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 물어보아도 공교육에 대하여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없다. 우리 나라 교육을 생각할 때 마치 불안한 낡은 다리를 건너는 것 같다. 현재 우리 나라의 교육은 어디를 향해 가는 것일까? 그것은 전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문제이다. 그리고 모든 부모님들이 맹모의 부모와 같고 삼천지교를 행할 만큼 열성적인데도 언제나 교육은 제자리걸음인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나라 교육을 망치는 가장 큰 걸림돌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가장 큰 잘못된 교육 체제는 입시 교육이다. ‘입시교육이란 대학을 보내기 위해 행하는 획일적이고 경직된 교육을 뜻’하며 이는 대학입학 전형제도에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 입시교육이 생길 수밖에 없는 대학입학전형제도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자
Ⅰ. 대학입학전형에 대하여
1) 역활
대학입학전형은 전통적으로 대학에서 수학하는데 요구되는 능력과 자질을 평가하여 입학적격자를 가려내는 「선별적기능」과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하도록 지원하는 「교육적기능」이다. 이밖에 교육의 기회균등을 구현하고 지원하는 「사회적 기능」도 중요하다고 한다.
실제적으로 대학입학전형이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경쟁 때문이다. 구미 여러 나라들 처럼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대학진학을 원하는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진학의 기회를 제공하는 경우 적격자 선발이 중요한 의미를 갖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적격자 선발이 중요한 목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적격자 선발 못지 않게 교육의 결과를 나타내기 위해서 또는 교육의 평등화를 위해서도 입학전형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Ⅱ. 대학입학 전형제도의 문제점
1) 대학의 학생선발에 있어 대학의 자율성이 미흡하다.
대학에 부여된 자율성의 폭도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지만, 우리 대학들이 주어진 자율성의 한계 내어서 나마 실제로 행사하는 자율의 폭도 그리 넓지 못한 상태이다.
각 대학들의 건학이념이나 전통, 교육목표와 여건에 걸맞은 독자적인 학생선발 방식과 평가도구를 개발하는 등 자율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노력이 미흡하다
2) 학생선발에 있어 아직도 평가척도의 다양성이 부족하다.
현행제도는 입시교육만을 부추길 뿐 학생 개개인의 특성이나 능력을 살필만한 평가기준을 마련하지 못했다. 여전히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고등학교 내신성적 위주의 획일적인 큰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따라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좋지 못하면 다른 부문에서 지적으로나 기능적으로 뛰어난 능력이나 특수기능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우수한 대학에 입학할 기회가 별로 없는 실정이다.
3) 현행 입시전형의 가장 중요한 전형자료인 대학수학능력시험성적이 각 대학교 및 학과의 합격선을 결정짓는 요인이 되고 있는 현실이 과연 바람직한가에 대해서도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대학교육 수학에 필요한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통합 교과적으로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수준과 내용에 맞추어 고차적인 사고력을 측정하는 발전된 학력고사」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몇몇 교과에 국한된 학업성취도 시험으로서, 전인교육을 통한 실천적 평가를 토대로 하기보다는 입시교육과 과외공부를 통해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데 그 한계가 있다.
4) 학교 생활 기록부의 반영에는 문제가 있다.
학교간의 학력차가 있는 한 생활기록부를 평가대상으로 삼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 특히 과학고, 외국어고 예술고 등 이른바 특수목적고등학교 내신문제는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몇 년 전에 생활기록부가 평등하게 반영된다고 하여 특수 목적고등학교에서 부모와 학생이 대모를 하고 결국에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교를 옮기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5) 논술시험의 문제점으로는 그 소재의 선택 및 문항개발이 어렵고, 또 채점에 있어서 공정성의 시비가 있을 수 있으며, 단 한번만의 논술고사만으로 그 본래의 목적인 논리적 사고력의 측정을 충분히 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있다.
요즘은 학원에서 대학별로 예상문제를 추측해 그 답을 외운다고 한다. 이런 추측이 대부분 맞아 들어간다고 한다. 왜냐하면 고3수준에서 최근에 화제가 되는 사건이라는 한정된 범위에서 주로 내게 되므로 뻔하다고 한다. 그런 것으로 올바른 논리적 측정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6)보다 근본적으로 대학들이 입시 전형의 관행으로 유지해 온 학업위주의 전형이 과연 타당한가도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
대학입학 전형제도는 각 대학들의 교육이념이나 계열별ㆍ학과별 특성에 따라 전형유형과 전형기준을 다양화하고 다양한 전형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대학의 자율성의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대학들이 여전히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과 학교 생활기록부 성적을 주된 전형자료로 하여 학업성적을 단순합산한 총점을 기준으로 학생을 선별하고 있다.
교육평가의 수업을 들으며 왜 대학이 학생을 임으로 선발하지 못하는 지 설명을 들은 적이 있다. 그것은 객관적인 자료가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 나라의 경우 학구열이 높고 누구나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자 하는 열의가 어떤 나라보다도 높다. 그러므로 선발에 객관성이 결여된다면 많은 항의가 들어올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국가가 대학의 선발에 관여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는데 대학은 국가에 많은 지원금을 받으므로 국가의 뜻에 따를 수밖에 없는 점을 들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점차적으로 국가는 대학에 많은 자율성의 부여하고 있는 것이 추세이다. 역시 가장 큰 문제점은 학생들의 다양한 능력과 특성을 전형에 반영하여 적격자를 선발하기 보다는 학력우수자가 곧 우수학생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과, 대학 내부에서 행정상 번거롭기 때문에 선발기준을 단순화시켜 적용하기 위해서라는 점이다.
7) 대학 입학전형제도에 대한 정보미비에 따른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대학입학 전형제도는 자주 변경되었을 뿐 아니라 대학간에 매우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대학입학을 지망하는 학생들이나 이들의 진학지도를 담당하는 각 고등학교들은 대학입학을 지망하는 학생들이나 이들의 진학지도를 담당하는 각 고등학교들은 대학입시와 관련된 정보가 매우 부족하고 또 학교 간에 격차가 심하다. 정부와 대학들이 진학ㆍ진로지도에 관한 효율적인 정보 유통체제가 없기 때문이다.
내 경우에도 전남대 화학공학과 특차를 써서 떨어진 적이 있다. 수능 점수를 맞추기 위해서였는데 사실은 나는 의상학과를 가고 싶었지만 선생님이 써주지 않아서 화학공학과를 쓴 것이었다. 나는 그 일로 매우 화가 났는데 왜냐하면 화학공학과는 내신성적반영에 수학을 반영하는데 당시 나의 수학점수가 형편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의상학과는 사회를 반영하므로 수능 점수가 좀 모자라도 오히려 희망이 있었다. 그러나 선생님은 그것은 전혀 모르시고 무조건 화학공학과를 쓰라고 강요했던 것이다. 나는 입학하고 난 후에야 의상학과에서 내신에 사회점수를 반영한다는 사실을 알았고, 그때서야 담임을 원망했었다. 나보다 더 심한 경우도 있었는데. 문과에 있던 친구는 백일장에서 입상한 경력이 화려했다. 친구는 연대에 특별전형에 지원하려 했는데 담임이 시기를 잘 알지 못하고 차일피일 미루다가 결국 특별전형을 놓쳤다. 그후 수능을 보고 순천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다. 이러한 예는 단지 담임의 잘못이기 보다 많은 대학의 다양한 특성을 제대로 홍보하지 않은 탓이다.
Ⅲ. 외국의 예
영국
만 16세가 되면 영국의 모든 학생들은 국가에서 시행하는 중등교육수료 자격고사를 치른다. 이 중 약 60% 정도만 후기 중등 교육기관으로 진학을 한다. 후기 중등 교육기관에는 6형식학교, 제 3단계학교, 계속 교육 학교등 대체로 세가지 유형으로 구분되는데, 이 중에서 6형식학교가 전적으로 대학진학을 목적으로 하여 교육이 이루어지는 학교이다. 우리의 상업계와 인문계로 나누어 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나 다른점은 전형방법이다.
대체로 시험과목을 3개 내지 4개의 논술형으로 치루거나 지원 대학 및 지원학과에 따라 어떤 수준의 과목을 몇가지나 준비하느냐가 달라진다. 입학에 관한 상세한 선발기준을 오래 전에 공고하고 그러한 내용들을 대학입학 안내책에 상세히 소개하고 있어 학생들은 중등교육기간동안 충분한 시간을 갖고 안정된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공부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것이다.
적어도 영국은 우리나라 처럼 붕어빵처럼 학생을 똑같은 모양으로 찍어내지 않는다. 학생은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만을 깊게 할 수 있으며 또한 학생마다의 나름대로의 특징과 진로가 정해 지는 것이다. 우리 나라 처럼 점수 맞춰 학과를 결정할 수 없는 것이다.
독일
후기 중등교육은 종합제학교, 김나지움상급반, 전문고등학교, 직업전문학교, 직업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김나지움에 진학한 학생들은 대학진학을 목적으로 한 수준 높은 교양교육을 받게 되며, 10학년까지의 과정을 마치면 김나지움, 상급반에 진학해서 3년 과정을 마친 후 대학입학 자격시험인 아비투어 시험을 치르게 된다.
독일에서 대학이라면 일반적으로 학술대학을 말하며, 종합대학교, 대학, 공과대학 등으로 부른다. 종합대학도 학술대학이다. 독일의 대학은 1류ㆍ2류의 구분이 없고 모두 동급이며, 역사에 따라 다음과 같이 3가지로 유형화될 수 있다. 제 1유형은 유서깊은 대학들로서, 대개 의학ㆍ법학ㆍ신학 특히 철학이 주요 학과로 전통을 계승하고, 훨씬 후에 자연과학ㆍ경제ㆍ사회학과 등이 증설된 대학들이다. 제2유형은 자연과학대학 같은 토대를둔 기술계통의 특수학과로 구성된 대학들이다. 즉 공과대학, 의과대학 또는 경제학부로 시작하여 최근 다른 학부들이 증설되어 커졌거나 아니면 그대로 단과대학으로 남아 있는 대학들이다. 제 3유형은 1960년대에 세워진 신흥대학들이다. 이는 구 대학들의 절점을 보충했고, 지역 특수성에 따라 학과가 신설되었으며, 일면 대학입학 지원자 증가로 인해 자연 발생적으로 생겨난 대학들이다.
대학선발 제도는 아비투어 시험에 합격해야 하는데, 아비투어 시험은 필답고사와 구두 시험으로 구성되고, 특정과는 실기시험이 추가로 부가된다. 아비투어 합격자는 원칙상 어느 대학 어느 학과에든지 진학할 수 있다. 지원자가 초과할 경우 ‘대학입학정원중앙관리소’를 통하여 전국적인 입장에서 선발ㆍ배분된다. 특히 최근에는 진학 희망자의 증가로 인기 학과에서는 입학정원 제한이 실시되고 있으며, 아비투어 시험성적이 높아야 우선적으로 배정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각 주 마다 성적 기준이 다른 점을 고려하여 아비투어연방 평균성적에 대비하여 성적을 환원하는 유연성을 보여 주기도 한다.
나는 독일의 입학 제도에 대하여 많은 감명을 받았는데 그것은 바로 대학의 평준화이다.
우리나라의 대학에 대한 경쟁이 높은 이유는 바로 일류와 이류로 나누어지는 대학의 차별성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대학을 평준화시킨다면 굳이 서울로 대학을 갈 필요성도 없어지고 자신이 원하는 학과에 들어 갈 수 있는 여지가 넓어질 것이다. 또한 경직된 교육을 유도하는 필기시험보다 구두 시험으로 학생의 생활에 필요한 즉흥적인 논리력을 측정할 수 있는 시험 방식도 마음에 든다. 하긴 요즘에는 면접을 대비한 학원이 나타나 예상문제를 암기하게 하는 실정이므로 경직된 교육은 없어지지 않을 지도 모른다.
일본
일본은 우리 나라와 비슷하게 입시 교육이 발달했다. 그러나 일본은 이러한 경직된 교육을 버리고자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공통 제1차 시험은 고학력 지향, 유명학교 편중등의 풍조를 시정하고, 국ㆍ공ㆍ사립대학을 특색있게 발전시키기 위해 ‘입시제도개선회의’에서 추진하여 발족을 보게 된 시험이다. 1979년 국ㆍ공립대학 학생 선발에 적용되기 시작하였으며, 고등학교에서의 학습성취과정을 파악하는 데 목적이 있으므로 시험과목도 필수 교과 내에서 출제한다. 유효기간은 1년이며, 자격시험은 아니므로 합격ㆍ불합격은 없고, 다만 득점결과가 대학입학을 위한 전형자료로서 활용되는 것이다.
공통1차시험은 사립대학의 입시과목보다 과목수가 많다는 문제점이 있어 학생들이 국공립을 기피하는 현상이 생겼다. 이와 관련하여 국ㆍ공립대학들도 공통 제1차 시험의 전과목이 아닌 일부 과목만을 이용하는 문제와 사림대학들도 공통 제1차 시험을 이용하는 문제가 제기되었다. 1985년 ‘임시교육위원회’는 기존의 공통 제1차 시험에 대신하여 국ㆍ공립, 사립대학이 모두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공통테스트’새로 제정ㆍ실시하고 공통 1차 시험은 ‘대학입시 센타 시험’으로 개칭되었다. 우선 과목수가 크게 증가한 대신 대학 학부가 임으로 과목을 선택할 수 있고 과목간 배점비율도 정할수 있다.
여기까지는 우리나라와 다를 것이 없다. 그러나 일본 대학중 73%에 달하는 사립 대학의 경우 각 대학의 완전 자율에 맡겨 지고 있어 출제 방식이나 입시일 등이 매우 다양하다. 또한 에스컬레이터식 진학이 있는데, 이는 사립학교에 부속고교가 있는 경우 부속고교에서 일정한 성적을 얻은 학생이 자동적으로 그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제도이다. 그러므로 이런 학교는 사학의 독자성 발휘나, 입시위주의 교육 지양이라는 장점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Ⅳ. 개선 방향
개선방향을 정하기 위해서는 먼저 대학 입학 전형제도에 대하여 정확한 기능의 정의가 필요하다. 개선 방향이 대학 입학 전형제도의 취지를 벗어나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1) 기능
① 대학교육을 수학할 능력이 있는 적격자를 선발해내는 기능
② 고등학교 이하 각급 학교가 전인 교육에 충실할 수 있도록 교육의 정상화를 지원하는 기능
③사회의 가치관 확립과 기회균등에 부합되도록 운영해야 한다는 기능
2) 개선 방법
① 대학의 자율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대학입학의 주체자는 대학이 되어야 하며, 대학이 필요한 입학적격자를 선발할 수 있으려면 대학입학자의 선발준거와 도구, 방법 및 절차를 대학이 그의 책임 하에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평가의 다양성을 확립하고, 그에 대한 공정성이나 타당성을 결정하는 것도 대학에 따라 결정함으로서 단지 입시교육으로 찍어낸 수험생들을 받아들이기만 하는 대학의 수동적인 모습을 버려야 한다. 이는 위에서 언급한 대학입학 전형의 모든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다. 선발방식 개개의 문제점과 장점을 혼합하여 학교에 따라 달리 평가한다면 문제의 심각성이 완화 될 것으로 본다.
[우리의 자녀교육 대학제도가 망친다]라는 책의 내용에는 지나치게 권위주의적이고 정권과 밀접한 관계를 갖은 대학에 대하여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과거 군사정권 때 유신정권에 반대하지 않는 한 대학에 많은 재정적인 지원과 자유를 주던 때가 있었다. 이는 정경 유착, 정언 유착처럼 부정 부패를 생성했고 이는 대학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그로 인해 사회 전체에 큰 변화가 왔음에도 정권에 따라 임기응변식 교육정책에 함께 휩쓸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러므로 우리 나라의 대학은 스스로 설 수 있는 자립기반이 다른 나라보다 약한 것이 현실이다. 대학의 경쟁이 국가 권력의 지지에 의하여 결정이 되는 현실로써는 대학의 자율성은 보장되기 힘든 것이다. 그러므로 국가는 더 이상 대학에 간섭해서는 않되며, 대학은 스스로의 판단으로 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 권력을 가져야 한다. 또한 자율적으로 선발하되 그 것을 잘 홍보하는 것도 대학의 몫이 되어야 한다.
② 교육자의 의식개혁이 필요하다.
교육자는 학생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방법은 논지에서 좀 벗어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본다. 평가 척도를 다양하게 하더라도 정작 교육자가 아이의 특성을 파악하여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다면 모두 소용없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모가 아이의 특성을 알기란 무척이나 어렵다. 그러므로 교육받은 교사의 눈으로 아이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교사들은 많은 학생 수와 잡무로 학생의 특성까지 파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교사들의 의식이 입시교육에 얽매어 있어서 아이들의 특성을 파악하기 보다 좋은 점수를 내는 것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초등학교에서 부터 학생 수를 줄이려는 계획이 있다고 들었다. 그러나 아직도 오랜 세월 입시교육에만 매달려온 선생님들이 얼마나 아이들을 잘 관리 할 수 있는 지는 미지수다. [나는 솔직히 미국교육이 좋다]라는 책에서 미국에서 학생을 관리하는 모습이 등장한다. 교사는 학생의 집안 사정을 세세히 알고 있으며 이는 아이들이 편안히 교사와 사적인 예기까지도 쉽게 털어놓는 분위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학생에게 편안한 친구 같은 존재이며 이러한 모습은 우리 나라 같은 권위적인 선생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선생님은 아이의 특별한 점과 부족한 면까지 파악할 수 있는 근본적인 환경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선생님은 지나치게 어려운 존재이고 어려운 존재이고 싶어하기 때문에 학생을 파악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학생의 특성을 개발해 꼭 대학에 가지 않고도 자신의 삶을 살 수 있게 교육할 수 있는 선생님이 나오는 것은 필요하다. 이는 입시의 경쟁률을 낮추며 꼭 대학에 필요한 학생을 선발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③ 사회적 분위기 개선이 필요하다.
실제적으로 입시가 과열화 된 것은 모두 일류대학을 원하기 때문이며 이는 사회적으로 이들을 선호하는 분위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대학을 나오지 않는 사람들을 보호해 줌으로써 이러한 입시과열을 식혀야 한다. 실제로 개별적 특성에 대한 선별이 불가능한 이유는 많은 학생들이 일류대학으로 몰려들기 때문인 것이다. 그러므로 대학에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만으로는 더욱 혼잡을 가중시킬 뿐이다. 캠페인과 같은 추상적 방법이 아니라 구체적인 제도 개혁으로서 학벌이 높은 사람이 빨리 진급하는 것이나 더 많은 연봉을 받는 것 등에 대한 제제를 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러므로 꼭 대학에 가지 않더라도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첫 번째 해야 할 일이지만 그것은 오랜 기간에 걸쳐 천천히 해야할 것으로 본다.
이러한 일류대학 선호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 개선의 마지막 방식으로 독일과 같이 모든 대학교를 동일화하는 방법을 제시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서울대의 존재로 인해 이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어떠한 교수님은 이러한 일류 대학 선호에 대한 해결책으로 ‘서울대를 없애자’ 라는 극단적 구호를 내세웠다고 하는데 물론 옳은 예기이고 나도 동의하는 바지만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할 것이라 본다. 왜냐하면 많은 특권계층이 서울대생이고 실제로 서울대생은 이러한 특권을 빼앗기는데 강한 반발감이 있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대학의 동질화라는 근본적인 해결이 불가능한 원인이 된다.
Ⅴ. 결론
스타인 버그의 [성공적 두뇌]라는 책에 나온 이야기이다.
똑똑이와 똘똘이가 산을 넘어 가고 있었다. 똑똑이는 학교에서 이름난 우등생이고 똘똘이는 동네에서 소문난 개구쟁이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두 친구는 산 속에서 호랑이를 만났다. 똑똑이가 척 보니 호랑이는 250미터 떨어져 있는데 달려오는 속도는 시속 50킬로미터 정도 되는 것 같았다. 똑똑이는 정확히 계산을 해보더니 “ 야, 우린 이제 17.88초 후면 죽었다!” 라고 똑소리 나게 재빨리 결론을 내리면서 친구 똘똘이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똘똘이는 태연스럽게 자기 운동화 끈을 동여매고 있지 않은가. 그 모습을 본 우등생 똑똑이는 열등생 똘똘이를 비꼬았다. “명청하긴, 내가 뛰어 봤자지, 호랑이보다 빨리 뛸 것 같아?” 그러자 똘똘이는 씩 웃으면서 말했다.
“아니, 나는 너보다만 빨리 뛰면 돼.”
과연 우리 나라의 교육은 어떤 아이를 길러 내고 있는 것일까? 똑똑이일까? 똘똘이 일까? 그렇다면 과연 미래의 사회에서는 어떤 아이가 경쟁력 있는 아이일까? 이 물음에 답은 뻔하다. 그리고 우리 나라의 지식위주의 입시교육은 미래의 세상을 해쳐나가는 사람을 만드는 것에는 회의적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대학 입학 전형의 문제점이라 할 수 있고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으로 현재처럼 수박겉핥기가 아니라 근본적인 해결이 필요하다고 본다.