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현초등학교 교장 샘은 내가 시골 두메산골 고계국민학교 졸업한 교장 샘이랑 비슷하다
전규형 샘이라고 신설학교라 양손에 늘 괭이 망치로 하루 종일 학교 일꾼처럼
다들 소사(학교 궂은 일 하시는 분) 아저씨인지 구별이 힘들었다
사실, 진짜 소사 아저씨는 풍채도 있고 해서 교장 샘 모습이었는데...
아무튼
운현초 교장 샘도 일 년 내내 365일 아침 일찍 학생들 등교하기 전에 대문을 지키고 웃는 미소로 아이들 맞는다
위물이 맑은데 어찌 아래물이 더러울 수 있냐
참스승의 표상이다
스승이면 스승이지 참스승이 뭐꼬?
군사부일체라고 오래전에 들어 본..멸종된 단어다
왕,스승, 아부지 똑같은 한 몸이라 말인데, 요즘 세상에 말 같지 않은 소리다
뭐부터 잘못 된 건지 몰라도 스승이라는 사람들은 노동자 계급으로 스스로 불려지기를 원하고
학생은 선생을 동네 아저씨 취급하고
한마디 잘 못 했다가는 교실에 경찰이 오는 시대니 당연히 노동자중에서 최악의 감정노동자 맞다
그래도 아직 왕이나 아부지보다 더 같은 급이 아닌 더 위 스승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바로 운현초 교장 박정희 선생님 아닐까 싶다
아니 제자도 아니고 어떻게 아느냐고?
한 가지만 보면 열 가지를 안다고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몸에서 보인다
쉽지만 어려운 것이 사랑인데
늘 웃음으로 학생들을 등을 어루만지면 반갑게 대하는 교장 선생님 모습 하나만 보아도 그렇다
운현초등학교하면 우리 딸 리아가 졸업한 학교가 아니라 교장 쌤이 더 생각날 정도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사실, 학생도 아닌 보호자가 무슨 소리여
나도 거의 매일 학교 가는 학생처럼 리아랑 같이 등교했기 때문에 학생이나 다름없었다 ㅎㅎㅎ
사립학교라 돈이 좀 들어가서 그렇지 꼭 추천하고 싶다
아니 내가 다시 학교에 입학하여 공부하고 싶다
자
리아가 운현을 졸업했다
친구들 선생님 헤어지기 싫어서 그런지 눈물이 줄줄 나서 한강에 홍수가 난 듯
하지만 회자정리라고 헤어짐은 반듯이 만나게 되어있다
고계초나 명중 졸업하고 20~30년지나 다 만나듯이 리아도 꼭 다 만난다
나도 어렴풋 기억하면 다시는 못 만나는 줄 알았는데...
지구 땅덩이가 알고 보면 그리 큰 것이 아니다
아직까지 우주로 이민가지 않는 한 도망 갈 구멍이 없다...죽지 않은 이상
나이 들어보면 알겠지만 그리 슬퍼서 눈이 붓도록 울 필요는 없는데,,,아직 어리다 보니,,,,
그것 보다 더 이제 새로운 친구들이 엄청 많이 만나게 될 것이다
저 기억 너머에 고계초등학교 졸업식이 장면이 떠 오른다
세상에서 가장 못할 짓이 늘 졸업시즌이 오면 내 온몸을 짓누른다
졸업식 마지막 날 학교 교실에서
내가 배웠던 교실을 엉망으로 해 놓고 나왔던 기억이...문제는 왜 그랬을까?
내가 못나서...어려서...도저히 지금으로는 상상이 안가지만
어쨌든 스승에 대한 감사와 존경은 눈에 눈곱만큼 없었던 같다
단지 더 이상 볼 일 없다 막장 드라마 같은 생각 뿐
내 인생의 가장 기억이 하기 싫은 초등학교 졸업이었다
딸 졸업식을 보면서
최소한 아빠를 닮지 않았다
그렇게 눈물을 흘린다는 것은 몸과 마음의 기능이 정상 작동하는 것이라
그리고 이렇게 올바르게 키운 샘들
리아를 대신해서 운현 선샘님들 그리고 늘 한결같이 교장 샘이랑 옆에서 문을 열어 주던 안전도움 선샘님에게
정말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다
40년전 스승님들에게도 이제 잘못에 대한 반성과 감사의 마음을 늦게나마 전하고 싶다
중학생이 되어서도 예쁘게 클 수 있는 싹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콩 심는데 콩 난다고, 콩이 팥이 될 수 없듯이
멋진 나무가 될 싹이 땅을 뒤집고 나왔기때문에
이제 조금만 물과 영양분을 주면 스스로 잘 커서 세상의 그늘이 될 나무로 자라고
어쩌면 먹어도 먹어도 없어지지 않을 과일도 맺을 수 있고..
올바른 한 인간으로 성장하길 바래 본다
첫댓글 늦었지만 리아 졸업을 축하한데이~♡
자네랑 같은날 같은 곳에서 국민핵교를 졸업했는데 자네와는 달리 기억이 희미하네~ㅎㅎ
감사.....그 때나 지금이나 너야 언제나 늘 올바른 사람이었고, 난 아직도 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