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이번 석유위기의 질적 특수성 (긴급 브리핑)
과거 어떤 원유위기 때도 현재처럼 생산설비여유 자체가 문제된 적은 없다는 점이 이번 위기의 질적 특수성입니다.지금 미국에선 1일 고작 수백배럴 생산하는 유전에까지 장기계약 문의가 쇄도할 정도입니다.중국 역시 전략원유 사재기까지 오래전부터 해온 것은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먼저 현 유가 43.8달러가 그래프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각각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1.지난 1년간 그래프.
2.1947-작년까지 그래프.(2000년 달러, 불변화폐기준.작년 연말까지 그래프이므로 43.8달러의 위치를 좌측 가격축에서 직접 찾으셔야 합니다.)
3.분석.
가) 서론
위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원유가 세계 에너지의 중심이 된 이후 역사상 유가가 현수준 43.8달러보다 높았던 적은 79년에서 82년까지 뿐입니다. 지금부터 왜 현상황이 당시보다 훨씬 더 심각한지를 설명하겠습니다.
원유가도 결국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 됩니다. 현재 개발된 원유량은 충분할지 모르지만 지구적인 차원에서 뒷받침할 인프라스트럭쳐가 갖추어져 있는지를 살펴보면 문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즉, 신규 개발설비투자, 저장탱크, 항만,파이프라인, 운송수단, 정유시설을 함께 고려할 때만이 제대로 된 시장가격결정요인분석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거래가격 등락에 관해서는 Geopolitics가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밖에 없습니다.
나) 현 가격상승의 본질.
79년 오일쇼크 당시에는 국제정치적이유(중동분쟁)로 단순히 공급측면에서 산유량을 조정했기에 유가상승이 촉발됐습니다. 당시 우리정부와 기업들은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전문가 중심의 일관성 있는 정책으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위기는 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에 의하면 70년대 말과 달리 단순히 공급요인에 의한 것이 아니며, 확장하는 중국경제 등 수요측 요인이 장기적으로 가격상승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본질적으로 현상 유지에 그치고 있는 공급측 요인의 돌출 상황은 폭발물의 뇌관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 과거와는 다른 문제의 질적 심각성이 존재하며 동시에 공급측면에서 역사상 최초로 생산 잉여물량이 거의 없는 상황이 도래했습니다. 현재 1일 원유소비량이 80mil barrel인데 사우디 아라비아가 가진 여유생산 가능분이 1 mil barrel에 불과합니다. 원유공급의 2%를 차지하는 유코스문제에 의해 시장이 받는 충격을 보십시요. 일시적 운운하는 일부의 안일한 환상과는 달리 수요측 위기가 시시각각 시장을 압박해온 지 이미 오래입니다. 다 망가지고 그 나마 살아남은 우리나라 주력산업 대부분은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35달러대가 거의 한계상황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 수요측면의 지속적인 확장국면.
지금은 주요선진국의 전반적인 경기회복이 진행중이고 중국과 동남아 등을 중심으로 총체적으로 수요가 증가 일변도에 있습니다. 특히 중국은 경제성장에 필요한 에너지 확보에 사실상 국운을 걸고 있습니다. 1년전 대비 중국은 1일 기준 1mil 배럴 만큼 석유소비가 증가했습니다. 인도 역시 버금가는 상황입니다. 주요선진국의 수요증가와 중국의 수요증가를 고려하면 사실상 원유생산 설비 여유가 없는 상황이 곧 도래 합니다. 최악의 경우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원유를 확보하느냐 마는냐가 문제가 될 것도 상정할 수 있습니다. 얼마전 러시아의 파이프라인 경로를 두고 벌어졌던 중국,일본간 외교전은 사실상 전쟁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중국에서 긴축정책을 제4세대가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에 정치적 운명까지 건 이유도 이에 대한 경계 때문입니다. 그들은 경제만 생각합니다. 즉, 현 위기는 사상유례없이 항시적으로 확장일로에 있는 수요증가에 공급측면의 유례없는 혼란이 기름에 불을 지른 형국입니다. 즉 인위적으로 공급국들이 수출량을 줄였던 과거의 위기와는 질적으로 다른 상황입니다. 생산설비가 한계에 도달해 있는 상황입니다. 어차피 현수준의 수요도 지속적인 증가경향을 고려하면 충족시키기 벅찬 공급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상승이 불가피합니다.
라) 공급측면의 다양한 변수들이 가지는 불안정성.
러시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석유산업의 사실상 국유화 시도도 통상적인 정쟁이 그렇듯이 그렇게 단시일에 끝나기는 힘듭니다. 나이지리아와 베네주엘라의 혼란도 여전합니다. 심지어 인도네시아 조차도 현재 원유 순수입국인 것은 아십니까? 몇 해전부터 신정부가 들어서면서 정책불안과 그로 인한 갈등으로 신규석유개발이 중단된 상황입니다. 중동 역시 아시겠지만 여전히 불안합니다. 러시아에서 유코스 문제가 불거지기 전에도 당초 가격하락은 점치기 힘들다고 본 것은 러시아는 현재 파이프라인을 풀가동 중인데, 파이프라인 신규증설이 1-2년내에 가능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유가정책에 적극 협력하던 중동의 산유국 관련 고위 관리들 조차도 현유가가 최근 몇해 사이에 3배씩 오른 것임에도 불구하고 가격의 상향이동은 불가피해 보이며 선진국 경제는 추가상승을 감내할 수 있다는 분석을 오래전 부터 내오고 있습니다. 선거의 주요쟁점이 될 에너지 가격에 민감한 소비국이자 산유국인 미국의 경우에도 알라스카에 있는 자연보호구역 Anwr를 제외하면 추가적으로 원유공급을 늘릴 방도가 없는 현실입니다. 더구나 미국의 정유시설은 1975년이후 신규증설투자를 중단한 상태인데, 그것도 대부분 상대적으로 고급인 저유황원유를 대상으로 하는 시설이므로 미국은 더욱더 원유수요증가와 가격상승에 민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은 소비량의 60%를 수입하는데 이들 대부분은 현지등 에서 정유한 상태로 수입합니다.
마) 사실상 끝난 저유가 시대.
주요 선진국과 산유국들이 신규오일산업관련 인프라스트럭쳐에 투자를 결정하는 속도를 고려해보면 대략 10년은 족히 걸려야 효과가 나타나 가격이 안정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합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온다면 그 시기가 물론 좀 더 당겨질 수 있을 것입니다.그리고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변수는 이후의 Geopolitics 입니다. 특히 원유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몇몇 주요국가들은 에너지 확보를 위한 외교적 능력에 국운을 걸 수 밖에 없습니다. 현재 지지부진한 대체 에너지 개발 노력은 고유가의 압박에 의해 시장원리에 의해 자연스럽게 강화되지 않을까하는 예측을 조심스럽게 해봅니다.
바)여타 주요석유소비국에 비해 훨씬 더 열악한 한국의 입장.
경제의존 구조와 외교능력 등 국가의 처지에 따라 반응 역시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오일달러가 중동과 러시아 등지로 들어가면 해당지역과 교역규모 관계가 큰 중국,미국, 일본은 해당지역 시장팽창 등으로 경제에 대한 충격이 다수 상쇄될 수 있습니다. 러시아 특수는 이미 진행 중 입니다. 그리고 해당국경제의 에너지 의존도는 상대적으로 많이 낮아진 상황입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그와 달리 오히려 중국,미국,일본의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만큼 이미 만신창이가 된 우리경제는 다시 회복못할 구렁으로 빠져들 우려가 큽니다. 즉, 기업이 상쇄요인없이 원가상승부담을 그대로 부담해야 합니다. 국가주력기업을 적으로 여기고 외교적으로도 스스로 고립을 자초한 정부가 발휘할 당연한 역할은 전무해 보입니다.비근한 예로 프랑스 정부가 우리나라에 자국기업 물건 팔려고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나선 것은 알고 계실 것입니다. 아쉽게도 지금은 국가를 매개로한 경제주체들의 경제전쟁시대입니다.
원유거래의 대부분은 3-6개월선물거래입니다. 비수기인 하절기임에도 불구하고 진행되고 있는 현 가격상승에 대한 지금의 안일한 분위기는 차라리 일종의 국가적 자해행위로까지 보입니다.
사) 경제전쟁시대에 속수무책으로 "따라지"가 된 한국기업.
적어도 제대로 된 정부라면 대책을 세우는 시늉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도대체 이런 쓰레기 같은 정부가 왜 존재하나요? 그리고 국민들은 도대체 이 지경에 오기까지 대책회의 한번 제대로 않고, 대북문제만 잘되면 다른 건 다 깽판쳐도 된다는 사람들을 어찌 믿고 나라일을 맡기나요? 강건너 불구경하듯 하는 것을 보면, 기업을 사실상 적대시하던 자들이니 오히려 잘됐다고 여기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 이것이 위기가 아니라고 보시나요? 현재의 이 위기가 개별 기업들이 단독으로 헤쳐나갈 상황이라고 생각하나요? 우리나라가 세계 에너지 소비 6위(석유수입 미,일에 이어 세계3위. 다만,작년에 중국에 밀려서 4위가 되었을 수도 있음.)인 것은 아시나요? 예전 대통령과 관료들이 유가 오르면 마치 자신의 부덕과 잘못으로 그렇게된 듯 온국민과 의논하고 고민하던 모습은 눈씻고 봐도 찾을 수 없습니다. 솔직히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정부의 최소 역할에 대해서도 권리에 가까운 기대조차도 포기한 지 이미 오래입니다... 피와 땀으로 이룬 굴지의 우리 기업들이 따라지가 되어 이 위기를 각자 멍하니 앉아서 당해야 하는 현실을 어찌 보아야 하나요.
데모나 하며 끼리끼리 몰려 다니던 사람들이 정권을 잡고는 독선과 오만, 말같잖은 민주화 타령으로 일관하며 나라경제를 절단내는 꼴을 보면 분노만 치솟습니다. 그리고 그 최면에 걸려 허덕이는 국민들도 이제 대가를 치룰 수 밖에 없어 보입니다.
#추신
학교 로비에 있는 컴퓨터에서 선 채로 급하게 써 난삽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
한,중,일 3국이 수요자 블록을 구성해 공동 구매 해서 구입가를 1-2달러 낮춘다는 둥 잠꼬대 같은 소리 하는 것 보고 솔직히 이런 사 권력자,관료 믿고 는 국민이 불쌍하다는 생각밖에 안들었다. 촛불시위,산유국과 축구내기로 차라리 구입가 낮추겠다고 하는 것이 더 현실성 있다. 추가상승후 앞으로 최소(최소다 최소) 3-5년은 지속될 현상황은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구매자체가 될 가능성도 크다. 국제적인 원유 인프라가 부족해 최대 생산 가능량이 절대 수요량을 믿도는 상황에서 좌익꼴통들이 국가를 장악해 헛된 구호나 외치다 국제왕따가 된 현 대한민국은 주요수입국 중 영순위로 구매를 우선적으로 포기해야 할 나라가 될 공산이 크다. 다시 말하지만 당장 석유매장량이 부족하다는 것이 아니다. 원유산업의 글로벌 인프라는 수도 꼭지 틀면 물 나오듯 석유가 산유국에서 생산되어 그냥 수출되는 그런 단순한 구조가 결코 아니며, 부족한 인프라의 확장은 복잡한 투자의사결정과 상당한 시일을 요하는 종합적 투자행위라는 점이다.
첫댓글 상당히 공감이 가는 글이군여..........우리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전세계 유가상승을 주도하고 있고 선물까지 작살내고 있다면 이번 겨울은 참으로 힘든 겨울을 나야할지도 모르겠군여......
주식은 곧 600도 깨지겠내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