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칼럼 [울산광역매일]언택트 추석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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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0 [17:16]

양소빈 북구 달천중 행정실장

▲ 양소빈 북구 달천중 행정실장  

다가오는 10월 1일은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다. 올해 추석은 최대한 집 밖으로 나가지 않겠다고 답변한 직장인이 30.8%에 달해 언택트 추석을 예고했다. 벌초 대행 서비스가 증가하고 귀향 대신 선물을 선택한 트렌드에 맞춘 고가의 추석 선물세트 판매가 급증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추석부터 한글날을 포함한 연휴 기간이 하반기 코로나 방역에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추석연휴 특별방역기간을 고려해 이번 추석은 고향과 친지 방문 자제를 권고하며 가급적 집에 머무르며 온라인 성묘를 당부했다.

철도 승차권 사전예매 시 창가 측만 판매하여 50%로 제한하고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으며 고속도로 휴게소 한줄 앉기 좌석배치로 밀집도를 낮추었다.

인천가족공원은 전국 최대 규모의 장사시설로 14만3천명의 고인이 안치되어 있어 1일 평균 3천여명의 유가족이 방문하고 명절기간에는 약 35만명의 성묘객들이 찾지만 올해는 추석연휴에 전국 각지에서 온 성묘객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려워 화장장을 제외한 모든 시설을 임시폐쇄하고 온라인 성묘ㆍ차례상 서비스를 시행한다.

울산 하늘공원도 봉안 납골당 추모의 집을 폐쇄하고 자연 장지인 수목장, 잔디장만 참배를 허용하고 사전예약제와 온라인 성묘 서비스를 도입해 추석연휴를 제외한 명절 전후 4주간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참배를 하도록 했다.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의 온라인 추모ㆍ성묘 사이트에서는 온라인 성묘가 가능한 추모시설 정보를 지역별로 제공해 주고 있다.

영정사진을 등록하고 차례상, 헌화, 분향 이미지를 선택하고 고인의 생전 사진이나 가족사진을 사진첩에 등록하고 추모글을 작성 후 가족 친지와 SNS 공유하여 비대면 성묘가 가능하다. 찾아뵙지 못하는 부모님과는 화상통화를 하고 요양원의 추석잔치 또한 온라인 행사로 변경되지만 몸은 멀리 있어도 마음만은 가까이 하는 이번 추석 연휴가 사회적 거리두기 명절의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팔순을 맞으신 시어머님은 열아홉에 안동권씨 종갓집 맏며느리로 시집오셔서 60년이 넘는 세월동안 한번도 빠짐없이 제사를 정성스럽게 모신 장본인이시다. 얼마 전 맏며느리에게 제사를 물려주실 때 남몰래 흘리시던 어머님의 눈물을, 연로해진 건강탓에 더 이상은 모시기 힘든 조상에 대한 죄책감과 아쉬움이 북받쳐 슬픔과 감회가 실타래처럼 뒤엉킨 감정의 눈물을 나는 기억한다.

평생을 종갓집 맏며느리로 누려야 할 권리보다는 짊어져야 할 책임과 견뎌야할 의무가 더 많았던 긴 세월을 묵묵히 걸어오셨음을 무엇보다 잘 알기에 우리는 희생과 책임감으로 무장된 서로를 응원하는 모녀 감성의 단짝 고부가 되었다. 언제나 내 편이신 시부모님이 계시기에 명절이 더 기다려지는 나로서는 사상 초유의 언택트 명절이 반갑지만은 않다.

해마다 추석을 앞두고 조상의 묘를 찾아 풀과 나무를 베어내고 깨끗하게 정돈하는 벌초에 빠짐없이 참석해야 했던 드러나지 않는 강제성에서 해방되었음에도 마음 한 켠의 불편함은 나의 몫으로 남아있다. 문중에서 주관하는 명절 제사에 약 2백명의 회원이 참여하여 단체로 조상을 모시는 덕분에 만나 뵐 수 있었던 문중 어르신들과 친지들을 이번 추석엔 뵐 수 없어 서운함이 앞선다.

서로 눈을 맞추고 웃으며 이야기꽃 피우며 정을 나누는 친지들과의 명절은 다음 설로 양보해야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예로부터 전해져 내려와 의식화된 명절풍습이 관습화되어 이를 지키는 것에 익숙했던 전통문화가 이제는 더이상 강제성 없는 자율적 가족문화로의 전환점을 맞는 시기가 온 것이 아닐까?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일은 달라진 언택트 명절에 적응하는 것 뿐이다. 미래학자이자 프레스티지 이코노믹스 회장인 제이슨 솅커는 그의 저서`코로나 이후의 세계`에서 미래의 최고의 투자는 교육이라 했다.

코로나는 교육과 훈련을 통해 다져진 내공에 적합한 장을 열어주었고 온라인 교육은 저렴한 가격에 높은 수준의 교육이 가능한 효과적 수단이 되었다. 그는 보편적인 교육 시스템을 만들어 보다 많은 이들을 교육하는 것 즉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민주화적인 접근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최근 대두되고 있는 원격수업의 질 향상과 학습 격차 해소를 위한 개선책으로 교육부는 실시간 조ㆍ종례 실시, 주1회 이상 실시간 쌍방향 화상수업 실시, 모든 교실에 무선 인터넷 환경 조성을 발표했다. 수도권 등교수업 재개, 추석연휴 특별방역 그리고 2021년 수시원서 접수로 대입 일정이 본격적으로 돌입되어 코로나 시대의 교육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교육계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는 시점이다.

추석연휴 첫날`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언택트 공연실황이 방송 확정되었다고 한다. 부모님 효도선물로 인기가 많아 오픈과 동시에 매진되기로 유명한 나훈아 단독콘서트가 코로나로 자식상봉이 무산되어 상심이 크신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들의 마음을 위로해주었으면 한다. 언택트 추석의 온라인 공연이 부모님들의 허전함을 진한 감동으로 채워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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