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간만에 땔감나무 작업을...
2024년 甲辰年 1월 9일 화요일
음력 癸卯年 동짓달 스무여드렛날
올겨울의 날씨변화는 예측불가, 상상초월이다.
듣기로는 엘리뇨 현상으로 지구온난화가 가속화
되고 있어 그런 것이라고 한다. 날씨변화에 민감한
촌부이긴 하지만 전문적인 것까지 알 필요는 없다.
어제와 오늘 산골의 날씨변화만으로도 대충을 알
것 같다. 하루사이 기온은 무려 17도나 올라가고
푸른 하늘에 햇살이 좋았던 것과는 다르게 오늘은
영하 5도의 기온, 이른 아침부터 눈발이 흩날린다.
예보상으론 오전 10시부터 눈소식이 잡혀있는데
이곳 설다목은 예보와 상관없이 일찌감치 서둘러
내리는 것이 아닌가 싶다. 어찌되었거나 오늘은 또
눈과 함께하는 눈날이 될 것 같다. 내일 새벽까지
내릴 것이라는데 이번엔 또 얼마나 내리려나?
한파와 폭설이 번갈아 왔다갔다 하다보니 요즘은
제설작업하는 것 외는 딱히 이렇다할 일이 없다.
한겨울에 무슨일이 있겠느냐고 하겠지만 산골은
계절에 상관없이 보이는 것이 모두 일이라고 해도
어색함이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눈을 맞으며,
오들오들 추위에 떨면서까지 해야할 일은 아니다.
하던 일도 눈이 많이 내려서 중단을 해야만 했었다.
하는 일도 없이 무료하게 노는 것도 성격상 힘들다.
그래서 시작한 일이 카페 벽난로용 땔감용 장작을
마련하는 일을 했다. 지금껏 바베큐장에 쌓아놓은
것을 이서방이 시나브로 가져다 때다보니 어느새
커다란 통나무만 조금 남아있다. 단지의 조경수를
정리하며 나온 나무를 잔뜩 쌓아두고 조금씩 갖다
벽난로 땔감으로 사용했는데 거의 다 때고 이제는
엄청 울퉁불퉁하면서 옹이가 듬성듬성 박혀있는
통나무만 남겨놓아서 그걸 정리하기로 한 것이다.
아직은 엔진톱 사용이 다소 미숙한 이서방이 말을
못꺼낸 모양이다. 나이든 형님에게 일을 시킨다는
것이 쉽지않았던 것 같다. 워낙 성격이 과묵하면서
온순한 사람이고 남에게 아쉬운 소리를 잘 못하는
사람이라 그랬던 것 같아 오히려 진작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라 형님인 촌부가 미안하기까지 했다.
그렇게 아침나절에 두어 시간, 오후에 한시간 남짓
두 동서가 땔감작업을 했다. 촌부는 엔진톱 작업을,
이서방은 도끼질 작업을 한 것이다. 간만에 일 다운
일을 했다고나 할까? 도끼로 쪼개기가 어려운 것은
납작하게 잘라 쪼개기 쉽게 만들었다. 지난 늦가을
촌부와 이서방이 쪼개다 포기했던 것을 이서방이
모두 다 도끼로 쪼개 장작으로 변신을 시켜놓았다.
마을 아우가 잘 쪼개지지 않는 나무도 추위에 얼게
되면 곧잘 쪼개진다고 했단다. 정말 그 말이 맞았다.
엔진톱 사용은 촌부가 이서방 보다는 조금 낫지만
장작을 쪼개는 도끼질은 젊은 이서방이 훨씬 낫다.
이렇게 동서간에 서로 보완을 해가며 합을 맞추게
되니까 이또한 즐겁게 일을 할 수 있음이라서 좋다.
아내가 수고한다며 호빵을 뎁혀서 시원한 식혜와
함께 간식을 내왔다. 일이 거의 다 끝날 무렵이라서
마무리하고 카페 벽난로 앞에서 맛있게 잘 먹었다.
혼자 했으면 하루에 못 끝날 일인데 둘이 하게 되어
하루에 마무리를 하게 되었다. 간만에 몸 좀 풀었다.
♧카페지기 박종선 님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 ♧
첫댓글 바위처럼 단단해
보이는 통나무를
자르고 장작으로
쪼개기까지 쉬운 일이
없네요.
그래도 두 분 동서께서 합을 맞춰 잘 끝내셨다니 개운하시겠습니다. 이제 아름다운 설경을 즐기실
차례입니다.
즐거운 날 되세요.
밑둥이 굵고
옹이가 많은 통나무는
도끼질이 쉽지않습니다.
젊어서는 거뜬히 쪼갰는데
이젠 나이듦이라 힘드네요.
그래서 엔진톱으로
얇게 잘라서 쪼개거나
그냥 장작처럼 땝니다.
그래도 6년 손아래
동서 이서방은 다르네요.
거침없이 쪼개는군요.ㅎㅎ
감사합니다.^^
도시생활과는 다른 풍경이지만
그래도 힘드셨던 만큼
뿌듯함이....^^
추운날 고생하셨으니
따듯한 벽난로 앞에 앉아
마님표 시원한 식혜로
마무리 하시길요....^^^
도심에서 보는 저는
참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뭐하나 여쭤볼께요.
똑같이 집을 지으셨나요
전원주택.단지인지요
집들이 같아서 항상 궁금했습니다...^^??
그렇지요.
산골살이는
힘들어도 일을 마치면
뿌듯함이라서 좋습니다.
오늘은 종일 눈날이라서
잠시 바람돌이 한번 돌리고
설경 감상하며 쉬었습니다.
궁금해 하신 것에 대하여...
24년전 세 자매, 세 동서가
각자의 취항대로 집을 짓고
공동운영 형식으로
카페 1동,
펜션 9동을 별장형식으로
똑같이 건축을 하였지요.
지금은 펜션영업은 하지않고
둘째네가 카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뽀식이
아하...그러신 거군요...^^
저는 외동딸이라
여 자매들 있는집이 부럽습니다...^^
항상 외로워서....ㅠㅠ
기회가 된다면
카페도 놀러가야 겠네요.
궁금증 풀어주셔서
감사 합니다.
고운밤 되셔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