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1.5단계라는데, 비도 오는데,
그래도 마눌은 가게를 하루 닫기로 했고, 딸, 아들, 아들여친은 이미 월차를 내놓았고,
그래서 예정대로 그냥 강화도행을 했습니다.
강화풍물시장을 둘러보고, 시장옆에 있는 인삼센터에 가서 예정대로 난발삼 6년근 3채(2.25kg)을 샀는데, 인터넷에서 사는 것보다(35,000원 정도) 한 채에 만원씩은 싸게(25,000원) 샀습니다. 그래서 2채만 사려던 것을 3채를 샀습니다. 겨울이 다가오니까 예년대로 겨우내 먹을 홍삼액을 만들거지요.
풍물시장도, 인삼센터도 점포들이 다 문을 열고 있어서 다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그런데 젓국갈비로 점심을 먹으려고 간 일억조식당은 평소에는 식사시간이면 줄을 서서 기다린다던 곳인데, 손님은 달랑 우리식구뿐. 어떻게 사나?
점심을 먹다가 동창회 모임을 연기한다는 도올여사의 문자를 받고는 그럴 수밖에 없지 하면서도 아쉽기도 했습니다.
역사박물관으로 가는 길에는 신분증을 확인하는 검문이 있었고,
평화전망대는 우리 식구와 두어 사람이 더 있었는데, 날이 흐리고 궂어서 북쪽이 안 보인다고 몇 사람 안되는데도 영상을 틀어주고 해설을 해주기에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교동도로 갔습니다.
가는 길에 교동대교를 건너기 전에 역시 검문을 하고, 통행증을 받아 앞차창에 놓고,
연산군유배지는 공원조성공사를 한다며 출입금지.
본격적으로 어떻게들 사나 하는 생각이 든 것은 여기서부터였습니다.
대룡시장은 점포들이 거의 다 닫아서 시장 입구에 문을 연 찐빵집에 들어가서 찐빵 한 개씩과 커피 한 잔씩을 마셨고.
외포항으로 가려고 교동도를 벗어나면서
통행증을 반납해야 하는데, 첫 반납구를 그냥 지나치고는 걱정이 태산.
반납구가 또 있는지 아들은 조금 더 가보고 없으면 돌아가서 반납하고 가자고 하는데, 딸은 혹시 반납을 못해서 검문했던 군인들이 혼이 나면 어떻게 하느냐고 걱정.
아들은 조금 더 가보고 없으면 돌아가서 반납하고 가자고 했는데 마침 앞쪽에 빨간 통행증 반납통이 보였습니다.
젓갈을 사러 갔던 외포항 젓갈시장은 그나마 문을 다 열었고
여기서도 서울보다 훨씬 싼 값에 젓갈을 사고.
서울로 오는 길에 길가에 있는 식당들은 거의 다 문을 닫았으니 다들 어떻게 사나?
고구마를 못 샀다고 말하는 마눌의 마음이 통했는지 조금 후에 커다랗게 고구마라고 써놓은 길가판매점이 보였고, 잠시 멈춰서 고구마 10kg을 역시 인터넷보다도 싸게 샀지요.
저녁은 평창동에 있는 더코너키친에서 먹기로 했으니까 김포쯤 와서 전화로 예약을 하는데, 느낌이 예약을 안 해도 될 것 같았습니다. 도착해보니 여기도 역시 예약없이는 기다려야 하던 집이 거의 텅 비었습니다.
이러니 모두 어떻게들 살아야 하나?
성공회는 성당이라고 하고 신부가 있으니까 천주교라고 오해를 하는데, 그런 명칭들은 천주교와 같지만 실제로는 개신교입니다.
인삼센터에서 아빠 엄마 걸어가는 뒷모습이 재미있다며 딸이 찰칵!
첫댓글 부부는 닮아간다더니
뒷짐지고 걷는 모습이 닮았네요. ㅎㅎ
걱정이지요.
어떻게들 살아가나...
늘상 서민들만 고통이
더 심한 것 같아서...
요것 조것 값싸게 샀네요.
시장이 썰렁해서 마음이
조금 안스러웠을 듯...
오늘은 밤중부터 비가
세차게 내리네요.
웬 겨울비가 이렇게
많이 내리는지...
동갑자일에 비가 내리면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린다는데...
작년 10월 필리핀의 팔라완에 갔을 때,
저녁 때 과일시장까지 가는 꽤 먼 길에 길가 점포들이 모두 불을 꺼놓고 있고 약국과 편의점 같은 곳만 형광등 하나씩만 켜 놓아서 이상하다고 했습니다.
어제 강화도 길이 흡사 그때와 같았기에 마눌하고 팔라완 생각이 난다고 했습니다.
시간은 거의 6시 가까이 되었지만 날이 흐려서 캄캄한데, 상점들만 아니라 주택들에도 거의 다 불이 안 켜져있어서 이상하다고 했더니,
아들이 시골이라 불을 늦게 켜는 것 아니냐며, 전에 외가에 가면 안 보여야 불을 켰다고 해서 그럴수도 있겠구나 했습니다.
집에 도착해서 아들이 주차하는 중에 마눌과 딸과 나는 부지런히 집으로 들어가다가 마눌이 "아니지"하는 말에 셋이 다 멈췄습니다.
맹이(강아지 이름)가 비도 오는데 하루 종일 집에 혼자 있을 거라는 생각을 셋이 똑같이 한 겁니다. 그 녀석은 지난 해 6월5일(마닐라여행준비로 만나던 날)에 우이동 둘레길 나무 밑에 묻었는데 말입니다.
아직도 아파서 집에 누워있는 것 같은 착각을 가끔하곤 합니다. 나만 그런줄 알았는데 셋이 똑 같았고, 아들과 아들 여친도 그런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다시는 강아지를 기르지 않겠다는 가족들의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