데..날씨가궁금하네요 ㅋㅋ
그리스의 7월은 날씨보다 베드버그(bad bug)조심 또 조심 하세요..한번 물리면 그 상처가 오래가더라구요..우선 버믈러같은 거 항상 들고 다니셔서 피부에 변화가 오면 바로바로 치료하셔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