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버지는 2008년 6월에 암진단받고 수술하셨어요.
수술 후에 김희철 교수님이 림프쪽으로 약간 번진것 같아 다 제거했다고 하셔서
아마 3기 초반 정도가 아니었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수술 한달전에 CEA 수치보고 딸인 제가 먼저 암일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아버지 모르게 암센터로 바로 연결을 다행히 해서 김희철 교수님께 받을 수 있었구요.
수술 잘 해주신 교수님께도 너무 감사드리고 삼성암센터 모든 분께도 너무 감사하지요.
요즘들어 자주 피곤해 하셔서 저는 9월에 있을 정기검진때까지 조금 더 불안하게 지낼것 같아요.
그래도 모든 일은 신의 손바닥 안에 씌여져 있다고 생각하면서 지난 2년동안 건강하셨던 것만으로도
먼저 감사를 드릴 일이다...이렇게 생각을 해봅니다.
그 때 대장암을 비롯 각종 암에 관련한 책을 모두 사서 보았는데
다른 암에 비해 대장암은 예후가 좋은 편이라 희망적으로 생각하자고 다짐했던게 생각납니다.
그 후에 젤로다도 끝까지 못 드시고 한동안 손 발 마비로 고생하시던 시기가 있었어요.
수술 후 6개월까지가 참 힘든 시기였습니다.
재발 할까봐 검진때마다 결과 나오기까지 너무 긴장하고 그랬는데
어느새 2년이 나름 무사하게 지나갔네요.
제 소망은 이렇게 3년이 더 무사하게 흘러가는 겁니다..
지금부터가 재발을 더 조심해야 할때인데
저희집은 아빠가 원하셔서 아무일도 없었던 듯이 병에 대한 언급은 잘 안하는 분위기입니다.
아버지 다시 회사일도 하시고 회식도 하시고 가끔 술도 하세요.
못 드시게 하고 쉬게 하는게 더 스트레스를 드리는 것 같아
정말 수술 전 그대로 생활패턴은 돌아갔는데 좀 걱정도 되지만요.
그래서 지금 혹시 암 진단받고 힘들어하고 계실 가족분들이 있다면,
가족간에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시고, 또 계속 좋아질거라고 생각을 하셨으면 해요.
긍정의 힘이라고, 때로는 어려운 일을 잊어버린 것처럼 사는 것이 이 병을 이기는 방법인것 같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오히려 수술받고 항암제 드시면서 새로운 곳에 57세의 나이에 취업을 하셨거든요.
그리고 저희도 아무일도 없는 듯이 각자 일하고 자녀계획 빨리 세워 손녀 보여드리고 했어요.
지금은 저희 가족 슬픈 기분은 정말 확 다 털어버렸습니다.
그 당시에는 혈관에 알콜이 흐르는 기분이었는데, 그런 분들 아마 많으실거에요. 압니다.
그리고 혼자만의 슬픔이 아니니 외로운 생각들은 하지 마셨으면 하는 바람..
잠도 안 오고 해서 어쩐지 이것저것 쓰고 싶은 기분이 되어
이렇게 긴 글을 남겨버리네요.
종종 오겠습니다. 다들 좋은, 좋은 일이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님의 글을 보니 모두가 한마음이고 순간순간의 고통과 슬픔도 같으리란 생각에 찡하네요.....가족이란 힘들때 정말 절실하고 힘이 되니까 저도 오늘부터 더더욱 어머니께 잘해드리려고 해야겠단 생각이 들고 어쨌던지 긍정적으로 아픔을 잊고 생활하실수있도록 해야겠네요...건강하게님의 아버님도, 이카페를 다녀가시는 모든 분들 건강하시길 간절히 빌어봅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많은 힘이되네요..... 아자아자 핫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