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여행하던중,발리 커피숍에서 우연히 중학교 동창녀석을 만났다.
20여년만에 만난터라 무척 반가웠다.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다,학창시절로 돌아가자~ 박장대소 연발!
아,참, 야! 짱구야,(내별명) "진"이가 ㅇㅇ호텔 메니저야,니 첫사랑이잖아! ㅎ~ㅎ
여기서 멀지않으니 만나보고 가렴! 하며 연락처를 적어줬다.
택시를 탓다.
"진"이! 잊혀졌던,아니 세월속에 묻혀졌던 그 이름!
흘러간 그시절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며 잔잔한 설레임까지 밀려왔다.
중3때 동창녀석 사촌누이라며 소개받았었다. 개인적으로 만난것이
아니라, 구룹 미팅 이었다.
그 녀는 군계일학 이랄까, 선녀였다.
명랑한성격,잘웃고,이쁘고,.. 요샛말로 얼짱,몸짱,춤짱,노래짱!
나는 뿅갔다!
구룹미팅을 하며,사찌기사찌기 삿뽀뽀,수건돌리기,젓가락으로 상대방에게
과자주기...등 벌칙으로는 엉덩이로 이름쓰기,노래나 춤추기,등 놀았지만
나의 모든신경은 "진"이의 일거수 일투족"을 조명하고 있었다.
(You are my destiny, You are my sunshine, You mean everything to me) 이었다.
아~ 어찌하면 좋을까, 이마음을 어떻게 전할까!
청계천 헌책방에서 동서고금의 시집,을 싹쓸히해, 읽고, 쓰고, 읽고,쓰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학교 공부를 이렇게 했으면 장학생이 됐을터 ㅎ~)
그 수많은 시(詩)가 어쩜 그렇게 쪽찟게 처럼 내마음을 쏙 뽑아 썼을까!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앉으나서나,집에서나,전차 안에서나,학교서나, 그 소녀 생각뿐! 중증환자 였다.
그러던중,용기를내어 러브레타를 딱지처럼 접어,전해주고 뺑손이 쳤다.
(하~아얀~ 종이위에~.............난 그만~)
설레임의 나날~ 뜬눈으로 지새우고,
드뎌, 디 데이!
종로 ㅇㅇ빵집!
안 나오면 어쩌지,엽차만 디립따 마시며, 문쪽만 바라보며,
"내 속을 태우는구려"~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왔다! 그소녀!
아~기쁨과 희열이 이런것이구나! 길~쿠나~!
곰보빵과 크림빵이 코로 들어갔는지 입으로 들어갔는지...
광화문에 있는 삼류극장에 들어갔다.(당시에 개봉극장은 학생입장 불가였다.)
"허슬러"와 "남과녀"라는 영화두편을 동시상영.
초만원! 좌석은 언감생신,입석도 콩나물 시루!
비가와서 그런지 땀냄새,쾌쾌한냄새,..암튼 최악이었다.
상영 중간에 들어가서인지 삼사십분만에 한편이 끝났다.
그녀와난 그곳에서 탈출했다.
내 기분은 완전 구겨졌다.
그녀의 집은 종로5가 였는데 그냥 걷기로했다.
비닐우산 같이쓰고 걸으니 어깨와가슴이 살짝살짝 스칠때마다 아~
그녀의 체온과 향긋한 머리향이 코끝을돌아 온몸으로 감전되고 취해
정신줄을 잡을수가 없었다.
구겨진 자존심에 시무룩한 나를보고
그녀는,
"괜찮아,신경쓰지마, 다음에 좋은영화 또 보지뭐!" 하며 내손을 잡는것이 아닌가?
아~ 배려! 마음까지 짱!
나는 죽었다!
그후, 로멘스는 계속되었고 청춘의봄은 뭉게구름처럼 피어올랐다.
(흰구름이~피어오른~ 수평선~ 저~넘어로~행복에~보금~자리~
마~아~련~했으면~하아얀~ 돗단배~타고~~~~~~~~~ㅎ~ㅎ)
"호사다마"라 했던가! 고딩2학년때 그녀는 이민을 갔다.
떠나던날 그녀는 내게 이별의 입마춤을 했다.(One last Kiss )
나는 두번 죽었다!
몇년후!
크리스마스 즈음해서 그녀의 카드 한장이 날러왔다.
뜻밖의.... ! 울렁거리는 가슴을 누르며, 뜯어보니
결혼사진과함께 이렇게 적혀 있었다.
"넌,참 좋은사람이야! 잊을수 없을꺼야!
웨딩사진을 보자,하늘이 무너지는것 같았다. 서로의 장래 약속이나 그딴건 없었지만, 배신감으로 괘씸하고, 괜히 억울 했다.
"눈물을 감추고,명동부루스,안개속으로 가버린사랑,빗속의 여인"등을 부르며
거리를 누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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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은 흘러~ 덧없이 흘러~
사십년이 흘렀다.
그 시절 청순하고 아름다운
"청춘"의 노래들은
추억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가슴 깊은곳에
화석이 되어 있었다.
..........................
..........................
다왔다는 택시 기사의말에, 꿈결에서 깨듯 얼떨결에 내려,
.................망서리다가, 호텔앞 해변을 거닐었다,...........후~~
사랑,청춘,추억,그리움,미소, 재회,세월~
그냥, 돌아왔다.
그 시절 첫사랑 " 진" 이를
"소녀 진이로 남겨 두고 싶었다."
ㅡ 2013년 발리에서ㅡ
첫댓글 오랫만에(1년반)오니 서먹서먹하네요! 아는 사람도 없구요.
구정 잘들 보내시고,소망 모두 이루시길...! 쌩유!! ㅎ~
ㅎㅎ 비슷한 시절인거 같네요 그리고 잘 하셨어요 사랑은 사랑으로만 간직하는 추억이 애틋한거 같아요
명절이네요 새해도 이쁜 사랑으로 주변에 향기를 많이 날리셔요^^*
첫손님(댓글) 이시네요! ㅎ~ㅎ 뉘신지 모르오나 반갑습니다. 꾸벅!
사과향기님도 즐건 나날 되시길~ 쌩유!! ㅎ~ㅎ
첫사랑! 아름다운 추억으로 오래도록 간직하시고행복하시길바랍니다! 저도 학창시절 펜팔로 편지를 주고받던 여고생과 내 마음속에 그때 그마음으로 가끔 카톡으로 안부를 묻곤 합니다. 40여년이 가까이 세월이 흐렀지만 마음은 소년에 마음으로요!
첨,뵙겠습니다! 꾸벅!
들려 주셔서 쌩유 입니다! ㅎ~ㅎ
첫사랑과 안부를 묻고 지내신다니, 부럽습니다!
건강하시고,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ㅎ
서로의 완숙한 모습을 보여 줄 수도 있었는데 아쉬웠겠군요.
그런가요?
@후반전 아마도!
언젠가의 세월이 그때의 일을 호소할지도 모릅니다.
잘 읽었습니다. 즐거운 설날되십시요...
까치옷은 입지 않아도. 마음은 때때옷을 입어보셔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지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