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복 짓기[관계의 재발견/고수리]
출처 동아일보 :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30105/117314693/1
새해 첫날, 새 양말을 신었다. 평소와 달리 알록달록한 패턴 양말을 골라두었다. 새 양말 하나 신었을 뿐인데 폴짝폴짝 걸음이 가벼워 자꾸만 걷고 싶었다. 365일이 오늘처럼 폴짝폴짝 즐거울 것 같아서 시작하는 마음이 알록달록 물들었다. 작은 의식 하나에 흡족해진 이런 마음이야말로 내가 지어 내가 받는 새해 복(福) 아닐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복은 어느 누가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지어서 내가 받는 것, 그렇다면 인사말을 이렇게 고쳐 해야겠네, ‘새해에는 복을 많이 지으십시오!’”라던 법정 스님 말씀처럼 새해 첫날엔 나를 위한 복을 지어 왔다. 새 양말을 신어보는 작은 의식으로 새 마음을 다잡았다. 궁금했다. 다른 사람들도 자기만의 새해맞이 의식이 있을까.
“베갯잇을 갈아요. 아침 일찍 일어나 떡국으로 속을 든든히 채우곤 대청소를 시작하죠. 이부자리를 가장 꼼꼼하게 신경 써요. 해묵은 이불을 빨고 부드러운 면 베갯잇으로 베개를 갈아줘요. 편안한 이부자리에서 깨끗한 베개를 베고 자면 365일 좋은 꿈을 꿀 것 같거든요.”
“휴대전화 연락처를 정리해요. 의미 없는 관계와 알람들이 일상을 흐트러뜨리는 게 싫어요. 연락처에 남은 사람들에게 새해 안부 메시지를 보내요. 소중한 관계는 시간순이 아녜요. 오래 만나지 못해도 때마다 안부를 묻고 싶은 사람들이 남아 있어요. 안부 메시지를 챙기는 것도 진솔한 마음 표현이라고 생각해요.”
“새 달력을 펼쳐 기념일을 기록해요. 가족들 생일 같은 특별한 날을 표시하거나 휴일을 세어보기도 해요. 보물찾기 전에 보물을 숨겨두는 사람처럼, 살아갈 365일 중에 기념할 날들을 작은 기쁨으로 미리 숨겨두는 거죠.”
“올해의 주제곡을 찾아 들어요. 새해 처음 듣는 노래 가사가 그해 운명을 결정짓는단 재밌는 얘기가 있죠. 몇 해째 김연자 노래 ‘아모르 파티’를 찾아 들었어요. 노래가 워낙 흥겨워서 파티하듯 즐겁게 살자는 의미인가 싶지만, 알고 보면 아모르 파티(Amor Fati)는 ‘운명을 사랑하라’라는 철학자 니체의 운명관이거든요. ‘인생은 지금이야’라는 가사를 따라 부르면 어쩐지 씩씩해져요.”
저마다의 새해 복 짓기. 깨끗한 베개를 베고 꿈을 꾸는 사람, 소중한 이들에게 새해 인사를 전송하는 사람, 새 달력에 작은 기쁨을 미리 숨겨두는 사람, ‘아모르 파티’를 들으며 씩씩해지는 사람, 그리고 새 양말을 신고 폴짝폴짝 걸어보는 사람. 소소하지만 뿌듯하게 새해 복을 지은 사람들과 인사를 주고받았다. 그래도 나는 새해엔 이 인사말이 좋다. 내가 지은 내 복도 행운처럼 나눠주고픈 마음을 담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고수리 에세이스트
빛명상
어린 시절의 샛별
나는 어린 시절 해 질 무렵이면 대지 위에 가장 먼저 나타나는 샛별 하나를 '내 별'이라 하여 무척이나 좋아했다. 나중에 밝힐 것이지만, 가장 어렵고 힘겨웠던 한때 ㅂ이란 성을 가진 사람의 함정과 위증으로 숱한 고통을 받았을 때도, 해 질 언저리 가장 먼저 반짝이는 샛별을 바라보며 '나는 누구이기에 인류를, 이 나라를, 나의 이웃을 생각하며 안쓰러워해야 하는가'를 몇 번이나 되풀이해 자문하면서 도리질을 하곤 했다.
나는 늘 샛별을 보며 큰 부자가 되게 해달라고 했다. 하고 싶은 일들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동네 아이들과 옥수수 빵 몇 개 쪄서 가끔 달성공원으로 소풍을 간 적이 있었다. 그 당시 입장료가 20원쯤 이었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그 20원이 없어서인지 아까워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수십 명에서 수백 명에 이르는 노인들이 공원 입구나 다리 밑에서 쪼그리고들 있었다. '내가 돈을 벌면 저 노인들 모두를 입장시켜 드려야지. 그리고 옥수수 빵도 많이 쪄서 나누어 드려야지'하고 나는 벼르곤 했다.
그 후 첫 직장에 순탄하게 입사하여 독실한 카톨릭 신자인 ㅈ이라는 직장 동료를 알게 되어 우연한 기회에 'SOS 어린이 마을'과 '희망원(고아원)을 방문하게 되었다. 그곳에 가 보고는 달성공원 앞 노인들보다도 부모 없이 팽겨쳐진, 자라나는 새싹들이더 안쓰럽게 느껴져, 그 즉석에서 'SOS마을 후원회'에 가입했다. 돌아오면서, 이것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샘솟는 기쁨이란 것일까 하고 생각했다.
그 이후 가끔 정기적으로 이름 없는 곳들을 찾아가곤 했다. 그 이후 '부자가 되어야 할 텐데' 하는 생각은 더욱 많이 했지만, 월급쟁이로서는 가뭄에 물 한바가지 격의 월급밖에 안 되는 형편이었다. 그 후 10년 동안 열심히 직장 생활을 하여 모은 돈으로 몇이 어울려 가장 전망이 밝다고 생각되는, 굴뚝 없는 서비스 산업인 관광 분야에 약 3년 동안 뛴 적이 있었다.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이 분야의 기획 사업들은 내가 10년 전 대구 시장실에 간곡하게 청원 했던 것이다. 그때 나는 약간의 과장을 한다 치더라도, 두루마리(간곡함과 정성을 표하고자 두루마리에다 내용을 적었다)로 약 100m쯤 되는 계획서를 제출했다. 대구에는 큰 자원과 재원이 없는 점을 미루어, 이 분야로의 진출을 간곡히 청원했던 것이다.
그 당시 나는, 가난하고 힘없는 소규모 경영을 하는 한 시민의 위치에서 부시장님 뵙기가 그렇게 힘든 것인 줄 미처 몰랐다. 그 사업을 설명 하고자 몇 개월 이상 새벽마다 앞산 ㅁ아파트를 드나들면서 기다려도 뵙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러던 중 어떤 분의 힘을 얻어 겨우 사업 설명을 해 올렸다. 그리고 그 계획서의 원본도 시장 비서실을 통해 제출하여, 구체적인 방향 설명을 하고 긍정적인 해답을 받았다. 그런데 추진 과정에서 전혀 상상치 못했던 일이 일어났다. 그 사업이 이루어지면 하고 싶었던 일들이 있었다. 사회의 구석구석을 어루만져 주고 싶었으며, 돈을 쓰는 진정한 방법을 시범해 보이고 싶었다.
그때의 꿈은 이루어지는가 했더니 그만 산산 조각이 나 버렸고, 한 점 구름처럼 흩어져 버렸다. 설날 아침 부하 직원들이 "이사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고 하면 "이놈아, 그렇게 인사하지 말고 나를 보면 '떼부자가 되십시오!'라고 해라"하고 핀잔을 주며 부자가 되어 보려 했던 생각도 한 점 물거품이 되어 흩어져 버렸으니, 지난 꿈들은 한갓 휴지 조각보다 못한 것들이 되어 버렸다.
어린 시절이나 지금이나, 우연의 일치인지 보이지 않는 어떤 힘이 내 곁에서 작용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신기하고 신비로운 동화 속의 주인공이 되곤 했다. 그래서 나는 어느 날엔가 큰 부자가 되어 온 인류에게까지 도움을 줄 사람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곧잘 했던 것이다.
그러나 재벌이 되어 어떤 큰일을 해 보겠다는 생각이 180도로 전환한 것은, 그 일 이후 '나 안의 나', 알맹이의 마음이랄까 정신이랄까, 그것을 알게 되고 난 후였다. 샛별은 더욱 가깝게 다가왔으며, 나는 마음의 재벌이 되어 빈곤에 허덕이는 수많은 마음들에게 맑은 '님의 소리(자연의 소리)'를 한 아름씩 안겨 주어야겠다는 새로운 생각을 떠 올렸다.
온갖 산새들이 다 모여들어 날개짓을 하고, 달콤한 바람이 주변에서 싱그러운 향기를 모아 왔으며, 오색 찬란한 빛(VIIT)줄기가 온 누리를 가득 채웠다. 하늘에서는 표현할 수 없이 경이롭고 은은한 아름다운 소리가 내려앉았다. 그러자 그렇게도 재잘 거리던 산새와 풀벌레들 까지도 숨을 죽였다. 이 힘, 초광력超光力을 이 지구촌에 탄생시킬 때가 이르렀음을 알리는 것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으며, 나는 어린 시절 토굴 속에서 보았던 도인의 목소리가 다시 귓전을 울리는 것을 들었다.
요즈음 초광력超光力을 펼쳐 내릴 때 나타나는 현상은 그것의 지극히 작은 일부분일 뿐이다. 때로 바람이 없는 고요한 날 어느 계곡에서 명상에 들어가면, 온 산의 나뭇잎들이 심하게 팔랑이다 못해 통째로 흔들린다. 분명히 바람이 없는데도. 이상하다는 생각과 함께 잠깐 침묵에 잠기면, 하늘 위에서부터 다섯 개의 불꽃이 내려오면서 찬란한 쌍무지개가 허공을 가른다. 그럴 때면 고요 속의 고요가 느낌으로 스며든다. 그럴 즈음이면 나의 나는 어디론가 향해 간다. 목말라 허덕이는 '마음'들의 세계를 향하여...
하나의 샛별에서 부터 이 삼라만상 모두를 한 점 착오 없이 스스로 이끌어 가는 우주의 무한한 존재가 있음을, 그 존재 안에 우리의 마음이 있음을 느낀다. 어느덧 재벌의 꿈은 하나의 풀잎과도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큰마음을 향해 간다. 우주의 원리, 한없는 우주의 존재인 그 빛(VIIT)을 향해 간다. 그 빛(VIIT)은 나의 마음에서 온 누리의 마음과 마음으로 성큼 파문을 일으키며 나간다.
오! 이 기쁨. 이 평화와 충만으로 가득한 경이로움은 두 줄기의 쌍무지개가 되어 이곳에서 하늘 위 하늘나라에까지 드리운다.
출처 : 빛(VIIT)으로 오는 우주의 힘 초광력超光力
1996.07.10. 1판 1쇄 P. 74 ~ 77
감사합니다
빛명상 어린시절의 샛별...귀한글 감사합니다^^
복을 짓고 받는 한해.. 마음의 부자가 되어 풍요와 행복이 가득한 한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복을 지으며 항상 베푸는 학회장님께 감사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북을 짓는 새해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늘 베푸시는 마음 일깨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초광력을 보내 주시는
학회장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복 짓는 한해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귀한 빛 의 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학회장님 귀한 빛말씀~
복은 어느 누가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지어서 내가 받는 다는 말씀 마음 속 깊이 새기는 귀한 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새해에도 작으나마 봉사활동, 헌혈 등을 하여서 복을 짓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 새해 복 많이 지으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