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시편 묵상
2024년 11월 12일 화요일 (연중 32주간)
제삼권
제 86 편
(다윗의 기도)
1 귀를 기울이소서, 야훼여, 대답하소서. 불쌍하고 가련한 이 몸이옵니다.
2 당신께 바친 몸이오니, 지켜주소서. 당신께 의지하오니, 이 종을 구원하소서.
3 당신은 나의 하느님, 주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나는 매일같이 당신을 부르옵니다.
4 주여, 내 마음 주를 향하여 올리오니 당신 종의 마음을 기쁨으로 가득 채우소서.
5 주여, 용서하심과 어지심이 당신의 것이요 주님께 부르짖는 자에게 한없는 사랑 베푸시오니
6 야훼여, 내 기도 들어주시고 이 애원하는 소리를 귀담아들으소서.
7 주께서 분명코 대답해 주시겠기에 이 몸이 곤경에 빠져 주님께 부르짖사옵니다.
8 주여, 신들 중에 그 누가 주님과 같으리이까? 주께서 하신 일을 어느 누가 하리이까?
9 주여, 주께서 내신 민족들이 모두 와서 예배 드리고 당신의 이름을 찬양하리이다.
10 주님은 위대하시어 놀라운 일 이루시니, 당신 홀로 하느님이시옵니다.
11 야훼여, 당신의 길을 나에게 가르치소서. 충실하게 그 길을 걷고 마음 한데 모두어 당신 이름을 경외하리이다.
12 주, 나의 하느님, 내 마음 다하여 감사 기도 드리며 당신의 이름을 영원히 높이리이다.
13 지옥 깊은 곳에서 이 목숨을 건지셨으니 크고 크신 주의 사랑 감당할 길 없사옵니다.
14 하느님, 교만한 자들이 나를 거슬러 일어나고 흉악한 자 떼지어 내 목숨 노리오니 그들은 당신을 안중에도 두지 않습니다.
15 그러나 주님은 자비로우시고 너그러우시어 좀처럼 화를 내지 아니하시니 참되신 주의 사랑 그지없으십니다.
16 이 몸을 굽어보시고 불쌍히 여기소서. 당신의 종에게 힘을 주소서. 당신의 여종에게서 태어난 이 몸, 나에게 당신 구원 내려주시고
17 어지심의 징표를 보여주소서. 야훼여, 당신께서 이 몸을 도우시고 위로하셨음을 원수들이 보고 부끄러워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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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이 하느님께 바치는 간구의 기도입니다. 개인 탄원 시편으로 분류합니다. 이 시편은 다른 탄원 시편과 달리 원수들을 심판해 주실 것을 간청하지 않습니다. 다만 자신의 허물을 없애주시고, 기도를 들어 주시어 어지심의 징표를 보여주실 것을 청합니다. 시인이 원수들로 인해 곤경에 처하고, 고통을 당하는 존재이면서도 말이죠. 원수가 누구이며 어떤 고통을 당하는지 세세히 기록하지는 않았지만, 이러저러한 곤경에 처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묵상해 봅니다.
오늘 시인은 다른 사람이나 여건을 탓하지 않고, 자신에게 구원의 길을 일러 주시기를 간구합니다. 오직 하느님과 나 둘 가운데서 드리는 기도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는 가련한 존재이기에 주님께 의지하오니, 불쌍히 여기시어 구원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오직 주님께만 힘껏 예배드리고 주님만이 홀로 거룩하심을 알기에 항상 지켜 달라는 기도입니다.
개인 기도를 바칠 때 오늘 시편의 순서가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기도의 순서는 (모두 같은 것은 아니지만) ‘참회, 경배, 감사, 청원’의 순서로 하는 것이 좋다고 가르칩니다. 하느님 앞에 연약하고 틈만 나면 그 길에서 벗어나려는 자신을 돌아보고 고백하며(참회), 큰 능력으로 항상 우리를 보호하시고 지켜주시는 만물의 하느님을 찬양하고(경배), 고난과 힘겨운 가운데 늘 보호하심을 믿고 감사하며(감사), 자신의 어려움과 원하는 것을 아뢰는(청원) 기도의 순서입니다. 개인이 드리는 기도에서 우선인 것이 참회임을 기억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어 자비를 베풀어주시기를 늘 간구하는 것이 기도하는 사람의 마음 자세입니다. 하느님의 능력과 자애로우심을 믿기에 오늘도 우리는 힘껏 주님께 기도합니다. 자비를 베푸시어 고난 가운데서도 주님의 은총을 잊지 않고 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