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작용의 이치
“모든 노력이 쓸데없는 것처럼 기도하라. 모든 기도가 무용지물인 것처럼 일하라.”<마르틴 루터(Martin Luther)>. 이는 하나님과 인간은 떼려고 해도 뗄 수 없는 상호작용 가운데 있음을 아는 사람만이 권할 수 있는 말일 것이다.
하나님은 인간을 포함하여 우주 만물을 창조하셨다. 이후 하나님과 인간은 지속적으로 상호 간에 서로 작용을 주고받는 관계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께 쉬지 말고 기도하여야 하며 언제나 하나님이 주시는 말씀을 듣고 이에 따라 살아가야 한다.
이와 같은 이치로 인간과 우주만물, 그리고 우주만물들 상호간에도 반드시 서로 간에 상호작용이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무슨 일을 도모하든지 먼저 나로부터 영향을 받는 상대방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고려가 필요한 것이다. 손자(孫子)는 이런 이치를 깨닫고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란 명구(名句)를 남긴 것이리라.
우리나라에서도 소재 이이명 선생은 이런 이치를 깨닫고 그의 작품 「매부(梅賦)」의 ‘연유문(緣由文)’에서 이를 ‘감응의 이치(感應之理)’라고 하며 다음과 같이 읊은 바 있다.
무릇 사물에는 생기(生氣)라는 것이 있고 (凡物之有生氣者)
성품과 정서와 지각이 있음도 모두 같도다. (皆似有性情知覺)
만일 효자가 곡을 하면 묘소의 잣나무가 죽고 (若孝子哭而墓柏死)
형제가 나뉘어져 마당에서 맞은 곤장으로 수척해지니 (兄弟分而庭荊枯者是已)
감응의 이치는 업신여길 수가 없도다. (感應之理不可誣也)
나아가 백강 이경여 선생은 이렇게 감응의 이치를 속일 수 없는 것이니 임금은 항시 그 마음을 바로 할 것을 다음과 같이 주문하였다.
“천명(天命)은 믿기 어려운 것이며 인심(人心)은 떠나기 쉬운 것입니다. 하늘은 높이 위에 있으나 매우 분명하게 관찰하고 있으며 백성은 아래에 있으나 지극히 어리석으면서도 신령스러운 존재입니다. 임금의 한 마음은 그 기미(幾微)가 매우 은미하지만 선악(善惡)의 효력은 그림자와 메아리보다도 빠르며, 일상 행동이 지극히 비근한 것이라 하더라도 추기(樞機)의 발동은 천지(天地)를 감동시키기까지 하니, 감응(感應)의 이치는 속일 수 없는 것입니다” <백강 이경여 선생, 1650년 1월 7일 상차문(上箚文) 중에서>.
그러므로 우리는 나 자신을 온전히 보존하고 사람답게 살아가려면 이런 상호작용의 이치를 알고 먼저 하나님과 나를 둘러싼 이들과 모든 존재들에 대해 살피는 마음을 지녀야 한다.
이런 세상의 상호작용의 이치를 알고 있던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두 가지 가장 큰 계명으로 우리에게 말씀하였던 것이다. “서기관 중 한 사람이 예수께 나아와 묻되 모든 계명 중에 첫째가 무엇이니이까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첫째는 이것이니 주 곧 우리 하나님은 유일한 주시라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신 것이요 둘째는 이것이니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것이라 이보다 더 큰 계명이 없느니라.”(마가복음 12장 28-31절).
2024.10.25. 素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