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천만 뷰가 '가짜 암 치료법'… 넘쳐나는 '검증 안 된' 치료법
구충제·줄기세포 치료까지… 개인 경험담 타고 '위험한 정보' 유포
수백만 명이 건강 정보를 얻는 주요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틱톡에서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암·자폐증 치료 영상이 대거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CBC 조사에 따르면, 조회수 상위권에 오른 관련 영상 200편 중 최소 80%가 과학적 근거가 없는 내용이었다.
조사팀은 ‘암 치료법’, ‘자폐증 치료법’ 등 검색어로 수집된 영상 200편을 분석했으며, 이들 영상의 총 조회수는 7,500만 회를 넘어섰다. 대부분의 영상은 개인의 체험담이나 일화를 내세워 신뢰감을 조성하고 있었고, 그중 상당수는 사실상 허위 정보로 판명됐다.
암 관련 영상의 3분의 1 이상은 특정 식단이나 단식을 암 치료법으로 제시했다. 한 영상은 “암세포는 흰쌀, 빵, 사탕 같은 고당도 음식에 의해 자라며, 저당 식품을 섭취하면 암세포가 사멸한다”고 주장했으나, 의학적으로 근거가 전혀 없는 내용이다. 실제로 설탕 섭취가 암을 유발하지 않으며, 설탕을 제한한다고 치료 효과가 나타나지도 않는다. 오히려 지나친 절식은 체중 감소로 이어져 암 환자의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다.
또한 동물용 구충제 ‘펜벤다졸’과 기생충 치료제 ‘이버멕틴’이 암을 치료할 수 있다는 허위 정보도 다수의 영상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이 주장은 총 13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으나, 의료계에서는 “완전한 허위 정보”로 규정하고 있다. 특히 이버멕틴은 코로나19 치료제 논란 때 일부 비주류 집단을 통해 확산된 바 있다.
자폐증 관련 영상에서도 위험한 비과학적 치료법이 잇따라 확인됐다. 한 영상은 중금속 해독에 쓰이는 킬레이션 요법이 자폐 아동의 행동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한 시술이다. 킬레이션은 체내 미네랄 수치를 급격히 변화시켜 심장 부정맥이나 사망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줄기세포 치료를 자폐증 치료법으로 소개한 영상도 14편 이상 확인됐다. 이들 영상의 총 조회수는 320만 회에 달했지만, 캐나다에서는 자폐증 치료용 줄기세포 시술이 전혀 승인되지 않았다. 일부 해외 사례에서는 줄기세포를 척수액에 주입한 후 악성 종양이 발생한 사례도 보고됐다.
이 같은 허위 치료 정보를 퍼뜨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의료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었다. 자폐 아동의 부모나, “자신의 방법으로 암을 이겨냈다”고 주장하는 개인들이 많았다. 일부는 이를 상업적으로 이용해 금전적 이익을 취하고 있었다. 한 제작자는 ‘해독 보충제’를 판매하며 “아들의 자폐 증상이 호전됐다”고 주장했는데, 해당 제품은 온라인에서 키트당 190달러에 판매되고 있었다.
이러한 행위는 과학적 근거 없이 환자 가족의 절박한 심정을 이용하는 착취적인 상술로 지적된다. 실제로 자폐증은 ‘치료’의 대상이 아니라 이해와 지원의 대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으며, 잘못된 정보는 자폐 아동과 가족에게 오히려 심리적 피해를 줄 수 있다.
CBC가 틱톡에 문제를 제기한 뒤, 플랫폼 측은 일부 영상을 삭제했다. 틱톡은 공식 입장을 통해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수 있는 허위 건강 정보를 허용하지 않으며, 지침 위반 콘텐츠는 삭제 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사용자들이 질병이나 치료법을 검색할 때 “틱톡을 의료 조언의 출처로 사용하지 말라”는 경고 문구를 표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