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트로이카!’ 이지현 허영호 조한승 |
‘닥치고 승리!’
결정적 한 방은 전력이 약한 팀이나 학수고대하는 것! 티브로드는 12라운드까지 거둔 7승 가운데 4-1 이상 대승을 거둔 것이 무려 6회. 오늘도 KO로 승부가 났다. 승자는 티브로드였다.
29일 서울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KB국민은행 2012한국바둑리그 12라운드 5경기에서 티브로드는 ‘트로이카’ 조한승 허영호 이지현의 수훈으로 이창호가 빠진 롯데손해보험을 4-1로 꺾었다. 이로써 티브로드는 7승5패로 스마트오로 포스코LED와 동률이지만, 개인승수에서 동급최강을 자랑해 당당히 3위에 올랐다.
12라운드를 마친 현재 티브로드는 개인승수에서 37승으로 1,2위 팀인 신안천일염 한게임보다 2승이 더 많다.
타 팀은 투톱도 완벽하지 못한데 티브로드는 ‘쓰리톱’을 가동하고 있을 정도로 팀 전력이 막강하다. ‘닥승’ 티브로드가 후반기 리그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강승민이 이겨주지 못한다면… ① 조한승-강승민 ② 이지현-김정현
롯데는 주장 이창호가 다시 컨디션 저하로 오더에서 빠지고 락스타에서 11전 전승을 달리는 ‘전승남’ 강승민이 대타로 나섰다. 그렇다면 단연 1국이 초점이다. 강승민이 조한승을 제쳐준다면 롯데도 가능성이 있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3-0으로 밀릴 공산도 다분하다. 티브로드는 ‘쿨 하게’ 조한승 이지현 허영호등 1~3지명이 1~3국에 나섰기 때문.
강승민(백)은 낯을 가렸다. 기대와 달리 바둑리그에서는 ‘전승남’의 기색을 찾아볼 수 없었다. 초반 낯선 포석이 부담스러웠을까. 노련함을 견지한 조한승은 발 빠르게 실리를 차지하며 이미 중반에 흐름을 잡았다. 결정적인 승부처가 된 우변에서 흑 5점을 넘겨준 대신 우하귀 백과 바꿔치기를 통해 승리를 확정지었다.
이지현은 조한승과 함께 팀 최다승인 8승을 거두고 있었다. 김정현과는 같은 3지명으로서 라이벌의식도 있었다. 그러나 승부는 초반에 나 버렸다.
우변에서 흑(김정현)이 어깨를 짚어가자 대뜸 나와 끊으면서 강공드라이브를 선택한 이지현은 우상귀를 크게 잡았고 좌변과 중앙을 빵때림하면서 승기를 다졌다. 하변 일대 흑도 대궐이었지만 도처에 산재한 백의 실리에는 미치지 못했다.
●○…0-5가 아닌 것이 다행? ③ 허영호-최명훈 ④ 이춘규-한태희 ⑤ 류수항-나현
2-0으로 티브로드의 압승 무드. 3국에서는 최명훈과 허영호가 만났다. 리그 전적에서(허영호 7승4패, 최명훈 3승4패)차이가 나지만, 엇비슷한 스타일이어서 ‘혹시나’ 하는 기대가 있었다. 포석부터 흥미로웠다.
30년 전 포석을 사용하면서 낯선 길로 맞섰다. 그러나 초반 기세싸움에서는 흑을 든 허용호가 약간 편한 바둑이었다. 결정적인 승부는 좌변 백의 텃밭에서 일어났다. 흑이 특공대로 투입한 돌이 커지면서 중앙과 하변으로 뻗어나갔고, 그를 잡으려는 백이 옥쇄작전으로 나선 것. 여기서 흑이 하변을 송두리째 깨면서 살게 되어서는 백이 이길 수 없었다. 이리하며 3-0으로 티브로드는 팀 승리를 싱겁게 가져갔다.
맥이 빠진 가운데 치러진 4,5국. 나현과 한태희가 나선다면 아무래도 작전 미스가 역력하다. 역시 만만찮은 이춘규(6승3패)와 류수항(2승1패)과의 대결이어서 5-0 승부를 혹시나 기대했다.
5국이 먼저 끝났다. 락스타에서 올라온 류수항은 깨끗한 수읽기로 신예 대표주자 나현을 잡았다. 그러나 고대했던 퍼펙트승은 쉽지 않았다. 롯데의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하는 한태희가 초반부터 이춘규의 대마를 잡고서 일찌감치 우세를 확립했다. 이춘규는 막판까지 대마에 패를 걸어가며 격렬히 저항했으나 결국 팻감부족으로 투항.
2012 KB한국바둑리그는 지난해 우승팀인 포스코LED를 비롯해 넷마블, 신안천일염, Kixx, 티브로드, 한게임 등 지난해 참가팀 6개팀과 롯데손해보험, SK에너지, 정관장 등 3팀을 더했고 '스마트오로'가 마지막 제10구단으로 합류하며 역대 최다 10개팀으로 출범했다.
한국바둑리그는 이전의 '2일 1경기'를, '1일 1경기'로 변경해 속도감을 크게 높였으며, 매 경기는 매주 목,금, 토, 일 저녁 7시(1, 2국) 저녁 8시(3국), 밤9시(4, 5국)에 동시대국으로 펼쳐진다. 모든 대국은 40초 초읽기 5회. 2012 KB 한국바둑리그 규모 역시 역대 최고 40억이다.
한국바둑리그 정규리그는 10개팀 더블리그(18라운드)로 총90경기(대국 수 450국)가 벌어지며, 순위는 팀 전적(승률)→개인승수→승자승→동일팀 간 개인승수→상위 지명자 다승 순으로 가린다. 10월 말부터 열리는 포스트시즌은 정규리그 상위 4팀이 스텝래더(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 방식으로 최종 우승팀을 확정하게 된다.
한국리그의 모든 경기는 바둑TV에서 방송 생중계로 진행하며, 사이버오로에서 인터넷 중계한다. 오로바둑 어플로 모든 스마트폰, 태블릿 PC에서 관전할 수 있다. 아래 배너를 클릭하면 사이버오로 바둑리그 홈페이지에서 바둑리그 순위, 팀 선수, 대회 일정, 뉴스 등을 자세히 볼 수 있다.
▲ 조한승이 락스타 ‘전승남’ 강승민에게 완승을 거두었다
▲ 3지명끼리의 자존심대결. 이지현 승
▲ 오래된 포석으로 흥미로운 바둑이었지만 최명훈이 대마를 놓치면서 패배
▲ 락스타 류수항이 나현을 꺾어 작은 이변을 연출했다
▲ '영봉패는 막았다' 한태희가 초반부터 대마를 잡아 낙승. 한태희는 9승3패
▲ 롯데의 젊은 그대들. 좌측부터 김정현 강승민 박준석 나현
▲ 티브로드 검토실. 허영호의 대국을 연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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